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세대인 나는 물건을 살 때 아직까지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편하다. 현금은 진짜 돈을 쓴다는 느낌이 들어 좋고, 신용카드는 연말정산 소득공제 때문에 사용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세상은 ‘페이(Pay)’ 라는 간편결제 시스템으로 변해 갔지만 거부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사용해보지 않았던 페이에 한 번 도전해봤다. 제로페이가 5월 2일부터 전국 4만3000여 편의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다. 최근에 급속도로 모바일 페이가 확산되는 것을 보며 사용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위기감(?)과 ‘제로페이=착한페이’ 라는 느낌도 작용했다.
5월 2일부터 편의점서 제로페이 사용이 가능하다.(출처=제로페이 인스타그램) |
제로페이는 카드나 현금 필요 없이 스마트폰 앱으로 결제를 하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구매금액이 이체되는 방식이다.
연 매출 8억 원 이하의 소상공인들에게는 수수료가 0%여서 사실상 카드 수수료를 없앤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사업주는 POS를 통해 제로페이 매출정보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어 사용 안 할 이유가 없겠다.
제로페이 사용방법 |
제로페이를 사용하려면 먼저 스마트폰에서 자신의 주거래 은행 앱을 먼저 설치해야 한다. 내 주거래 은행인 국민은행 리브 앱을 다운받아 설치하고 개인 인증을 거쳐 연결계좌까지 등록을 마치니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각 은행 앱 뿐만 아니라 페이코라든지, 네이버페이 등을 통해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청평면에서 '제로페이'를 검색하니 모든 편의점에 사용 가능하다고 검색이 된다 |
제로페이를 사용하기 위해 네이버 지도 앱에서 ‘제로페이’를 검색어로 치고 ‘현위치에서 검색’을 했더니 내가 살고 있는 청평면에도 제로페이를 받는 편의점, 음식점 등 가맹점 리스트가 검색이 된다.
2018년 12월 시범 도입된 것으로 아는데 6개월 만에 면 단위 시골까지 제로페이 가맹점이 이토록 많아졌다니 꽤나 빨리 정착됐다는 느낌이 든다.
전국의 모든 편의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가장 가까운 이마트 편의점을 찾아 건전지를 사고 제로페이로 결제를 시도했다.
스마트폰에 있는 은행 앱을 실행시키고 ‘QR촬영’를 클릭했더니 QR코드가 생성됐다. 이 QR코드를 편의점 POS로 찍자 정말 편리하게 결제가 됐다. 신기했다.
앱을 실행하고 생성된 바코드를 POS로 찍으면 바로 결제가 된다 |
편의점 점주에게 제로페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소상공인들에게 카드 수수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수수료를 낮춰 준다고 하는데 싫어할 점주가 어디 있겠냐? 휴대전화로 입출금이 바로 확인돼 사용이 아주 편리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껌을 사고 제로페이 결제를 요청했더니 점주가 “제로페이 너무 편하고 좋다!” 라며 반긴다. 역시 순식간에 결제가 됐다. 마지막으로 GS25를 찾아 생수를 사고 제로페이 결제를 요청했더니 점주는 “수수료가 없는 정말 착한페이여서 소상공인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 편의점 3군데 모두 즉시 결제가 돼 신기했다 |
작년 시범 도입된 제로페이는 스마트폰으로 가맹점 QR코드를 찍고 결제금액을 입력하는 방식이라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금 제로페이는 앱을 통해 생성되는 QR코드나 바코드를 판매자가 리더기로 인식하면 결제금액이 내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이체되는 편리한 방식이다.
제로페이의 가장 큰 장점은 엄청난 소득공제율이다. 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은 30%, 신용카드는 15%인 반면에 제로페이는 4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제로페이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결제서비스도 확대된다. 오는 7월부터는 3대 배달 앱(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도 결제가 되고, 범칙금 및 공공요금 납부도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정말 간편하게 제로페이 결제를 할 수 있었다. |
NFC(근거리 무선통신 방식) 결제방식도 개발, 7월부터 택시에 우선 도입하고 버스, 철도 등 대중교통 결제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온라인 쇼핑몰 결제수단으로도 제로페이를 쓸 수 있도록 협의가 진행중이라고 한다.
현재는 25개 휴게소에서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와 KTX역사에서도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하게 된다.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는 공공시설에서 제로페이로 결제시 이용료 할인 등을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인데 특히 서울시의 경우엔 시설별로 올 연말까지 5~30%까지 할인을 제공할 계획이다.
신용카드가 처음 도입 됐을 때 정착에 몇 년이 걸렸는데 제로페이 마크가 부착된 가게가 많이 늘어나는 것을 봐서 훨씬 빠른 속도로 정착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제로페이가 우리 생활의 일부로 자리를 잡아 국민페이가 되길 응원한다. 5060세대에겐 어렵게 느껴졌던 제로페이 결제에 성공했더니 얼리어답터가 된 듯 자신감이 마구마구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