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옛 지명인 한양에 동서남북으로 통하는 사대문이 있듯 조선의 정궁이었던 경복궁에도 사대문이 있다. 동쪽 건춘문, 서쪽 영추문, 남쪽 광화문, 북쪽 신무문이다. 경복궁 사대문은 해가 뜨는 동쪽에서 봄을, 해가 지는 서쪽에서 가을을, 남쪽에서 문물을 받아들이고, 북쪽에서 침입하는 적을 현무가 지킨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세종대왕이 경복궁 사대문의 이름을 지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1398년(태조 7년) 8월 밤에 태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인 방원이 사병들과 영추문을 부수고 경복궁으로 기습 잠입했다. 이때 태조는 몸이 아파서 병석에 누워 있었다. 방원은 아버지 태조의 세자 책봉에 불만을 품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방원은 세자였던 방석과 방석을 따르던 무리들을 처단했다. 이 사건을 ‘제1차 왕자의 난’이라고 한다.
1894년 음력 6월 21일 새벽, 일본군이 영추문을 부수고 경복궁을 습격했다. 동학농민군 진압을 위해 조선 왕실이 청나라에 군대를 요청하자 청군과 함께 일본군도 국내에 들어와 있었다. 일본군은 경복궁으로 쳐들어와서 고종에게 칼을 겨누었다. 이 사건은 1년 뒤 명성황후 시해사건으로 이어진다. 이를 ‘경복궁 습격사건’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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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서문 영추문이 43년 만에 열렸다. |
이렇듯 경복궁 서쪽에 있는 영추문은 조선 왕실을 위협하는 커다란 역사적 사건과 관련이 있었다. 이 영추문은 지난 43년간 굳게 닫혀 있었다. 2018년 12월 6일, 마침내 경복궁 영추문이 열렸다.
개방일인 12월 6일(목) 오전 11시 ‘만백성의 출입을 허(許)하다’ 라는 제목으로 ‘영추문 개방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필자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둘러 영추문으로 갔다. 기념식이 시작되기 전 영추문 밖에 수문장들이 대기하고 있고, 많은 시민들이 영추문 앞으로 모여들었다.
무대 위에서 사회를 맡은 국악인 오정해. |
영추문 안쪽으로 무대와 객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준비했을 광경이 그려진다. 무대 한쪽에 TV에서 보았던 낯익은 얼굴이 한복 차림으로 서 있다. 사회를 맡은 국악인 오정해다.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기념식, 영추문 주변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개문 의식, 축하 공연 등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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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 및 식후 공연. |
사회자 오정해는 “오늘 경사스런 날이라 그런지, 어젯밤 눈도 내렸는데, 오늘은 햇빛이 반겨주는 화사한 날이다” 라면서 첫 말문을 열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미세먼지로 뿌옇던 하늘이 오늘따라 맑아서 햇살이 따스하다.
1359년 태조 4년 경복궁을 지으면서 영추문도 세워졌다. 1426년 세종 8년 경복궁 서쪽의 문을 영추문이라 이름 지었다. 1592년 선조 25년 임진왜란 당시 경복궁이 화재로 소실될 때 영추문도 소실됐다. 1865년 고종 2년 흥선대원군에 의해 경복궁을 다시 지을 때 영추문도 재건됐다.
일제강점기 1926년 일제가 전차 노선을 부설하면서 주변 석축이 붕괴될 때 같이 철거됐다. 1975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된 후에도 그 문은 닫혀 있었다. 2018년 12월 6일 오늘, 복원된 지 43년 만에 영추문이 개방됐다.
문화재청 정재숙 청장은 “문이 열린다. 마음이 시원해진다.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영추문을 열게돼 더욱 뜻깊다. 경복궁 영추문은 조선시대 문무백관들이 주로 출입했던 문이다. 이제 경복궁을 출입하는 문이 남쪽의 광화문, 북쪽의 신무문, 동쪽의 국립민속박물관 출입문에 이어 서쪽의 영추문까지 네 곳이 되어 사통(四通)이 됐다” 라며 영추문 전면 개방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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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문 행사. |
영추문이 열리자 바깥에 대기하고 있었던 주민들이 수문장의 안내에 따라 입장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누구나 영추문을 드나들 수 있다. 감격스런 순간이다.
경복궁관리소 홍재석 주무관은 영추문이 43년 동안 개방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1975년 영추문이 지금 모습대로 복원됐다. 당시 경복궁 내 중앙청으로 쓰였던 구 조선총독부 건물이 있었고, 영추문 주변에 정부기관들이 많아서 출입이 어려웠다. 경복궁 내 수도경비사령부 30경비단이 주둔하고 있어서 전면 개방이 어려웠다. 그동안 종로구와 종로구민들의 지속적인 개방 요청이 있었다” 라고 설명했다.
영추문을 개방하면서 동서남북 모든 곳에서 경복궁을 출입할 수 있어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영추문은 경복궁의 다른 출입문 출입 시간과 입장료(3000원)를 똑같이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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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사대문이 열린 모습.(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동서남북의 문) |
기념행사가 끝난 뒤 경복궁 담벼락을 따라 북쪽으로 걸었다. 겨울을 맞이하는 나무들이 이파리를 떨구고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었다. 북쪽의 신무문, 동쪽의 국립민속박물관 출입문, 남쪽의 광화문, 다시 서쪽의 영추문에 이르기까지 동서남북 사방으로 트인 문을 바라보았다. 문으로 자유롭게 드나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역시 문은 열려 있어야 그 역할에 충실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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