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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화, 직접 봤더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서 북한 영화 9편 상영… ‘우리집 이야기’ 직접 관람기

2018.07.24 정책기자 최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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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올해도 관객들에게 ‘판타스틱’한 선물을 안겼다. ‘사랑’, ‘환상’, ‘모험’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영화제에서는 지난 12일부터 10일 간 53개국 290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2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영화로 소통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폐쇄병동’, ‘청춘빌라 살인사건’, ‘삼촌’ 등은 감독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병원과 집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긴장감 가득한 상황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한국 판타스틱 영화의 새로운 기운을 발견한 기회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부천영화제 최초로 북한 영화 9편이 상영된 점도 눈에 띈다.

우여곡절 끝에 상영된 북한 영화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포스터(이미지=영화제 제공)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포스터.(이미지=영화제측 제공)
 

영화제 측은 지난해 5월부터 북한 영화를 상영하는 데 힘을 쏟았다. 하지만 남북관계는 밝지 못했고, 자칫 영화제 자체가 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영화제가 다시 프로그램을 실행한 것은 올해 4월이다. 4.27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다. 이미 지난해 추진 단계에서 얻은 경험을 발판삼아 발 빠르게 움직였다.

2016년 9월 열린 평양국제영화축전의 수상작이자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초청작인 ‘우리집 이야기’를 비롯해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등 체제 선전이 덜한 작품을 선정했다. 문제는 절차였다. 일반 영화와 달리 북한 영화는 수출입이 금지된 데다, 볼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화제 측은 통일부의 사전접촉 승인을 받고 문화체육관광부 협조로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에 작품 상영 허가와 감독, 배우 등 초청장을 전달했다. 이후 작품 상영 허가를 얻어 해외영화 수출입업체를 통해 상영작의 소스를 받았다. 저작권 문제는 북한의 문화예술 저작권을 대행하는 남측 민간기구인 남북경제협력재단을 통해 해결했다고 한다.

문체부 등 관계당국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해 일반 공개상영 승인을 얻음으로써 북한 영화가 처음으로 남한에 선보이게 됐다.

인물 갈등 다뤄 흥미만점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시민들.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시민들.
 

상영작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우리집 이야기는’ 15일 밤 부천시청 야외광장과 영화제 폐막일인 22일 부천 CGV에서 관객을 맞았다.

‘우리집 이야기’는 스무 살의 나이로 고아 7명을 키우며 북한에 큰 화제를 모았던 ‘처녀 어머니’ 장정화 씨의 실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첫 화면에 궁서체로 쓰인 자막 ‘조선영화’는 영락없이 북한 영화임을 알렸다.

북한 영화 ‘우리집 이야기’의 한 장면. (사진=영화제 제공)
북한 영화 ‘우리집 이야기’의 한 장면.(사진=영화제측 제공)
 

스토리는 복잡하지 않았다. 가족애를 다룬 영화로, 밋밋한 부분이 다소 있었지만 인물 간 갈등은 관객들에게 긴장을 주기에 충분했다. 

영화는 ‘우리집’의 가족사진을 비추면서 시작했다. 평안남도 남포 인근의 강선에 있는 이 집의 가족은 은정, 은향, 은철 셋이다. 아버지는 오래전 세상을 떠났고, 엄마마저 얼마 전 숨을 거뒀다. 맏이인 은석은 최전방에서 군복무 중이다. 홀로 동생을 돌봐야 하는 은정은 겨우 15살이다.

한창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야 할 나이지만 은정은 소녀 가장이 됐다. 집안일을 하느라 학업 성적마저 떨어졌다. 이웃집 언니인 정아는 매일 은정의 집을 찾아가 이들을 친동생처럼 보살피지만, 자존심 강한 은정은 정아를 불편해한다. 은정의 홀대에도 끝까지 이들을 보살핀 정아의 노력은 강선 지역 노동당 책임 비서인 김송학에게 알려진다.

사회주의 체제답게 노동당 비서는 굶어 죽는 주민이 없어야 한다며 은정의 가족을 돕기로 한다. 김송학은 목수 아저씨 행세를 하며 은정의 집을 찾아가 문 손잡이를 고쳐주는 등 남매를 돌본다. 자존심 강한 은정도 정아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정아의 선행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귀에도 들어가 ‘처녀 어머니’라는 칭호를 받게 된다.

이 영화에는 북한 사회의 최근 모습이 담겨 있다. 영화 중간 ‘원수님’, ‘아버지’ 등의 대사로 체제를 선전하는 이미지를 주기는 하지만 가족애가 갖는 북한 사회의 독특한 의미를 전한다.

필자가 만난 관객들은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관객들은 박수로 화답했고, 실향민으로 보이는 어떤 이는 옆 사람에게 북한 마을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가족들과 영화관을 찾은 정수현(33) 씨는 “대부분 북한 영화는 체제를 선전하거나, 권력자를 찬양하는 내용이 많은 것 같았다.”면서도 “인물 간 갈등과 촬영 기법 등 기술적인 부분은 우리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영화가 남한에도 많이 보급돼 상호 체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창구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영화교류로 통일 준비해야

북한 영화 ‘우리집 이야기’ 티켓.
북한 영화 ‘우리집 이야기’ 티켓.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전후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준공 등 남북한에는 다방면의 교류가 있었다. 영화도 예외가 아니다. 2003년 ‘남북영화교류추진특별위원회’가 만들어져 남북한 영화인은 상호 다양한 교류협력 방안을 제안하고 실행한 바 있다.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영화계도 먹구름이 피었지만, 올해부터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5일, 11명으로 구성한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과거 특위의 사업계획과 그간 진행된 내용을 공유한 뒤 실질적인 교류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강원영상위원회는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는 내년 6월, 강원도 평창을 비롯해 강릉, 북한 금강산 일원에서 평창남북평화영화제를 개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통일은 정치, 경제 통합만으로 이룰 수 없다. 이질감이 덜한 문화교류로 서로에 대한 차이를 극복하고, 소통의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적 가치와 일상을 담아내는 영화는 남북의 동질성을 되찾는 감초 역할을 해낼 것이다. 북한의 현실을 하나씩 알아가는 노력도 통일의 한 방법이라고 볼 때, 남북영화교류가 진정성 있는 통일의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최종환 jhlove24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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