꽃피는 4월은 ‘과학의 달’이다. 꽃이 한창 만개한 중순을 넘어서는 21일에는 ‘과학의 날’이 자리하고 있다. 꽃과 과학이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에 갸우뚱하는 사이, 아이들의 학교에서 과학의 달 행사 관련 가정통신문이 한창 집으로 전달되고 있다.
계란받이 안전 구조물 경연, 과학상자 조립, 에어로켓 제작, 탐구발표대회 등 한 달 동안 꽉 찬 스케줄을 보며 아이와 함께 도전과제 고르기에 바쁘다. 학부모로서 어릴 적 한때 꿈이었던 과학자에 대한 향수를 끄집어내며, 잊고 지냈던 호기심 어린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2017 융합과학체험마당에서 배양액을 만들고 있는 모습. |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 및 과학기술 유관기관들도 국민들의 과학기술 인식제고와 과학 친화적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분주하다. 이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과학 행사를 개최한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2017 가족과학축제’, ‘과학기술인 탄동천 숲 향기길 걷기’,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 과학전문포털인 ‘사이언스올’ 이벤트 등 풍성한 과학문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또한, 4월 한 달 동안 전국 5개 국립과학관에서 다양한 과학 문화 행사를 진행하고 상설 전시장을 무료로 개방한다. 중앙과학관의 ‘봄 사이언스데이’(15·16일), 과천과학관의 ‘해피 사이언스데이’(22·23일), 대구과학관의 ‘과학상상체험 한마당’(22·23일), 광주과학관의 ‘봄 과학축제’(4월18일~5월21일), 부산과학관의 ‘부산과학축전’(15·16일) 등 각 지역별 과학체험 축제가 흥미진진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7 융합과학체험마당 현장. |
지난 8~9일 서울 관악구 과학전시관 본관 야외광장에서는 학생·학부모·시민을 대상으로 ‘2017 융합과학체험마당’이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우주항공·생태환경 관련 체험 부스 40개를 운영했다.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은 가상현실(VR)을 통한 우주탐험, 수소 로켓 제작, 그린생태정원 만들기, 천연 가습기 만들기 등을 체험했다.
제법 뜨거워진 4월의 햇빛 속에서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위해 각 부스를 부지런히 오갔다. 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기다리며 체험예약을 했다. 과학교육에 대한 열의를 내뿜고 있었다.
2017 융합과학체험마당에서 체험객에게 과학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학생 모습. |
각 부스를 운영하며 체험객들을 맞이하는 초중고 학생들의 모습도 대견해보였다. 한 중학생은 “안녕하세요? 여러분은 무지개의 원리를 아시나요?”라며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 앞에서도 깍듯한 존댓말로 과학 원리를 진지하게 설명했다. 과학체험을 이끌어 주는 부스 운영 학생들을 보면서 기성세대가 책에 의존해 배워왔던 과학교육이 능동적으로 발전해왔음을 절감했다.
2017 융합과학체험마당 천연가습기 제작 체험 모습. |
한편, 이에 반하는 흐름도 있다. 아이가 다니던 초등학교 내 과학탐구대회에 출품된 작품전시를 우연히 관람한 적이 있다. 대학생 리포트 수준에 버금가는 탐구보고서들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학생들 스스로 주도적으로 자유롭게 만들었다기보다는, 강력한 사교육의 영향력을 볼 수 있었다. 과학에 대한 창의적 접근이 아니라, 선행학습에 의한 결과물이었다.
매년 과학의 달이 되면 관련 학원들이 교내외대회 준비 강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과연 과학의 달 근본 취지에 맞는 건지 질문을 던지게 하는 상황이다.
2017 융합과학체험마당에서 체험객들이 제작한 수소 로켓. |
그러나 이렇게 의존적으로 과학의 달과 과학의 날을 보내기엔 우리에겐 상당히 오래되고 묵직한 역사적 의미가 있다. 과학의 날 유래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치하에서 고통 받던 당대 과학기술자와 민족주의 인사들이 1934년 4월 19일을 ‘과학데이’로 정했다. 민족 과학기술의 진흥을 위한 강연회, 활동사진 상영회, 거리행렬, 과학관·박물관·공장 견학 등의 대중적 행사를 벌였다.
조선인 주도의 3대 신문이 모두 나서서 표어를 만들고 매일같이 과학 특집기사를 실으며 과학기술의 진흥을 강조했다. 과학기술의 발전 없이는 민족의 역량을 기를 수 없다는 선조들의 굳은 의지를 담은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2017 융합과학체험마당 천연치약 제조 체험 모습. |
“새 못 되야 저 하늘 날지 못하노라/그 옛날에 우리는 탄식했으나/프로페라 요란히 도는 오늘날/우리들은 맘대로 하늘을 나네/과학 과학 네 힘의 높고 큼이여/간 데마다 진리를 캐고야 마네.”
‘과학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시인 김억이 작사하고 홍난파가 작곡한 ‘과학의 노래’이다. 수십 대의 자동차가 광화문거리를 줄지어 행진하며, 그 위에서 학생들이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별자리 체험물. |
‘과학데이’를 최초로 제안한 김용관 선생은 1930년대 과학대중화운동을 통해 민족자립운동을 실천했다. 과학의 생활화와 공업지식의 보급을 통해 조국의 해방을 찾고자 한 인물이다.
어려운 식민지 시대에 혼자의 힘으로 발명학회를 조직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잡지 ‘과학조선’을 창간해 과학문화운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각계각층의 지식인들을 결집해 ‘과학지식보급회’를 결성하는 등 과학 대중화 운동을 이끌어 나갔다. 하지만 김용관 선생은 궁극적으로 민족해방운동으로 시작된 ‘과학데이’ 때문에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2017 융합과학체험마당 나비제작 체험 모습. |
이러한 민족적 움직임은 해방 직후 계승되지 못하다가, 1967년 4월 21일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과학기술처가 생겨났다. 우리나라 과학 기술 발전의 초석을 다지게 된 그날을 국가에서는 ‘과학의 날’로 지정했다. 올해로 50회째다.
일제강점기 민족해방을 간절히 염원하며 과학 지식인들이 힘차게 외쳤던 과학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선조들이 힘겹게 지켜낸 이 땅을 살아가는 후손으로서 과학의 달, 과학의 날을 좀 더 창의적이고 의미 있게 맞이해 보자. 우리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의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은하 mlkway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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