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어른이 된 후부터다. 가끔씩 ‘선생님’ 소릴 듣는다. 그 호칭이 꽤 어색한데, 그 걸 숨기느라 자연스러운 척을 한다. ‘선생님’이란 말이 지닌 무게를 알기 때문이다. 그 단어의 정서에는 내가 침범하지 못할 분위기의 ‘격’이 느껴졌다.
그래서다. 학창시절 은사님을 비롯해, 학부모가 되며 접하게 되는 모든 선생님들이 한결같이 어렵다. 마음이 자라는 시기, 선생님의 존재감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는 겪어봐서 안다. 이는 학생의 성적이나 공부와 상관없는 부분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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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제 10회 ‘고마우신 선생님’ 시상식 모습. 스승의 날은 이후 10년 간 예산절감과 공무원 사회의 부조리를 개혁한다는 명분 아래 페지됐다가, 82년 교직원의 사기직작을 위해 다시 부활했다.(출처=KTV) |
여고시절, 나는 조용하고 엉뚱한 아이였다. 시답잖은 이유로, 좋아하는 선생님의 수업을 빼먹거나, 옳지 않다고 믿는 문제로 무단결석을 하기도 했다. 생각을 표현하는데 최선을 다했으며, 거기에 대해 두려움이 없던 시기였다. 작고 진지한 아이의 소소한 도발을 경험한 선생님들은, 후에 나의 결혼식에 참석해 주셨고, 아이들을 낳아 키운 후에도 연락을 드리며 지냈다.
추억해 보면, 선생님의 칭찬과 관심은 나를 꿈꾸게 했다. 중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은 나의 보잘 것 없는 글을 칭찬해 주셨고, 여고시절 은사님은 나를 이끌고 신문사 백일장 등에 함께 참가하시곤 했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선생님으로부터 자존감을 찾기 시작했다.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1958년 충남 강경여고의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병환 중에 있는 선생님을 위문하던 것을 계기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원래 5월 26일이었지만, 1965년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기념일을 앞당겼다. 겨레의 위대한 스승, 세종대왕처럼 인류를 위한 참 스승을 기린다는 의미다.
2017년 현재, 공교육 현장은 쉽지 않다. 스승이 설 자리 역시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의 욕설, 폭행 등으로 교권이 바로 서지 못한 지 이미 오래다. 최근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5년간 전국 초, 중, 고교에서 발생한 교권침해 사례는 2만4,500여 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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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부활 후 5번 째 맞는 1986년의 스승의 날, 제자들이 선생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모습.(출처=KTV) |
터무니없고 기가 막힐 노릇이다. 체벌금지와 학생인권조례로 교실의 환경이 변했다 해도, 일어나선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 교실의 심각한 상황을 방치할 수 있으니 가벼이 여길 문제가 아니다.
교권을 되살릴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경쟁만 조장하는 각종 제도가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입시교육과 실적 위주의 행정으로, 정작 중요한 인성교육과 상담 등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은 입시가 아닌, 학생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선생은 있지만 스승은 없다’는 말이 있다. 대입을 위한 학교로 전락한 것에 대한 비판이며,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교사에 대한 조롱이 담겨 있는 말이다. 좋은 선생은 좋은 환경에서 나온다. 과중한 행정업무와 입시위주의 교육 개선은 공교육 살리기와 맥을 같이한다고 생각한다.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교사에게 신뢰와 용기를 북돋워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교사는 자라나는 청소년의 인성을 지도하고 이끌어 주는 신성한 직업이다. 국가가 교사에게 학생을 교육할 의무와 책임을 부과했다면, 가르칠 권리 또한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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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5년간 전국 초, 중, 고교에서 발생한 교권침해 현황.(출처=교육부) |
일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몇 명의 스승을 만나게 될까? 어림잡아도 50여 명이 넘는 선생님의 제자가 될 거다. 그 중 추억할 수 있는 은사님이 계시다는 것은 생각보다 근사한 일이다. 시대가 변하고, 교육환경이 변해도 삶의 지혜를 전달하는 진정한 스승의 의미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바른 성장과 자존감,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선생님은, 긍지와 자부심으로 교육할 수 있는 환경에서 그 역할이 가능하다. 스승의 날이 단순한 기념일이 아닌 교사의 바람을 진지하게 듣고 수용하는 날이기를 바란다. 행복한 교사에게 배우는 제자들이 더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은영 eypark19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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