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발생, 상황 발생’

조용하던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비상상황을 가정하고 시행한 2019 을지태극연습 현장이 분주해졌다. 을지태극연습은 전시와 대형재난사고 대비 역량 강화를 위해 민·관·군이 함께하는 국가위기관리 종합훈련으로 기존 을지연습과 한국군 단독연습인 태극연습을 대체해 올해부터 실시하는 연합훈련이다.

지진에 따른 사업장 화재 발생 상황을 가정해 인근 소방서에서 현장에 출동해있다.

기존 을지연습이 전시 대비에 집중했다면 이번 을지태극연습은 다양한 위기에 대응하는 통합연습이라는 것이 특징으로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27~28일간 진행되는 제1부 국가위기대응연습은 예상치 못한 대규모 재난에 대비한 위기대응연습으로 민·관·군이 참여하는 합동훈련이고, 제2부 전시대비연습은 28~30일간 국지 도발에 대비한 통합방위훈련과 전시상황을 대비한 훈련이다.

소방구조 구급대와 민간병원, 군이 참여하는 대규모 후송작업을 연습했다.

28일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는 환경부와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한강유역환경청이 주관하는 1부 국가위기대응연습이 진행됐다. 이날 훈련은 대규모 지진·화재·화학 복합사고를 가정한 민·관·군 합동 훈련으로 진도 6.9의 강진이 발생한 상황에서 사업장 일부가 붕괴되고 실란가스가 누출, 폭발한 상황을 가정했다.

헬기를 이용한 연습. 붕괴된 건물에 매몰된 피해자를 헬기를 이용해 후송하는 연습이 진행됐다.

훈련은 화학사고 대응팀의 화재진화, 부상자 구조와 함께 바람을 타고 확산된 화학물질을 확인해 지역 주민을 대피시키고 외부로 유출된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전반부와 지진으로 붕괴된 공장에 매몰된 근로자를 전문 구조팀이 투입돼 구조, 항공 후송하는 후반부로 나누어 진행됐다.

건물 진입을 위해 이동하는 특수임무 부대원들. 이번 파주에서 진행된 을지태극연습은 다양한 특수장비와 특수임무사령부가 참여했다.

파주에서 진행된 합동훈련은 지역 군부대를 비롯해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특수전사령부와 같은 특수임무사령부와 경기도, 파주시 등 다수의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훈련이었으며 다양한 특수장비가 대규모로 동원돼 실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노력했다.

특히 드론을 활용해 상황을 확인하고 헬기에 원거리 측정장비를 설치해 화학물질의 이동 경로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구조대 진입이 어려운 곳에 투입된 무인이동로봇 탈론의 활약도 함께 볼 수 있었다.

훈련 종료 후 중앙에 모인 훈련 참가자들.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도 안전하고 완벽한 대응태세를 연습했다.

훈련을 주관했던 한강유역환경청 최종원 청장은 “최악의 사고상황을 가정한 복합사고 대응훈련을 통해 민·관·군 간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강화하였으며, 실제 사고 발생 시 인명 및 환경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의 지자체에서도 지역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고를 가정하여 을지태극연습을 진행했다. 지방자치단체별 상황실을 설치한 시·군·구는 27일 지진 발생 상황을 가정한 연습을 수행하며 통합대응 훈련을 전개했으며 단계별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수원시는 30일 수원 SK 아트리움에서 다중이용시설 테러·화재 발생에 대한 합동훈련을 할 예정이다.

수원시청 별관에 마련된 을지태극연습 종합상황실.

이번 2019 을지태극연습은 정부 주도로 시행하는 훈련이지만 국민의 참여와 협조를 요구한다. 기존 화재와 지진과 같은 1차원적인 훈련을 넘어 내가 거주하는, 혹은 근무하는 지역에서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해 일어나는 만큼 사전 대피 동선을 미리 파악하고 대처 능력을 학습할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정책기자단|이정혁
jhlee43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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