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10월 27일,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라 할 수 있는 ‘의리적 구토’가 상영됐다. 영화는 한국 최초의 영화관 단성사에서 처음 공개됐다. 그리고 올해, 한국 영화가 100주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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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10월 27일 한국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토’가 개봉했다. 사진은 ‘매일신보’ 1919년 10월 28일자 ‘의리적 구토’ 개봉 광고.(출처=위키백과) |
한국 영화는 격랑의 역사와 함께 했다. 6.25전쟁을 넘어 군사정권 시대, 민주화의 역사를 함께한 한국 영화는 그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함께 울기도, 웃기도 했다.
6.25전쟁 전후로 많은 영화인들이 월북을 하거나 납북으로 끌려가기도 했으며, 군사정권 시대에는 검열로 영화 시장이 위축되기도 했다. 굴곡 많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탈도 많았던 한국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나름의 방식대로 꽃을 피워나갔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그동안 응축해왔던 잠재력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쉬리’(1999), ‘공동경비구역 JSA’(2000), ‘친구’(2001), ‘조폭마누라’(2002), ‘살인의 추억’(2003), ‘실미도’(2003), ‘태극기 휘날리며’(2004) 등 초특급 히트작들이 매년 배출됐으며, 칸 국제영화제에서 ‘취화선’(2002)으로 임권택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고,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가 심사위원대상을 받는 등 해외에서도 그 위상을 높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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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포스터.(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그런던 5월 26일 영화의 고장 프랑스 ‘칸’에서 짜릿한 소식 하나가 날아왔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 영화제 최고상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관객으로서 함께 한국 영화를 지켜왔던 우리 국민들에게 이 소식은 큰 선물이나 다름없었다.
2000년 이후 수많은 1000만 영화를 만든 한국 영화 뒤에는 감독, 스태프, 배우 등 영화인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한국 영화를 보기위해 극장을 찾아준 관객들의 공로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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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연령층의 정책기자들이 영화 ‘기생충’을 보기 위해 신촌 CGV로 모였다. 요즘 유행하는 기생충 포스터 패러디도 해보았다. |
그래서 전, 현직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은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아 신촌 CGV에 모여 영화 ‘기생충’을 함께 관람하기로 했다. 60대, 30대, 20대들의 각기 다른 영화에 대한 감상과 ‘황금종려상’의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전직 이혁진, 조수연 정책기자, 그리고 현 남혁진 정책기자가 함께 했다.
영화를 관람한 뒤 우리는 영화에 대한 소감을 나누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먼저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을 나눠보았다.
영화를 관람한 뒤 정책기자들은 도란도란 모여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봤다. |
남가희 영화는 어땠어요? 아까 영화보고 나오는데 어떤 분은 전형적인 한국식 소설 같다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전형적인 한국인들의 꿈을 잘 투영한 영화같다고 생각했어요. 불편하게 보이지만 결국에는 다들 한번은 꾸는 꿈 같다 생각했거든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선생님은 어떠셨나요?
이혁진 영화를 보고나니 사람을 기생충이나 바퀴벌레와 같이 표현한게 굉장히 획기적이다 생각했어요. 우리가 살아가다보면 어려운 사람들이 돌파할 수 있는 방법 중에서 가장 쉬운 방법이 남한테 의지하는 건데 그런 것들을 영화에서는 가족 안에서 풀어가고 있단 말이죠. 그런데 억지 설정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의외로 굉장히 많아요. 우스워 보이는 이 이야기가 굉장히 현실적이란 소리죠. 주변에 취업 프로그램이나 복지 프로그램 같은 정보도 가족을 통해 듣고 취업하는 경우도 많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영화가 그런 부분에서도 굉장히 잘 풀어냈다 생각했어요.
남가희 영화를 본지 2년이나 됐다는 조수연 기자는 어땠는지? 2년 만에 영화를 본 소감은?
조수연 저는 사실 러닝타임이 긴 영화를 잘 안 봐요. 러닝타임이 길면 지루하기도 하고 그래서 잘 안보는데 이 ‘기생충’은 끝나고 나니 ‘벌써 끝났어?’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만큼 몰입도가 굉장히 높다는 거죠. 한 번 더 봐도 될 정도로 몰입감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강력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영화의 엔딩에 대한 다양한 해석도 내놓았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그 내용을 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 영화의 결말이 집, 돈 등 20대, 30대, 60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경험들을 잘 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뜻 깊은 시간이었다. ‘무계획이 가장 좋은 계획’ 이라는 극중 대사처럼 아무리 계획하고 계획해도 나아지지 않는 서민들의 삶을 표현한 대사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다.
남혁진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수석’을 계속 활용하는데 이 수석을 통해서 허황된 꿈, 미련 등을 표현한 게 정말 잘 짜여진 연출이다 라고 느끼게 해줬던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 활용하는 소품들이 가지는 의미를 보면서 그 촘촘한 디테일에 놀랐습니다.
기자들은 영화에 대해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
남가희 저 같은 경우에도 봉준호 감독이 ‘집’이라는 소재를 택하고 이를 대비시킨 점이 굉장히 한국적인 정서를 잘 담고 있고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생각했는데요. 사실 ‘집’이라는 게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있어서 의미가 남다르잖아요. 취업 다음에 집 마련이 꿈이 되어버린 세상이니까요. 집에 유독 애착을 느끼는 건 우리나라 사람들만의 두드러진 특성이기도 하구요. 당장 20대 중반인 저 만해도 원룸에 살면서 ‘내 집’ 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내 집 마련’이 꿈이 되기 시작했거든요. 어쨌든 이렇게 사람들의 욕망의 대상인 ‘집’을 통해서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 모순을 잘 보여준 것 같고, 어쩌면 이런 면이 국제영화제에서 통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장 한국적인 욕망을 토대로 전 세계인이 공감하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풀어냈으니까요. ‘왜 집이라는 것에 집착하지?’ 싶지만 결국 외국인들도 그들이 자본주의에서 느끼는 어떤 감정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영화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 한국 영화 100주년에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이혁진 사실 한국 영화 100주년이라서 ‘황금종려상’이 의미가 있는 건지, 이 ‘황금종려상’이라는 상이 한국 영화 100주년에 의미를 더해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 영화가 굉장히 세게적인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생각해요. K-팝도 대세이지만 이제 한국 영화도 전 세계인들이 즐기고 사랑하게 되지 않았나를 새삼 느끼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남혁진 저도 그 부분에 있어서 공감을 하고, 이 영화에 중간중간 상징적으로 사용됐던 가장 한국적인 집이나 미국에 기원을 둔 인디언과 같은 소재들이 적절하게 뒤섞여서 더 외국인들에게 충격적인 연출로 다가왔던 것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서 앞으로의 100년은 어떻게 나아가야할 필요가 있는지 그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
남가희 그렇다면 이런 영화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어떤 것들이 뒷받침되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올해가 한국 영화 100주년인데 더 나아가 앞으로의 100주년을 준비하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개선되어야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조수연 대학교 1학년 때 영화에 관한 수업을 한 번 들은 적이 있었어요. 그때 교수님이 해준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요. 대한민국의 영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1000만 영화도 좋지만 100만, 200만, 300만 같은 영화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우리나라 영화에서 1000만 영화가 탄생하는 순간 많은 영화사들은 그런 흥행공식을 따르려고만 할 테고 그러면 영화에는 발전이 없기 때문에 우리 영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워낭소리’ 라던지, ‘화려한 휴가’ 같은 다양한 장르와 시나리오를 아우르는 100만, 200만, 300만의 영화들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 굉장히 공감했고 우리 관객들이 이런 영화에 더 많이 관심을 가져서 감독들이 좀 더 위험부담을 줄이고 더 다양한 영화를 만들 수 환경을 조성해야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저는 이번 ‘기생충’ 이라는 영화가 우리 영화의 장르 다양화에 굉장히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혁진 사실 이번 ‘기생충’ 영화가 ‘영상물 등급’ 관련해서 굉장히 이야기가 많았어요. 다들 아시다시피 영화보고 나온 사람들 사이에서 ‘시계방향’ 이런 대사가 화제가 되기도 했거든요. 댓글에도 보면 ‘아이들이랑 같이 봐서 민망했다’ 류의 댓글도 많이 달렸어요. 그래서 ‘저는 도대체 어떻길래…’ 라는 심정으로 영화를 봤는데요. 마침 제가 지금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영상물 등급 관련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문제가 될 만한 장면이 나오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논란이 될만한 장면도 그 장면대로 굉장히 예술적으로 의미가 있는 장면이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너무 많은 논란이 되고 하다보니까 저는 오히려 우려가 되더라구요. 자칫 너무 많은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고 재단하려고 한다면 어느 감독도 이러한 시도를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이번 영화 ‘기생충’을 통해서도 느꼈지만 단순히 “‘성행위’가 나왔어!” 라던가 “너무 잔인해!”가 아니라 작품 자체의 의미, 그 장면의 의미를 통틀어서 이해하고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관객들의 태도와 영상물 등급에 관한 이해도가 한국 영화 발전에 굉장히 필요하지 않나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남가희 이 말을 하다 보니 저도 하나 떠오른 것이 있는데, 대학교 2학년 때 저희 학교에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이사장이 와서 했던 강연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그때 김 이사장은 한국 영화는 스크린 쿼터제 등을 통해서 한국 영화인들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성장했다고 말했는데요. 영화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그 말처럼 한국 영화가 앞으로 더 많은 제2, 제3의 ‘기생충’ 같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정치적 탄압과 검열 없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려는 문화가 더욱 형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관객들이 한국 영화를 보기위해 극장을 찾기를 바라본다. |
이렇게 영화 ‘기생충’을 통한 세대 공감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영화 하나로 세대, 연령, 성별 상관없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라는 것이 우리 사회의 소통을 진작시키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영화인과 관객 모두가 이번 ‘한국 영화 100주년’을 계기로 지난 100주년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이를 교훈 삼아 더 나은 100주년을 만들어나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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