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8일. 일과 생활의 균형을 갈구한 근로자들에게는 무척 유의미한 날로 기억될 것이다. 최대 근로시간이 주 68시간에서 주 52시간으로 단축되는 것이 핵심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194명, 찬성 151명, 반대 11명, 기권 32명으로 통과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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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5년간 논의해온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출처=뉴스1) |
여태껏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의 모임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연간 근로시간이 최상위권에 속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3번째에 해당한다.
1위는 멕시코(2,255시간)이며, 미국은 1,783시간, 일본은 1,713시간, 광범위한 사회복지제도가 잘 정착돼있다고 알려진 독일은 1,363시간밖에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독일보다 우리나라가 약 700시간 가까이 일을 더 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 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계산해 보면, 거의 87~88일(약 3달)을 더 일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로사회로 진입한 지 오래다. 야근은 직장인들의 필수 코스로 여겨지고 있으며, 야근 또는 회식 후 집에 오면 자기만의 시간 또는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이 좀처럼 마련되고 있지 않다. 특히, 아직까지 가사분담을 더 짊어지고 있는 기혼 여성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은 그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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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이제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 수 있게 됐어~(출처=고용노동부 블로그) |
과로사회는 대한민국의 모든 주체가 나서서 타파해야 할 아주 시급한 과제다. 초과근무로 근로자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우울증 및 번아웃증후군이 쉽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근로자 여가생활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있으며, 더 나아가 ‘아이를 낳고, 양육할 수 있는 가정환경’을 조성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리고 있다.
지금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저출산 위기는 바로 한국인들이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는 부분에서 그 이유를 찾아도 과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즉, 국가의 존망이 걸린 저출산 문제의 해법은 ‘적정 근로시간 및 정시퇴근 보장’으로 그 실마리가 제공될 것이다. 물론, 천정부지로 솟은 집값의 안정화도 아주 중요한 과제지만 여기서는 제외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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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으로 근무혁신 10대 제안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출처=고용노동부) |
문재인 정부도 ‘근로시간 단축’을 대선 공약 및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해 왔다. 이번에 국회의 문턱을 넘은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무려 5년간 발이 묶여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법률안 개정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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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일, 문재인 대통령은 근로기준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노동시간 단축은 인간다운 삶을 향한 대전환의 첫걸음” 이라고 평가했다.(출처=청와대 페이스북) |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핵심사항은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주당 최대 법정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근로시간 제한으로부터 자유로웠던 ‘특례업종’이 기존 26개에서 5개로 대폭 축소됐다.
남게된 특례업종은 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운송서비스업, 보건업이다. 아무래도 운송업과 보건업은 주중 정해진 시간에만 근무할 수 없기 때문에 특례업종으로 남게됐을 것이다. 특례업종이라도 근로시간과 휴식시간이 엄격하게 보장되기를 바란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 법이 바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준비시간과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규모가 큰 기업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300인 이상 기업 및 공공기관은 올해 7월 17일부터 근로시간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50인 이상 299인 이하 기업은 2020년 1월 1일부터, 5인 이상 49인 이하 기업은 2021년 7월 1일부터 이 법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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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휴식권 보장, 무척 중요하다.(출처=고용노동부 블로그) |
정부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통과로 더 많은 일자리 창출, 저녁이 있는 삶 등 삶의 질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그간 정부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저녁이 있는 삶, 일가(家)양득 캠페인(후에 일·생활균형 캠페인으로 변경) 등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특히, ‘워라밸’이란 단어는 이제 웬만한 근로자들이면 다 알고 있고, 이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일 못지않게 저녁이 있는 삶과 여유, 여유에서 오는 행복을 더 중요한 삶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필자 또한 워라밸이 우리나라 직장생활에 깊게 뿌리박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제 기업들은 근로기준법 개정안 적용으로 근로자들을 직장에 ‘오래 묶어두지 못하게’ 되었고, 정시퇴근 또는 지금과 달리 일찍 퇴근하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독서, 운동, 영화관람 등 직장인들은 나름의 여가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일의 능률을 상승시킬 것이다. 길게 일한다고 해서 성과물이 더 잘 나올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질 것이다. 저녁이 있는 삶의 실현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위기인 저출산 문제 해결의 단초가 보이게 될 것이다.
다만, 법안 통과로 근로자 추가 채용으로 인한 부담, 경영실적 악화 등을 주장하고 있는 재계의 반응도 정부는 경청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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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워라밸!(출처=고용노동부 일생활균형 누리집) |
필자는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한 지인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김영민(24, 대학생) 씨는 “사회에서 개인의 노동의 가치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인정하고 이에 맞는 정당한 급여를 지불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우리 사회에는 개인의 노동을 충성심, 공동체라는 단어들로 미화하여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곤 했다. 이 점에서 정부의 이번 개정안은 노동시간 감축이라는 큰 틀은 나왔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더욱 구체적인 안건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 개정안은 고용인에게 인건비 부담을 주고, 피고용인에게는 전보다 급여를 적게 받는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개정안이 정부 정책의 지표로서 활용되기보다는 국민들의 개개인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정책을 추진하면 좋겠다.” 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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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의 역설. 길게 일한다고 업무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출처=고용노동부 일생활균형 누리집) |
김민규(28, 연구원) 씨는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완전 환영”이라면서 “나는 작년에 결혼을 했고, 올해는 아빠가 된다. 사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회사에 남아 야근을 하고 집에 늦게 들어가도 나만 괜찮으면 상관이 없어서 몰랐는데, 결혼을 하고 독립을 해보니 집안에서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아내도 맞벌이를 하다보니 집안일은 당연히 나눠서 해야 하고, 올해는 아빠가 되면서 집안에서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주당 근로시간이 단축된다는 점은 근로자, 아버지, 남편으로서 모두 반가운 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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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활균형(워라밸) BI.(출처=고용노동부 일생활균형 누리집) |
베트남 유학생 범진용(26, 대학원생) 씨는 “한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노동자의 힘과 공로가 아주 크다. 노동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그래서 정부에서 어느 면이든 노동자의 중요성을 최우선으로 했으면 하고, 그들이 받을 만한 가치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면서 “평범한, 행복한 삶을 꿈꾸는 국민들의 바람도 실현시켜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까지 덧붙여 주었다.
아무쪼록 기업과 근로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근로환경을 조성해나가는 데 정부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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