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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들이 속초를 찾는 이유

2018 실향민문화축제 현장 취재기

2018.06.29 정책기자 이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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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한반도의 봄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정말 패러다임이 바뀔지는 조금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습니다.”

미수복경기도 개풍군이 고향인 이기창(89) 씨가 최근 남북관계의 새로운 진전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 씨는 “그렇다고 들뜬 분위기에 젖어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덧붙였다. 

연초 4. 27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은 ‘빅이슈’였다. ‘성사된다면 만남 자체만으로도 얼마 만인가’ 하는 반응이 주류였다. 실제 남북정상회담은 예정대로 성공적으로 열렸고 6.10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남북은 물론 미국 등 전 세계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현실을 마주하고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이 씨 또한 “오랜만에 만나는 남북정상회담은 다른 국가 정상회담과는 여러모로 다른 면이 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실향민문화축제 현장에 설치된 남북정상 만남 조형물
실향민문화축제 현장에 설치된 남북정상 만남 조형물.

 

속초에서 열린 실향민문화축제 개막식 현장
속초에서 열린 실향민문화축제 개막식 현장.

 

실향민문화축제는 통일부, 행정안전부이북5도위원회, 속초시 등이 후원하는 축제이다.
실향민문화축제는 통일부, 행정안전부이북5도위원회, 속초시 등이 후원하는 축제이다.


이 씨는 6.25 전쟁통에 고향땅 개풍을 떠나 이남에 혈혈단신 내려와 정착한 전형적인 실향민 이산가족이다. 이 씨가 남북정상회담에 기대를 거는 것은 회담이 잘 되면 아직도 생존하고 있을지 모를 네 동생들을 만날 수 있는 희망 때문이다.  

이 씨는 그간 20차례 남북이산가족 상봉에서 동생들을 만나지 못했지만 상봉의 꿈과 희망을 접은 적이 없다. 혈육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동생들의 생사여부 확인과 서신연락만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모두가 평화기류에 따른 상봉의 희망과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실향민들 일부는 회담의 성과를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남북이 가로막힌 실향민들은 헤어진 가족들을 하루도 잊은 적이 없다.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하고 기다리다 이승을 떠난 사람이 반이 넘는다. 남아 있는 사람도 대부분 90세 전후 고령자들이다.

이들에게 귀향과 이산가족 상봉은 한으로 남아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다리다 지쳤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싶다. 이들이 남북화해 무드에도 이산가족 상봉에 반신반의하거나 일부지만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이다.

지난 22일 속초에서 열린 ‘실향민문화축제’ 현장을 찾았다. 이산가족과 실향민 1세와 그 후세들의 소통과 화합의 자리다. 속초는 남북 분단으로 많은 이북 실향민들이 정착한 곳이다. 이북도민사회를 구성하는 실향민들도 해마다 이곳을 찾고 있다.  

축제에는 이북도민 등 실향이산가족들이 전국에서 대거 방문했다.
축제에는 이북도민 등 실향이산가족들이 전국에서 대거 방문했다.

 

실향민들이 속초 정착과정에 만들어 먹은 소박한 음식들이 선보였다.
실향민들이 속초 정착과정에 만들어 먹은 소박한 음식들이 선보였다.


3회째 여는 축제현장은 남북한 화해무드속에 전국에서 모인 실향민과 이산가족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유명세를 탄 평양냉면과 속초 정착과정에서 생겨난 음식들이 실향민들의 입맛을 유혹했다. 지난해 축제때는 문재인 대통령이 영상메시지를 통해 실향민들의 애환과 기다림을 격려해 주목받기도 했다.

축제 개막식을 축하하는 평양민속예술단 공연을 지켜본 한 실향민은 “여기서 내 고향 민속놀이 ‘돈돌날이’를 보니 감개무량하다.”면서 눈시울을 적셨다. 돈돌날이는 ‘동틀 날’ 발음이 변한 것으로 함경남도 북청지방에서는 부녀자들이 대보름과 한식, 단오 때 노래와 춤을 춰 제한적으로 자유를 누렸다고 전해진다.   

이날 공교롭게도 남과 북은 금강산관광지구 내 금강산호텔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회담을 열었다. 양측은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상봉 대상은 각각 100명씩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유감스럽지만 지난 2015년 10월 이후 중단됐다. 지난달 말 기준 이산가족 신청자는 13만2,124명, 생존자는 5만6,890명으로 반 이상이 상봉을 기다리다 유명을 달리했다. 속초에는 ‘그리움이 잠든 언덕’인 망향동산이 조성됐다.

축제현장에서 뉴스를 접한 미수복경기도 윤일영 중앙도민회장은 구체적인 상봉일자를 반기면서도 “이산가족의 고령과 건강문제 등을 감안하면 생사확인과 고향방문, 성묘 등이 시급한 추진과제”라 강조했다.  

이북5도무형문화재 축제에서 선 보인 황해도 무형문화재 만구대탁굿
이북5도 무형문화재 축제에서 선 보인 황해도 무형문화재 만구대탁굿.

 

이북5도무형문화재축제에는 15종목이 참가했다.
이북5도 무형문화재 축제에는 15종목이 참가했다.

 

축제 개막식에서 축하공연을 펼친 평양민속예술단도 눈길을 끌었다.
축제 개막식에서 축하공연을 펼친 평양민속예술단도 눈길을 끌었다.


한편 행정안전부 이북5도위윈회와 속초시는 23일 이북 실향민들의 전통과 문화를 추억하고 살리기 위한 ‘이북5도 무형문화재 축제’를 개최했다. 축제 현장을 들른 실향민들은 “이북 무형문화재가 이렇게 공연되다니 반갑다. 과연 이북에서는 어떻게 보존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의 판문점 선언 이행, 이어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등 풀어야 할 과제를 포함한 향후 전망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지만 안보를 넘어 평화와 공동번영의 길로 접어드는 형국이다.

70여 년 귀향과 상봉의 한을 품고 산 이산가족들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한반도의 봄’을 직시하는 분위기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북미정상회담 이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분기 국민통일여론조사도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10명 중 7명이 만족하고 있다.

실향민문화축제를 찾는 많은 이산가족들의 바람은 한결같다. 대를 이어도 잊을 수 없는 것은 ‘고향’이라는 사실이다. 속초에 사는 함경도 실향민은 “7년 전 고향을 그리다 돌아가신 아버님을 유언대로 고향에 묻어드리고 싶다.”며 남북한 평화무드를 반겼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혁진 rhjeen0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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