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은 제게 매우 친숙한 존재입니다. 어릴 때부터 자주 한강에 나가 연을 날리거나 자전거를 탔고 한강을 찾아 온 철새들도 관찰했습니다. 

제가 한강에서 쌓은 추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가족과 함께 종이배를 만들어 한강을 건너는 대회에 나가 상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정말 즐겁고 독특한 경험이었습니다.

늘 한강은 넓고 깊게 느껴졌고 정말 많은 물이 흐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많은 물들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오는지 궁금했습니다.

많은 수도권 시민들이 즐거움을 찾고 또 사람들에게 물을 제공해주는 한강! 서울의 역사가 담겨있고, 또 생생한 생태계가 어우러지는 한강!

이렇게 소중하고 중요한 한강의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태백산 검룡소입니다. 

두문동재를 지나 금대봉으로 가는 길.

저는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에서 우리 한강과 그 주변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리는 ‘물길따라 한강애(愛)’ 행사에 참가해, 한강 물줄기가 시작되는 그곳, 태백산 검룡소에 다녀왔습니다.

이 행사는 하루 동안 한강 물길 주변의 아름다운 우수경관지역을 트레킹하며 한강의 생태계,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한강수계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4월부터 10월까지 총 8번의 체험으로 이뤄진 이 행사는 매번 코스별로 가는 장소가 다르고 주제나 체험활동도 다르다고 합니다.

한강을 제대로 보고, 자연과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자는 마음가짐으로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물 환경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또 너무나도 친숙한 한강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

올해 첫 행사는 태백산 검룡소를 찾아가는 코스였습니다. 검룡소를 올해의 첫 코스로 정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2,600만 수도권 시민을 살리는 생명의 강인 한강의 시작이 어디인지를 먼저 알자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최정옥 해설사, 박영진 해설사 두 분께서 쉽고 재미있고 친절하게 자연과 한강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저는 검룡소가 있는 태백이 한강물의 근원지가 된 배경이 무엇인지 직접 여쭤봤습니다. 

최정옥 해설사는 북쪽의 차가운 공기와 남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공기 그리고 동해 바다에서 오는 따뜻한 공기들이 합쳐져 굉장히 많은 수분이 모이기 때문이라고 자세하고 친절하게 말해줬습니다. 

이렇게 태백산에는 많은 물들이 모여 고목나무샘, 새암, 굴샘, 재단굴샘, 검룡소 이렇게 다섯 개의 샘들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다섯 개의 샘 중에 검룡소가 한강의 발원지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해설사는 이들 샘 중에서도 검룡소가 가장 물의 양이 많고 엄격한 지질검사 등을 통해 한강의 발원지로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검룡소.

최정옥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필자.

우리는 두문동재에서 시작해 야생화들의 천국인 금대봉을 지나 고목나무샘을 보고 분주령과 세심교 그리고 마지막으로 검룡소까지 해설을 들으며 트레킹했습니다.

한강의 발원지를 만나기 위해 산을 오르다 보니 엄청나게 많은 버드나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원래 버드나무는 물이 많은 곳에서만 서식하는 식물인데 산위에서 보니 저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해설사는 그 이유가 그만큼 수분이 많고 물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줬습니다.

야생화들의 천국인 금대봉.

한강의 물줄기가 되는 고목나무샘.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금대봉을 지날 때는 정말 아름답고 귀한 야생화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신기한 모양에 예쁜 보라색을 지닌 얼레지꽃, 2012년 전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받았다가 다시 해제되었지만 봄 외에는 볼 수 없는 보물 같은 꽃 한계령풀, 예전에 사약을 만들 때 재료로 사용되었던 박새, 파란색꽃이 신기한 현호색 등 우리 주변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신기한 꽃이나 생물들을 볼 수 있어서 색다르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해설사 분은 “이런 귀한 꽃을 보고가게 되어서 올 한 해 운이 좋을 것”이라는 얘기도 해주셨습니다. 정말 재미있었고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된 시간이었습니다.

얼레지꽃.

아름다운 한계령풀.

우리나라 수돗물은 매우 깨끗하다고 합니다. 약 2,600만 수도권 시민들의 물을 제공해주는 한강물이 깨끗한 이유는 한강의 상류에서 물을 깨끗하게 관리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물을 깨끗하게 하는 데에는 상류지역 주민들의 희생이 더해졌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상류지역 주민들은 물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공장도 함부로 세우지 못하고 관광을 위해 개발을 할 수도 없습니다. 이처럼 상류지역 주민들은 수도권 전체 시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희생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강의 발원지를 알리는 검룡소 앞 바위.

그 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해소하기 위해 생긴 것이 ‘물이용부담금’입니다. 한강유역환경청 유동길 주무관은 “한강 하류의 주민들이 물을 사용할 때마다 1톤당 170원씩, 4인가족 한 달 평균 4,500원 정도를 물이용부담금으로 냅니다. 이 자금으로 주민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또 여러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물길따라 한강愛’ 트레킹의 또 다른 중요한 목적도 이런 상류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알리고 한강에 사는 상하류지역 주민들의 만남도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우리가 깨끗한 수돗물을 마시기 위해 누군가의 희생과 어려움이 더해졌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우리가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두가 노력해야겠지만 누군가 우리를 위해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희생을 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희생을 알아주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가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희생만 바랄 게 아니라 물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뭔가 한 가지씩이라도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쓰레기를 적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1회용품의 사용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최정옥 해설사님과 함께 한 필자.

올해 남은 7번의 소중한 기회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한강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은 것을 알아가고 또 한강주변의 아름다움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물이나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상류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잊지않고 함께 만들어갈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겠습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강조안 greeenjoa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