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전자정부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콘텐츠 영역

모단걸과 함께 떠난 1930년대 시간여행

[봄 여행주간] ‘도시의 재발견’, 광주 ‘모단걸과 함께 하는 1930 양림 달빛투어’ 참가기

2017.05.11 정책기자 이서경
글자크기 설정
목록

하는 일, 가는 곳, 만나는 사람은 거의 정해져 있다. 그 틀을 깰 수 있는 건 여행뿐이다. 정서적 환기가 필요한 순간이라면, 떠나는 거다. 짐을 싸고, 정해진 길에서 살짝만 벗어나면 그만이다. 행복해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여행은 설레임을 쫓는 일이다. 짐을 싸는 순간 마주한 세상의 중심엔 선명한 ‘봄’이 있다. 망설임 없이 떠나 가슴을 채워보자. 일탈의 짜릿함에서 얻은 추억으로 한동안 고고하게 버틸 수 있을 거다. 고민하는 사이, 기어코 봄은 사라진다. 마침 4월 29일부터 5월 14일까지 봄 여행주간이다.<편집자 주>

달빛이 교교한 봄날, 광주광역시 양림동에서 1930년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모단걸을 만났다. 모단걸이 이끄는대로 오랜 골목들을 지나며 김현승 시인의 시를 읽고, 거리의 악사가 들려주는 음악에 빠져들었다. 달콤한 마법에 빠져든 것처럼 낮과는 또 다른 운치가 느껴지는 1930 양림 달빛투어로 같이 떠나보자.

모단걸테이블 앞의 모단걸
모단걸테이블 앞의 모단걸.

최승효 가옥 바로 옆에는 모단걸테이블이 위치하고 있다. 그곳에 1930년대로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모단걸이 기다리고 있었다. 

1939년 10월 어느 가을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올 무렵, 나(김현승)는 1930 카페로 들어섰다. 모단걸과 눈인사를 나누고 커피를 주문한다. 그녀도 처음 시간여행을 왔을 때보다 많이 변했다. 30년대에서의 삶에 적응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시는 잘 쓰여지세요?”
“..............”
나는 그녀의 질문에 애써 시선을 피했다. 내가 다시 시를 잘 쓸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참는다. 커피 향이 퍼지기 시작할 무렵 낯선 청년이 조용히 들어온다. 마른 나뭇가지 다발을 꽃다발인양 슬쩍 창가자리에 놓고 급히 카페를 나간다. 커피를 기다리는 나는 잊어버린 듯 청년이 놓고 간 나무다발을 들고 어둠 속을 바라보고 있다...

옛 한옥을 리모델링한 모단걸테이블에는 1930년대 최초의 전기 가로등인 영란등의 복원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한옥 내부는 1930년대풍 카페로 꾸며져 있다. 

봄날 달빛속으로 떠나는 달빛투어
봄날 달빛속으로 떠나는 달빛투어.
 
근대와 현대가 조화를 이뤄가는 광주 양림동 달빛투어에서는 많은 문화예술인들의 흔적들을 만나게 된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라는 김현승 시인의 시를 읊으며, 어슴프레한 밤길을 작은 램프 하나에 의지해 모단걸테이블(최승효가옥 옆) - 양림교회 - 오웬기념각 - 다형다방 - 우일선 선교사사택 - 무등산전망대와 김현승 시비 - 사직공원 전망타워를 돌아보게 된다.  

오웬기념관
오웬기념관.

새하얀 달이 뜬 봄밤, 어둠이 깊어진 골목길을 조용조용 걸었다. 걷다가 멈추어 담벼락에 핀 장미꽃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양림교회-오웬기념각에 도착했다. 1904년 유진 벨 선교사에 의해 광주 지역 최초로 근대 형식의 기독교 성탄예배가 열렸던 곳이다. 의사이며 선교사였던 오웬을 기념한 오웬기념관은 종교집회와 음악회 등 문화예술 활동이 이뤄진 곳이며, 지금도 음악회 등이 열리고 있다.  

모단걸과 모단보이가 되어 시에 빠지다
모단걸과 모단보이가 되어 시에 빠지다.
 
김현승의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시 한 편을 나직하게 읽어본다.

아버지의 마음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다형다방
다형다방.

삼거리에 위치한 다형다방은 오가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있는 무인다방이다. 그런데, 올 하반기부터는 다형다방을 만날 수 없다고 하니 들어서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이 곳을 지키고 있는 다형 김현승과 한희원 작가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늘 시를 썼다는 시인의 호는 ‘다형(茶兄)’이다. 이런 호가 붙은 것으로 보아 차를 참으로 좋아했던 것 같다. 

1930 양림쌀롱
1930 양림쌀롱

광주 1930 양림쌀롱 안내판도 보인다. 광주 100년의 역사를 복원하면서 근대와 현대가 조화를 이뤄가고 있는 양림동은 많은 문화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어두운 역사속에서도 창조적 인재들이 탄생했던 곳이다.

우일선 선교사 사택
우일선 선교사 사택.
 
다형다방에서 오르막길을 오르면 호랑가시나무 언덕이다. 밤하늘에 별빛이 빛나듯 아름드리 나무에는 불빛들이 반짝이고 있다. 언덕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계단을 오르면 우일선 선교사 사택이다. 광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서양식 주택인데, 외국 선교사들이 기거했던 곳이다. 이 곳에서 열리는 서양식 파티를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고 한다.   

통기타를 켜는 거리의 악사
통기타를 켜는 거리의 악사.
 
우일선 선교사 사택을 걷는데 어디선가 은은한 음악이 들린다. 통기타 음률이 봄바람에 실려 퍼져간다. 멀리 불빛이 반짝이는 무등산 전망대에서 거리의 악사가 연주를 하고 있다. 1930년대를 풍미한 악사는 아름다운 음악들을 들려준다. 힘들었던 일상의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 

무등산전망대에서 음악에 빠진 달빛투어
무등산 전망대에서 음악에 빠진 달빛투어.

호남신학대학교의 무등산 전망대는 대학이 생기기 전 양림 동산이었다. 이곳에서 김현승 시인은 무등산을 바라보며 많은 시를 썼다고 한다. 음악을 들으며 김현승 시인의 시 ‘산줄기에 올라 K도시에 바치는’이라는 시를 읊어본다. 

산줄기에 올라 K도시에 바치는

산줄기에 올라 바라보면
언제나 꽃처럼 피어있는 나의 고향
길들은 치마끈인양 풀어져,
낯익은 주점과 책사와 이발소와
잔잔한 시냇물과 푸른 가로수들을
가까운 이웃을 손잡게 하여주는...


김현승 시비 & 사직전망대로 오르는 길
김현승 시비(왼쪽), 사직전망대로 오르는 길(오른쪽).
 
절대 고독을 즐긴 김현승 시인은 특히 가을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가 커피를 좋아한 것도 가을과 가장 어울리는 차였기 때문이다. 가을은 차 끓이기 좋은 계절이라고 예찬했다. “사람은 여름, 겨울에는 늙는다. 봄과 가을에는 성장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봄에는 육체가 가을에는 영혼이 성장한다고 하여도 좋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현승 시비에는 대표시라 할 수 있는 ‘가을의 기도’가 새겨져 있다.  

가을의 기도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시비를 보면서 언덕을 오르면 사직공원 옛 팔각정 자리에 들어선 사직전망타워가 있다. 멀리 무등산은 물론, 광주 시가지의 사계절을 모두 볼 수 있다. 밤길을 걷다가 멈추고 시를 음미하고 또 걸었다. 모단걸과 함께 떠나는 광주 1930 양림 달빛투어에서 시에 빠지고 음악에 젖어보는 건 어떨까.

모단걸과 함께 하는 1930 양림 달빛투어
- 제공서비스
양림동 야간 투어-모던 의상 무료 대여-무료 커피-버스킹 음악 감상
- 운영일정
5월 13일(토)
오후 7시 30분~9시 30분(약2시간)
- 집결지 : 광주광역시 남구 양촌길 27-2(최승효 고택 입구)
- 예약 및 문의처 : 070-4239-5040
*1인 1만 원의 참가비 현장 지급
*출발 1일 전까지 예약에 한해서 진행/ 최소 출발인원 5명

*2017 봄 여행주간 ‘도시의 재발견’은?
올해 봄 여행주간에는 ‘도시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을 눈여겨 볼만하다. 오래된 도시와 자원들이 문화와 예술을 만나 재탄생하는 프로그램이다. 모단걸과 함께하는 1930 양림 달빛투어도 그 중 하나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서경 amawin@naver.com

공공누리 출처표시의 조건에 따라 자유이용이 가능합니다. (텍스트)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 전부를 보유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정책브리핑 공공누리 담당자 안내 닫기
기사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제37조(출처의 명시)
① 이 관에 따라 저작물을 이용하는 자는 그 출처를 명시하여야 한다. 다만, 제26조, 제29조부터 제32조까지,
제34조제35조의2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1. 12. 2.>
② 출처의 명시는 저작물의 이용 상황에 따라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하며, 저작자의 실명
또는 이명이 표시된 저작물인 경우에는 그 실명 또는 이명을 명시하여야 한다.
제138조
제138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1. 12. 2.>
1. 제35조제4항을 위반한 자
2. 제37조(제87조 및 제94조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를 위반하여 출처를 명시하지 아니한 자
3. 제58조제3항(제63조의2, 제88조 및 제96조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위반하여 저작재산권자의 표지를 하지 아니한 자
4. 제58조의2제2항(제63조의2, 제88조 및 제96조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위반하여 저작자에게 알리지 아니한 자
5. 제105조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저작권대리중개업을 하거나, 제109조제2항에 따른 영업의 폐쇄명령을 받고 계속 그 영업을 한 자 [제목개정 2011. 12. 2.]
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이전다음기사

다음이게 바로 진짜 월드컵 트로피!

정책브리핑 게시물 운영원칙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게시물은 삭제 또는 계정이 차단 될 수 있습니다.

  • 1. 타인의 메일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정보 또는 해당 정보를 게재하는 경우
  • 2.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경우
  • 3.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시키는 경우
  • 4. 욕설 및 비속어의 사용 및 특정 인종, 성별, 지역 또는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용어를 게시하는 경우
  • 5. 불법복제, 바이러스, 해킹 등을 조장하는 내용인 경우
  • 6.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광고 또는 특정 개인(단체)의 홍보성 글인 경우
  • 7. 타인의 저작물(기사, 사진 등 링크)을 무단으로 게시하여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글
  • 8. 범죄와 관련있거나 범죄를 유도하는 행위 및 관련 내용을 게시한 경우
  • 9. 공인이나 특정이슈와 관련된 당사자 및 당사자의 주변인, 지인 등을 가장 또는 사칭하여 글을 게시하는 경우
  • 10. 해당 기사나 게시글의 내용과 관련없는 특정 의견, 주장, 정보 등을 게시하는 경우
  • 11. 동일한 제목, 내용의 글 또는 일부분만 변경해서 글을 반복 게재하는 경우
  • 12. 기타 관계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 13.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

히단 배너 영역

정책 NOW, MY 맞춤뉴스

정책 NOW

123대 국정과제
정부정책 사실은 이렇습니다

MY 맞춤뉴스 AI 추천

My 맞춤뉴스 더보기

인기, 최신, 오늘의 영상 , 오늘의 사진

오늘의 멀티미디어

정책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