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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바이산 말고 백두산 가고 싶다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 현장 취재기 ⑨

2018.05.02 정책기자 홍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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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정상은 65년 동안 대결과 분단의 상징이던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함께 심게 됩니다.(중략) 소나무 식수에는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함께 섞어 사용하고 식수 후에 김정은 위원장은 한강수를, 문재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주게 됩니다.”

2018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 차려진 프레스센터(MPC)에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7일 일정을 공개하며 오후에 있을 ‘공동기념식수’ 과정을 설명했다.

26일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차려진 일산 킨텍스에서 27일 일정과 협상의제를 발표하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26일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차려진 일산 킨텍스에서 27일 일정과 협상의제를 발표하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남한 최남단 섬인 제주도 ‘한라산’의 흙과 북한 최북단 ‘백두산’의 흙을 섞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를,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생으로 골라 한강과 대동강 물로 식수한다니… 게다가 파주에 위치한 판문점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맺어졌던 장소다.

브리핑을 무심히 듣던 필자는, 순간 임 비서실장의 “3차 정상회담이 ‘판문점 선언’이 되길 바란다.”는 말의 의미가 선명하게 들어왔다. 이번 회담은 평양에서 열린 1, 2차 정상회담과 달리 남한의 판문점에서 열리는 첫 회담이기도 하다.

11년만에 재개된 3차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는 1, 2차 정상회담때보다 규모가 2배 이상 커졌다.
11년만에 재개된 3차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는 1, 2차 정상회담 때보다 규모가 2배 이상 커졌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건 한반도의 남북단인 백두산과 한라산을 명시해 남북한의 재결합과 더불어 국가의 영토경계를 분명히 했다는 사실이다. 중국에서는 현재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백두산을 중국의 10대 명산으로 지정하고 백두산의 중국명칭인 ‘창바이산’ 표기를 확산하고 있다.

창바이산은 이미 중국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중국을 통해 창바이산(백두산)을 방문한 관광객은 2005년 연간 35만 명에 불과했지만 2011년 142만 명, 2014년에는 175만 명에 달한다. 한국인에겐 백두산이지만 중국을 통해 백두산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이곳은 ‘창바이산’으로 기억될 것이다.

백두산 북파코스에서 바라본 백두산 천지.
백두산 북파 코스에서 바라본 백두산 천지.
   
백두산 서파코스에서 바라본 백두산 천지.
백두산 서파 코스에서 바라본 백두산 천지.
 
백두산 서파코스는 산문에서 1442개의 계단을 올라야 백두산 천지를 만날 수 있다.
백두산 서파 코스는 산문에서 1,442개의 계단을 올라야 백두산 천지를 만날 수 있다.
 

필자는 2014년 여름, 백두산 북파와 서파 코스를 통해 천지를 보고 왔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아버지께서 “올해는 백두산엘 꼭 가야겠다.”고 하시기에 그 해 여름 휴가는 백두산 관광이 돼 버렸다.

중국을 경유해 백두산 관광이 가능한 줄도 몰랐던 필자는 얼떨결에 가족여행으로 백두산 천지를 눈에 담았다. 비록 비가 오고 날씨가 흐리긴 했지만 운이 좋게도 필자가 천지에 도착한 순간만큼은 하늘이 맑아져 천지의 장엄한 자태와 옥빛 심연을 볼 수 있었다.

백두산에서 내려오면서는 ‘이것이 바로 대자연이다!’를 과시하는 듯 한 장백폭포와 금강대협곡도 둘러봤다. 시인 윤동주의 고향이자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이 있던 연변 지역에 내려서는 숙연해졌고, 두만강을 나룻배로 건너면서는 동포지만 주적이어야만 하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현실이라는 게 실감나 괜히 마음이 먹먹했다.

백두산 북파코스는 셔틀버스나 지프차를 타고 산을 깍아 빙 둘러만든 긴 도로로 이동해야 한다.
백두산 북파 코스는 셔틀버스나 지프차를 타고 산을 깍아 빙 둘러만든 긴 도로로 이동해야 한다.
   
 백두산 북파코스에서 천지를 보려고 대기하는 관광객들. 백두산 관광 성수기인 8월에 일정을 잡은 탓인지 천지를 비롯한 백두산 인근 관광지는 어딜가더라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백두산 북파 코스에서 천지를 보려고 대기하는 관광객들. 백두산 관광 성수기인 8월에 일정을 잡은 탓인지 천지를 비롯한 백두산 인근 관광지는 어딜가더라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백두산 여행에서 필자는 활자로만 알던 ‘자연의 경외감’을 직접 느낄 수 있었지만, 중국이 개발한 북파와 서파를 통해 천지를 다녀오는 일정이 즐겁지만은 않았다.

백색의 부석(浮石)이 얹혀 있어 마치 흰머리와 같아 이름 붙었다는 ‘백두산’이란 한국 이름 대신 낯선 ‘창바이산’으로 듣고, 보고, 불러야 한다는 현실은 차치하더라도, 중국 정부의 난개발로 훼손된 자연경관과 수용치를 훌쩍 넘은 듯한 관광객수, 낯설기만한 사회주의적인 통제 시스템 등 필자는 관광객 인파에 치이면서, 잇단 셔틀버스 랠리 속에서 갖은 불평을 쏟아냈다.

하지만 아버지는 연로하신 몸으로 일정을 소화하시면서도 이따금씩 어린시절 얘기를 꺼내시며 추억에 잠기는 시간이 더 길었다.

아버지는 6.25 전쟁을 직접 겪지는 않은 종전 베이비부머다. 하지만 서로 다른 시공간을 경험한 필자와 아버지는 ‘백두산’이란 공간을 수용하는 방식 탓일까, 역사와 민족, 국가에 얽힌 기억과 감정의 온도 차이에설까, 함께 발딛고 선 백두산 정상에서 천지를 내려다보는 그 순간의 감동만큼은 질적으로 달라 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에서 코리아넷 페이스북 채널 코리아 페이지를 통해 4월 5일부터 11일까지 이벤트를 열어 세계인들로부터 2018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바람을 모아 조형물로 만들었다. 이 조형물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주, 유럽, 동남아, 아프리카 등에서 8백 38명이 43개의 언어로 전한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메인프레스센터에  전시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통일향수전’. 2018년 12월 31일 까지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다.
   

3차 남북정상회담 당일인 27일, 임 비서실장의 발표대로 백두산과 한라산 흙으로 소나무를 심고 대동강과 한강 물로 식수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며, ‘창바이산’보다 ‘백두산’이 더 익숙한 남한과 북한, 그러니까 한반도 주민들은 필자처럼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거나 그 곳에 꼭 한번 가고 싶다는 마음을 품거나 애국가의 한 구절 혹은 국사책의 한 귀퉁이에 담긴 막연한 향수에 젖을지도 모르겠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에서 코리아넷 페이스북 채널 코리아 페이지를 통해 4월 5일부터 11일까지 이벤트를 열어 세계인들로부터 2018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바람을 모아 조형물로 만들었다. 이 조형물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주, 유럽, 동남아, 아프리카 등에서 8백 38명이 43개의 언어로 전한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2018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바람을 모아 만든 조형물. 이 조형물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주, 유럽, 동남아, 아프리카 등에서 838명이 43개의 언어로 전한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금강산 관광은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2003년부터 남북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며 금강산 관광에 이어 백두산 관광까지 추진되나 싶더니 2008년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10년 넘게 진행된 금강산 관광길마저 끊겼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고 창바이산이 아닌 백두산 관광이 가능해지리란 기대를 품어본다.



홍영의
정책기자단|홍영의
nyrdagur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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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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