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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를 만나다

‘과학수사 토크콘서트’ 현장 취재기

2018.05.30 정책기자 신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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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4일 경찰청에서 주최한 ‘과학수사 토크콘서트’가 경찰청 인권센터에서 열렸다. 경찰청 프로파일러들과 수사관들이 패널로 참석해 대한민국 과학수사 현황을 알기쉽게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과학수사 토크콘서트’가 지난 24일 경찰청 인권센터에서 열렸다.
‘과학수사 토크콘서트’가 지난 24일 경찰청 인권센터에서 열렸다.
 

진로탐색을 하는 초등학생부터 경찰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 평소 범죄수사드라마를 즐겨보다 호기심이 생긴 모녀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모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경찰청 과학수사과가 하는 활동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다.

토크콘서트 1부에선 가상범죄현장을 만들어 과학수사과 패널이 범죄현장분석과정을 직접 재현했고 2부에선 참석한 시민들이 사전에 작성한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파일링’, ‘현장감식’과 같이 범죄수사드라마나 영화에서 종종 마주치면서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웠던 과학수사 과정에 대한 설명을 직접 경찰로부터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과학수사와 프로파일링에 대해 궁금한 점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공유했다.
참가자들이 과학수사와 프로파일링에 대한 궁금점을 포스트잇에 적어 공유했다.
 

가상살인사건을 구성한 1부에선 패널들이 검시, 현장감식, 화재감식, 현장분석 프로파일링 과정을 차례로 거치면서 가상범죄현장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범죄행위를 분석하는 과학수사과 전문가들의 활동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토크콘서트에서 소개된 가상살인사건은 과학수사가 종종 빛을 발하는 화재현장을 배경으로 했다.

이지연 검시조사관은 화재가 발생한 경우 범죄현장이 훼손되면서 증거를 없애기 쉽다는 점을 이용한 범죄가 많다며, 이런 경우 인명구호와 현장자료보존을 우선시하면서 피해자의 사망원인을 추적하는 것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가상 범죄 현장을 바탕으로 화재감식을 진행 중인 이승훈 화재감식관.
가상범죄현장을 바탕으로 화재감식을 진행 중인 이승훈 화재감식관.


이런 형태의 현장을 주로 수사하는 이승훈 화재감식관이 화재가 발생했을 때의 범죄현장발굴과 복원과정을 더 자세히 소개했다.

이승훈 화재감식관은 “벽면의 작은 부식 흔적, 목재나 페인트 균열도 단서가 될 수 있다.”며 화재현장의 ‘연소 형태’나 전기합선상황을 알아보는 ‘전기적 특이점’으로 현장을 분석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화재현장의 경우 증거물이 많이 남지 않기 때문에 발화점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재가 영향을 미치지 않은 영역을 관찰하는 것도 범죄수사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리 조각의 단면을 바탕으로 유리창에 가해진 충격의 방향을 유추할 수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리 조각의 단면을 바탕으로 유리창에 가해진 충격의 방향을 유추할 수 있다.
 

홍인기 현장감식관은 범죄현장에서 발견되는 혈흔이나 발자국을 추적하면서 범행 동선과 방식을 유추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보통 범죄수사드라마에서 가해자들이 장갑을 끼고 범행을 저질렀을 때 지문이 남지 않아 수사가 막히는 장면만 보던 나는 요즘 현장에선 가해자의 장갑에서 베어나오는 손바닥 땀을 벽면이나 창틀에서 채취해 유전자검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쉽게 눈에 띄지않는 작은 혈흔 역시 유전자검사로 가해자를 식별할 수 있는 증거 중 하나다.

홍인기 현장감식관은 범죄현장에서 이런 단서가 완벽하게 남아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발견 당시의 범죄현장 기록과 보존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수사를 하는 도중 범죄현장을 변형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사진촬영과 현장스케치로 철저히 기록하면서 현장훼손을 최소화한다고 한다.

발자국이나 혈흔을 통해 가해자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는 홍인기 현장감식관.
발자국이나 혈흔을 통해 가해자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는 홍인기 현장감식관.
 

이승훈 수사관, 이지연 수사관, 홍인기 수사관이 맡는 검시, 화재감식, 현장감식이 범죄현장에서 증거를 직접 수집하고 현장을 보존하는 것이라면 한상아 프로파일러가 맡는 프로파일링은 범죄행동을 추적하는 ‘무형의 증거’를 분석하는 과정이다.

감식 결과를 취합해서 범죄행동의 종류, 순서를 분석해 범죄행위의 경향, 패턴, 이유까지 유추해볼 수 있다. 한상아 프로파일러는 가상범죄 증거를 바탕으로 가해자의 침입 동선, 가해자와 피해자의 접선, 가해자의 도주 동선을 분석하는 과정을 세세하게 보여줬다.

프로파일링은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불가피하게 저지를 수 밖에 없는 행동을 분석하는 ‘범행수법’과 특정 범인이 행하는 고유한 행동을 분석하는 ‘범행인증’이란 두 가지 분석 과정을 통해 수사를 구체화하는 중요한 활동이다.

현재까지의 범행수법 자료들을 취합해 분석해봤을 때 종종 나타나는 프로파일링의 구체적인 사례 중 하나는 범죄현장은 가해자의 거주지와 대부분 일정 수준의 거리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한상아 프로파일러는 이런 지리적 프로파일링을 통해 비슷한 형태를 띄는 범죄발생위치를 지도상에 표기하면서 범죄자의 예상 거주지 범위를 가려내는 과정을 직접 보여줬다.

“아무리 간이 커도 자기 집 코앞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는 많지 않다.”는 한상아 프로파일러의 말대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도 범죄자가 사는 곳을 어느 정도 추려낼 수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지리적 프로파일링을 통해 범인의 예상 주거지를 분석한다는 한상아 프로파일러.
지리적 프로파일링을 통해 범인의 예상 주거지를 분석한다는 한상아 프로파일러.


2부의 포스트잇 질의응답에선 시민들이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좀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사관들의 대답 중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잔혹한 현장을 자주 마주하면서 생길 수 있는 트라우마나 정신적 피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대해서였다.

“수 년간 일하면서 검거한 범인들의 얼굴이나 이름은 다 기억하지 못하는데 꼭 기억나는게 피해자들과 그들의 이야기다.”라는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범죄현장의 특성상, 정신적으로 힘들 때도 많기 때문에 이럴 땐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극복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수사관은 사생활과 일을 분리해서 개인 시간엔 최대한 수사과정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했다.

2부의 질의응답을 통해 프로파일링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많이 얻어갔다.
2부의 질의응답을 통해 프로파일링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많이 얻어갔다.


질의응답을 통해 수사과정에서 빠르고 유연한 대처가 중요하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범죄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감식을 위해 현장보존을 하느냐, 아니면 증거가 훼손되는 것을 무릅쓰고 확실하게 화재진압을 하느냐를 두고 의견 상충이 있을 수 있다. 이럴 때 화재의 규모나 현장상황에 따라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특히 이런 경우엔 소방관들과 수사관들, 수사관들 내에서도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동되기 때문에 모두가 결정 내용을 전달받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승훈 화재감식관은 말했다.

프로파일링은 마칠 퍼즐 맞추기와 같아서 여러 증거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프로파일링은 마칠 퍼즐 맞추기와 같아서 여러 증거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수사한 사건의 범인이 검거됐을 때가 가장 뿌듯하다면서도, 언론에서 범죄행위보다 가해자들이 앓고 있는 정신질환이나 병에 대해 주목할 때 안타깝다고 말했다. 잘못된 것은 범죄행위 그 자체임에도 불구하고 외부요소에 집중하면서 범죄의 중대함과 가혹성을 왜곡한다는 점에 공감이 갔다.

무엇보다 가해자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지연 검시조사관은 “범죄현장을 찾을 때 피해자들을 구호하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자신이 할 일”이라며 “피해자에게 다가가고 그들을 대하는 자세를 늘 고민하는 것이 과학수사관들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번 과학수사 토크콘서트 외에도 경찰청은 시민들에게 대한민국 과학수사 현황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현직 경찰들이 직접 수사하는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나 형사가 하는 일, 범죄예방요령과 대응법을 팟캐스트(인터넷 라디오)에서 소개하는 ‘형사수첩’에선 작년부터 ‘광역수사대 안형사의 수사경험담’, ‘젠더폭력, 이렇게 대응하자!’, ‘미드 수사물 제대로 알고 보자’ 등 시민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에 대한 에피소드를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에피소드는 50분 내외로 출퇴근, 여행, 운전하며 듣기 알맞게 구성됐다.
에피소드는 50분 내외로 출퇴근, 여행, 운전하며 듣기 알맞게 구성됐다.
 

경찰청은 시민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더 균형된 수사구조개혁에 대한 관심도 모으고자 한다. 경찰과 검찰이 서로 공평한 조건 하에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자 하며, 검사가 영장을 독점적으로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견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 공식사이트(www.susa.go.kr)에 자세한 정보가 소개돼 있으니 확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뉴스나 드라마에서 보던 과학수사에 대해 수사관들에게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뉴스나 드라마에서 보던 과학수사에 대해 수사관들에게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범죄를 다룬다는 특성상 일반인들에게 늘 공개되긴 어려운 과학수사 과정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소개받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과학수사에 관심이 많거나 경찰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 아님 그저 범죄수사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앞으로도 대한민국 과학수사 과정을 소개하는 유익한 자리들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신서연
정책기자단|신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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