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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보다가 대뜸 된장찌개를… 콘텐츠의 힘!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 발표회 현장 취재기

2019.09.20 정책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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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를 끓여 치즈를 만들고, 상추와 깻잎을 따 겉절이를 한다. ‘삼시세끼’다. 치즈 만드는 것 따위 간단해 보였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노동으로 시작해 세 차례의 끼니를 장만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대뜸 의욕이 생겼다. 된장을 퍼 찌개를 끓이고, 냉동실에 있던 고사리를 삶아 나물을 무쳤다. 손가락 하나로 불을 켤 수 있는 환경에서 못 할 게 뭐 있나 싶은 거다. 방송의 힘이었다. 

깊은 산골에서 그저 하루 세 끼 밥을 해 먹는다. 이 원초적이고 지루한 얘기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나영석PD가 만들어 내는 콘텐츠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작은 힐링을 만들어 낸다. 그 모습이 세련되지 않아도 깊고 구수하다. 그 매력이 사람들을 끌어당겼다. 

‘콘텐츠 3대 혁신발표’가 있었던 홍릉 콘텐츠인재캠퍼스 내 콘텐츠 문화광장
‘콘텐츠 3대 혁신전략’ 발표가 있었던 홍릉 콘텐츠인재캠퍼스 내 콘텐츠문화광장.


‘내용물’을 뜻하는 콘텐츠. 그 단어가 품고 있는 음악이나 애니메이션, 영화 등은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다. 문화를 실어 나르는 콘텐츠가 일으키는 파급력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한류가 시작된 드라마 ‘겨울연가’부터 세계 속 한류의 새로운 역사를 쓴 K팝이 탄생했으니 말이다. 이에 정부가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을 발표하며 힘을 보탰다. 

뽀로로, 크롱, 에디 등 한국이 나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모습
뽀로로, 크롱, 에디 등 한국이 나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모습.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자격으로 지난 9월 17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 콘텐츠인재캠퍼스를 찾았다. 한 시간 전에 도착한 그곳엔 이미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전시장에는 ‘메이디 인 코리아’산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자리했고, 해외수출 콘텐츠와 증강현실, AR, 가상현실, VR 등 실감콘텐츠, 한류연계 소비재 수출 성과로 구성된 전시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대한민국 콘텐츠, 빛이 되다’를 주제로 배우 여진구와 최희 아나운서가 진행자로 등장했다. 콘텐츠산업의 역사와 미래를 현대무용과 결합한 식전 영상에 이어 증강현실 캐릭터 ‘아뽀키’의 소개로 발표회의 문을 열었다. 이어 나영석PD가 무대 위로 올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 콘텐츠가 나아갈 길에 대해 발표했다.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에서 빛을 발하는 제품들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에서 빛을 발하는 제품들.


“망할까봐 두려워 시도하지 못하는 창작자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시작한 나PD는 “실패의 경험을 과감히 누릴 수 있게 재정적 지원이나 투자가 원활해 질 수 있도록 배려해 주길, 작은 제작사나 젊은 창작자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그의 진심이 마이크를 타고 전해졌다. 

이어 “창작과 소비의 환경이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좋아하는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실컷 만들고, 그 콘텐츠가 국내를 넘어서 지구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기 바란다”며 우리가 자유롭게 상상하고 제약 없이 시도하고 실패하더라도 북돋워 줄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삼시세끼’ 시리즈부터 ‘윤식당’, ‘꽃보다 할배’까지 그가 만든 예능을 신나게 소비하는 대중으로 그의 사소하고 특별한 상상력에 형체를 담아 늘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시장 내부 모습
전시장 내부 모습.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가 만든 콘텐츠가 세계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했다. “외국 정상을 만날 때마다 늘 등장하는 대화 소재가 케이팝(K-POP)과 케이 드라마였다. 방문하는 나라마다 우리 노래를 따라 부르고 우리 게임과 웹툰, 캐릭터, 드라마와 영화를 즐기는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우리 콘텐츠를 즐기며 삶의 희망을 키우는 세계의 청소년들을 보면서 자랑스러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아이돌과 함께 소비되는 인기 있는 화장품
아이돌과 함께 소비되는 인기 있는 화장품.


또한, “콘텐츠산업은 무한의 잠재력을 지닌 성장산업이자 우리 브랜드의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부드럽지만 강력한 힘”이라며 “콘텐츠산업의 혁신과 도약을 통해 대한민국을 경제강국, 문화강국으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마음껏 상상하고, 도전하길 바란다. 우리가 함께 상상하고 만드는 콘텐츠가 세계를 이끌게 될 것이다. 세계 최고의 콘텐츠 강국, 바로 여기서 시작하자. 정부가 기회의 문을 열겠다.”

대통령이 전하는 문장의 묵직함이 믿음직하게 다가왔다.

나영석 피디가 전하는 우리나라 콘텐츠의 현주소
나영석PD가 전하는 우리나라 콘텐츠의 현주소.


이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콘텐츠산업 경쟁력 강화 핵심전략’을 발표했다. ‘정책금융 확충으로 혁신기업의 도약 지원’, ‘선도형 실감콘텐츠 육성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신한류로 연관산업 성장 견인’ 등 3대 전략과 10대 사업이었다. 젊은 창작자들을 위한 정책들이 선물처럼 쏟아지는 느낌이었다. 

뒤를 이어 화면에 등장한 것은 스타트업 예비창작자들이다. 그들은 ‘나이 제한이 있어 한계를 느낀다’, 혹은 ‘이슈가 되는 사안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다’ 등의 현실적 아쉬움을, 또 이번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현장에 어떤 문턱들이 존재하는지 가장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됐다.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 발표회에서 연설중인 문재인 대통령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 발표회에서 연설중인 문재인 대통령.


이어진 축하공연은 비보잉에 한국적 색채를 가미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저스트절크의 순서였다. 무대는 화려하고, 각을 맞춘 동작들은 시선을 사로잡았다. 처음 본 특별한 무대였다. 잠재력을 갖춘 저스트절크 역시 국내의 관심과 지원으로 더 빛났으면 좋겠다. 

저스트절크의 축하공연
저스트절크의 축하공연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되고 있다. 그 어려운 걸 우리의 콘텐츠가 해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콘텐츠는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중요한 우리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 이라며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을 통해 창작자들의 노력에 날개를 달아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간단명료한 문장은 기꺼이 설득력이 있었다. 

출연자들과 마지막 사진 촬영 중인 문재인 대통령
출연자들과 사진촬영 중인 문재인 대통령.


BTS에 열광하며 한국을 알아보는 세계인들이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의 문화를 통해 탄생한 콘텐츠를 전 세계에 수출해 경제대국이 되길 기대해 본다.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제약 없이 시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정부의 약속에 더 신이났다. 



박은영
정책기자단|박은영
eypark19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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