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앞둔 마음만큼 들고 가는 짐도 무거웠다. 가방을 끌며 택시를 타고 국립중앙의료원으로 향했다. “손님은 왜 큰 대학병원 놔두고 여기로 가세요?”
택시기사가 의아한 듯 물었지만, 담당의를 따라갔다는 세세한 말까지 할 필요는 없을 거 같아 짧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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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 안으로 보이는 문까지 걸어가는 짧은 시간,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
당시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선택하기 전, 다른 환자가 인터넷에 올린 글들을 수없이 읽었다. 큰 병원에서 수술한 후, 더 있고 싶었지만 입원실이 부족해 퇴원을 했다는 의견을 보고 바로 마음을 굳혔다. 국립의료원은 우려했던 것보다 쾌적했다. 공공병원이라 민간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조용한 1인실을 선택할 수 있었고, 그만큼 입원 기간도 여유로웠다.
더욱이 공공병원이 아니었다면 그냥 두지 않았을 법한 넓은 복도와 공간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그 장점은 수술 경과에도 큰 도움이 됐고, 특히 비용 걱정을 덜면서 쌓였던 피로를 맘껏 풀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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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좋은 시설로 쾌적한 국립중앙의료원 내부. |
공공보건의료가 발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더불어 11월 26일에는 각 국립병원, 지방의료원 및 관계자 1천여 명이 모여 ‘제1회 공공의료 페스티벌’을 열었다.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은 필수 의료서비스의 지역격차 해소 및 공공보건의료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4대 분야, 12대 과제를 갖고 있다. 공공의료의 새로운 방향성과 비전을 공유하고 국립중앙의료원을 필수의료 국가중앙센터로 기능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공공의료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보건의료서비스다. |
얼마 전, 때마침 최초 환자안심병원이라고 알려진 서울의료원에 가게 됐다. 사실 입원 후, 개인적으로는 공공병원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주위에서 생각하는 공공의료에 대한 관점은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병원을 별로 이용하지 않는 필자 친구들은 공공의료기관하면 여전히 취약계층이 가는 곳, 낡고 비좁고 섬세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런 선입관은 병원 앞에 도착하면서 바로 달라질 것 같다. 비단 크고 새로운 시설뿐이 아니다. 곳곳에 환자의 안정을 도모한 조형물과 배려 깊은 서비스 등이 세세하게 느껴진다.
복도가 넓고 조용한 서울의료원. |
서울의료원은 보호자나 간병인이 지키지 않아도 간호사와 전문 의료인이 환자를 책임지고 돌보는 병원, 즉 국내 최초 환자안심병원이라는 특징에서도 더욱 훈훈함이 풍긴다. 또한 병원 안에서 협업을 기획하는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신선했다.
서울의료원은 디자인을 고려해 환자 휴게공간 등도 배치했다. |
이런 점이 평가에서도 나타난 걸까. 지난 11월 26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에서 서울의료원은 1위를 차지했다.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는 매년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에 따라 전국 공공의료기관 39곳을 대상으로 ▲ 양질의 의료 ▲ 합리적 운영 ▲ 공익적 보건의료서비스 ▲ 책임 운영 항목을 평가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다.
가는 길도 휠체어를 이용하기 좋게 넓게 만든 서울의료원. |
그렇다면 이곳 담당자가 보는 공공의료는 무엇이고 어떻게 발전해야할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서울의료원 한순웅 사무국장(서울의료원 발전협력총괄 소속)에게 질문을 던졌다.
“전반적인 활동과 효율적인 운영이 향상돼 보건복지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공공병원이 가질 수 있는 특징이자 장점은 수익성보다 공공성을 생각할 수 있는 점이니까요. 불필요한 검사와 진료를 줄여 합리적인 비용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서울의료원에서는 환자 침대 위에 지켜야 할 수칙들과 의료진 등을 알아보기 쉽게 붙어놨다. |
공공의료가 무엇인가를 묻는 필자의 질문에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공공병원은 국민이 주인이 되니까 공공의료 활동을 기본적으로 수행해야겠지요. 또한 재난 대처를 위한 사회보장 기능같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 병원에도 합리적 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이제는 공공의료가 단지 병원 차원에서 끝나선 안된다고 봅니다. 취약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건강을 연구하고 방안을 만드는 연구소가 되고자 합니다. 모든 국민이 건강해지는 방법을 구현하도록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여러 프로젝트를 고려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버스 운전기사에게 응급처치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장애인 여성을 위한 출산클리닉을 별도로 운영하는 일 같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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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 내부에 환자 편의시설이 놓여있어 이용하기 쉽다 . |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금 병원을 둘러봤다. 공공의료가 필자 눈으로 직접 본 병원 내부, 안전한 서비스, 물리시설 등을 포함해 국민 건강과 마음까지 헤아리는 곳으로 거듭나면 좋겠다. 합리적인 비용에 혁신적인 아이디어, 훈훈한 마음까지 함께 해준다면 이용자에게 부담의 무게는 그만큼 가벼워지지 않을까.
몇 년 전 긴장을 가득 안고 간 공공병원, 막상 이용해보니 안심을 주었다. 이후 다시 방문한 공공병원은 안심을 넘어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앞으로의 공공병원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화될까. 무척 궁금하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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