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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제, 부모님껜 제2의 신혼

[주 52시간 근무제가 바꾼 일상 ③] 부모님 두 분 첫 해외여행… 출근 늦고 퇴근 빨라져 삶에 ‘쉼표’

2019.04.22 정책기자 조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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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출신으로 서울에서 살아남기 위해 계속 달려왔던 부모님. 부모님에게 ‘휴식’은 없었습니다. 쉬는 순간 뒤처지는 사회 속에서, 부모님은 ‘치타’처럼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동생이 태어나고 1년 뒤 터진 IMF 때도 부모님은 아침 7시면 출근했습니다.

경제위기였던 2008년에는 부모님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회사 일에 바빴습니다. 늦은 밤에 들어와 새벽에 나갔는데, 그럴 때마다 부모님은 “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토요일까지 출근해 쉴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이 유일하게 쉴 수 있었던 날을 일요일. 그마저도 집안일 때문에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주52시간제 계도기간이 끝난 1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 모니터에 PC오프제 안내문이 떠있다.
주52시간제 계도기간이 끝난 1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 모니터에 PC오프제 안내문이 떠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어느샌가 부모님이 무기력해져 갔습니다. 특히 집안일까지 맡았던 어머니는 피로감을 호소했습니다. 영원한 ‘슈퍼우먼’인 줄 알았던 어머니. 어쩌면 어머니는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을 앓았는지도 모릅니다.

과도한 업무로 스트레스가 막심했던 어머니. ‘휴식’은 꿈도 꾸지 못했던 어머니의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토요일 회사로 출근했던 어머니가 친구들을 만나러 나갑니다. 또 스크린 골프를 치며 운동도 합니다. 갑자기 바뀐 어머니의 삶이 궁금해 “출근 안해요?” 라고 물으니 어머니는 웃으며 이렇게 답했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라 이제 안나간다.”

지난 3월 31일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계도기간이 끝남에 따라 어머니 회사도 4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했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이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한 근로제를 말합니다. 일주일에 최대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 밖에 근무할 수 없습니다. 만약 이를 위반한다면, 사업주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 받습니다.

토요일에 출근하지 않는 어머니는 여가를 즐깁니다.
토요일에 출근하지 않는 어머니는 여가를 즐깁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어머니 회사와 어머니의 삶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먼저 토요일 근무가 사라졌습니다. 전에 토요일에도 오후 3시까지 근무했던 어머니는 4월부터 토요일에 출근하지 않습니다.

8시였던 출근 시간이 9시로 변경됐습니다. 따라서 월요일에 진행하는 주간회의도 10시로 옮겨졌습니다. 퇴근 시간은 그대로지만 ‘야근’이 조정됐습니다. 딱히 시간을 설정하지 않았던 야근도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최대 8시까지로 정해졌습니다. 하루에 2시간만 초과근무가 가능하도록 설정했습니다. 현재 어머니 회사는 52시간을 넘기면 자동으로 컴퓨터가 꺼집니다.

덕분에 어머니는 퇴근 후 집 앞 마트에서 아버지를 만납니다. 아버지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작년부터 오후 6시면 퇴근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와 함께 장을 보고, 집에서 동생과 저녁을 먹습니다.

예전에는 퇴근 후 밤 10시를 넘겨 저녁을 먹을 때가 많았지만, 지금은 늦어도 저녁 8시면 충분합니다. ‘저녁이 있는 삶’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서울 관악구 사보이바에서 퇴근한 직장인들이 스윙댄스를 추고 있다. 2018년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주당 법정 노동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 됐다. 직장인들에게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워라밸’이 확산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금요일 저녁에는 영화관 데이트도 합니다. 그동안 시간에 쫓긴 탓에 좋아하는 영화를 맘껏 보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넉넉하게 영화도 보고, 외식까지 하고 옵니다. 5월에는 야구장도 간다고 합니다. 토요일엔 취미로 스크린 골프를 치거나 인근 청계산에 보리밥을 먹으러 가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부모님 두 분이서만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동안 각자 회사일 때문에 갈 수 없었는데, 시행 직후 보란듯이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어머니에게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몸소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난 부모님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난 부모님.
 

그동안 부모님은 서로 바빠 두 분 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부모님은 마치 신혼부부처럼 이곳저곳 누비고 다닙니다. 최근에는 여행지를 고르며 벌써부터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부모님에게 제2의 신혼을 선물했습니다. 부모님이 꿈꿨던 ‘쉼표’, 휴식이 있는 삶은 바로 지금, 주 52시간 근무제가 아닐까요?



조송연
정책기자단|조송연
6464778@naver.com
문화로 행복을 빚습니다. 문화로 삶을 보다 행복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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