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으로 인도하는 좁다란 길을 따라 들어갔다. 오르막길 양옆으로 가지런히 캠핑장이 펼쳐졌다. 소실점을 밀어내고 있는 오르막길은 하늘로 닿을 듯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가족들은 준비해 온 캠핑장비를 풀어놓고 분주하게 텐트를 쳤다. 아빠들이 땀을 흘리며 줄을 당기고 망치질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수영장으로 달려갔다. 수영장은 페달보트와 물총 싸움으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국립하늘숲추모원 내 다목적 야영장 모습. |
수영장 입구에서는 유과 만들기, 컬러링, 네일아트, 캐리커처 등 다양한 체험으로 아이들을 줄 세웠다. 비구름을 머금고 있는 하늘은 찌뿌둥하게 무거운 습기로 내리누르고 있었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사이 숲 속 내 집 마련을 간신히 마친 아빠 엄마는 숯불에 고기를 구워놓고 자녀들을 반겼다. 어둑어둑해지는 숲 속에서의 저녁 만찬은 오감을 더 살아나게 하는지 밥맛이 꿀맛이었다.
국립하늘숲추모원 내 다목적 야영장 모습. |
저녁을 마치고 재즈선율이 흐르는 공연장으로 향했다. 공연장에서는 OX퀴즈, 재즈공연, 마술사 이은결의 ‘일루션 퍼포먼스’ 등 다채롭고 화려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테이블에 미리 준비된 음료를 마시며 공연을 보고 있자니 유명 디너쇼 부럽지 않았다.
공연이 끝나고 텐트로 돌아와 기분 좋게 노곤한 몸을 누였다. 개구리와 이름 모를 벌레들의 합창을 들으며 꿈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렇게 숲 속에서의 멋진 하루가 마무리됐다. 다음날은 산림복지전문가와 함께하는 숲 치유 체험활동이 기다리고 있다.
국립하늘숲추모원 다목적 야영장에서 펼쳐진 ‘2018 캠핑 페스티벌’. |
와우! 이런 하루라면 나도 한 번? 숲 속 어디였을까? 수목장림 옆 야영장에서의 하루다. 수목장림은 기존 매장이 아닌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나무 밑이나 주변에 묻는 것을 허가한 산림이다.
산림청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동안 경기도 양평 국립하늘숲추모원 내 다목적 야영장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2018 캠핑 페스티벌’을 성황리에 열었다. 행사는 수목장림 인식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외국인 가족을 포함한 400여 가족이 신청해 캠핑 페스티벌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참여 열기를 보여줬다. |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는 수목장림이 조성된 숲에서 다양한 체험활동과 캠핑을 하면서 수목장림에 대한 국민인식을 개선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산림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참여 가족을 공개 모집했다. 68 가족 선정에 외국인 가족을 포함한 400여 가족이 신청해 캠핑 페스티벌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참여 열기를 보여줬다.
‘2018 캠핑 페스티벌’에서 펼쳐진 재즈공연 모습. |
페스티벌이 열린 국립하늘숲추모원은 2009년 개원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국립수목장림이다. 소나무, 굴참나무, 잣나무 등 추모목 6,315그루가 단체목, 가족목, 부부목, 공동목 등 다양한 형태로 분양·관리되고 있다. 특히 수목장림 숲에 조성된 야영장은 마을주민들이 운영하고 있어 지역소득에 기여하는 민관협력 모범 사례로 꼽힌다.
요즘 하늘숲추모원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최근 별세한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장례가 수목장으로 치러진 데다 장례문화 개선 분위기가 확산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2018 캠핑 페스티벌’에서 펼쳐진 재즈공연 모습. |
수목장은 화장한 분골을 지정된 수목의 뿌리 주위에 묻어, 그 나무와 함께 상생한다는 자연회귀 섭리에 근거한 새로운 장묘 방법이다. 사후(死後)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유골 외에는 유품을 포함해 어떤 것도 함께 묻을 수 없다. 별도의 조형시설 설치를 금지하며 나무에 고인을 표시하는 작은 인식표만 매다는 형식을 취한다.
우리나라는 매장 문화가 발달해 전국에 약 2,000만 기의 분묘가 있다. 국토 면적의 1% 정도를 차지할 정도다. 산림 훼손이나 국토의 효율적 활용에 대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납골당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점차 규모가 커지고 화려해지면서 이마저도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이에 자연 친화적 장례문화인 수목장림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8 캠핑 페스티벌’에서 펼쳐진 마술사 이은결의 ‘일루션 퍼포먼스’. |
이는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국토는 그대로인데 매장이나 납골에 필요한 묘지 면적은 확대됨에 따라 목초지, 주거지가 훼손되거나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수목장을 도입하는 국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1999년 스위스에서 최초로 도입된 이후, 독일, 영국, 뉴질랜드, 일본 등도 각국의 환경에 맞춰 수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수목장림의 조성기준과 관련 제도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지 10년이 되는 해로 수목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선호도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18 캠핑 페스티벌’ 공연장에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
이에 산림청은 2022년까지 공공 수목장림 50곳을 조성한다. 지난달 27일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 시행에 따라 ‘수목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향’을 마련했다. 수목장 인프라 확충·제도개선·국민인식 개선 등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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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의 ‘수목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향’.(출처=산림청) |
11년 전 아빠가 좀 성급히 하늘나라로 가셨다. 고민 끝에 수목장으로 아빠를 모셨다. 생소했던 수목장에 대한 시행령이 세팅된 상황이 아니어서 불안감도 있었다. 다행히 관련 시행령이 나오고, 하늘숲추모원 개원 소식을 접하자 안심하게 됐다. 요즘은 기일이 돌아오면 가족과 함께 아빠와 함께 있을 나무를 보러 산에 소풍 가듯이 나서곤 한다.
국립하늘숲추모원 다목적 야영장에서 펼쳐진 ‘2018 캠핑 페스티벌’. |
수목장림 옆 야영장에서 하룻밤을 위한 텐트를 치고 또 텐트를 접듯이, 인생도 유한한 삶의 터전을 접어야 할 때가 온다. 그때 자연으로 회귀하는 인생의 마무리가 그야말로 자연스러웠으면 한다. 기억해주는 후대가 가까운 숲을 찾아오듯 올 수 있는 수목장이 그 대안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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