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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극복 도서관이 있다고?

치매국가책임제 2년, 치매극복 선도도서관 등 일상에서 발견한 변화

2019.10.29 정책기자 한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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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가댁에 가면 할아버지는 늘 “아름이 왔냐?”며 반갑게 맞아줬다. 작은 꼬마였을 때부터 다 큰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그렇게 수십 년간 내 이름을 불러줬던 할아버지는 이제 더 이상 나를 봐도 “아름이 왔냐?”고 하지 않는다.  

약 1년 전쯤 치매 진단을 받은 할아버지의 모습은 완전히 바뀌었다. 바깥 활동을 좋아했던 할아버지는 현재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못하고, 방금 전 식사를 마쳤음에도 별안간 시장하다며 역정을 내기도 한다. 

할아버지의 치매는 가족들의 삶도 많이 바꿔 놓았다. 가족 중 한 명은 꼭 집에서 할아버지 옆을 지켜야 하고, 수시로 냉장고 문을 열어 음식들을 다 꺼내놓는 바람에 하루에도 몇 번씩 누군가는 어질러진 냉장고 주변을 정리해야 한다.

할아버지는 가족들의 이름을
할아버지는 가족들의 이름을 자꾸 잊어버리셨다. 연세가 있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며 가족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었지만, 증상이 나빠져 병원에 갔다가 결국 치매 진단을 받았다.(출처=보건복지부)

이런 상황에서 가족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치매의 진행속도다. 혹시나 더 증상이 악화될까 외할머니와 엄마는 노심초사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손녀로서 어떻게든 도움이 되면 좋겠는데, 솔직히 ‘치매’란 질병이 갑작스럽고 믿기지도 않는다.

그러다 얼마 전 사는 곳 주변에서 ‘치매극복 선도도서관’이란 현판을 보게 됐다. 평상시였다면 그냥 지나쳤겠지만 문득 할아버지가 떠올라 한 번 들어가 보기로 했다. 도서관 문을 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아니, 치매극복 도서관이란 것도 있었나?’

의정부시 흥선동에 있는 작은도서관. 몇 개월 전 이곳이 치매극복 선도도서관으로 지정됐다고 한다.
의정부시 흥선동에 있는 작은도서관. 몇 개월 전 이곳이 치매극복 선도도서관으로 지정됐다고 한다.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도서관인 듯 보였지만 안쪽의 책장 하나에 ‘치매극복도서’란 표지가 붙어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치매 관련 도서 및 소설 등이 꽂혀 있었고 그외 중앙치매센터에서 배포하는 치매 관련 리플렛이나 안내책자도 보였다.

잠시 앉아 치매 정보가 수록된 책을 훑어봤다. 치매의 원인, 증상, 치료법, 예방법 등을 읽어나갔다. 요약해보자면 조기검진이 중요하고 빨리 발견할수록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내용인데 할아버지의 경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이런 정보를 알게 됐으니 향후 같은 어려움은 겪지 않아야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옆에 비치돼 있던 치매안심센터 리플렛을 하나 챙겨 나왔다. 리플렛 첫 장엔 ‘치매, 안심하세요. 이제 국가가 함께 합니다’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생각보다 치매 관련 정보 서적이나 이를 주제로 풀어낸 에세이같은 서적들이 많았다.
생각보다 치매 관련 서적이나 이를 주제로 풀어낸 에세이같은 책들이 많았다. 이렇게 한데 큐레이팅을 해놓으니 관심 있는 이들의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리플렛을 자세히 읽어보니 관내에 설치된 치매안심센터에서 6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치매선별검사를 무료로 실시하고, 치매환자로 등록하면 환자에게 조호 물품을 제공하며, 소득 기준과 치료 기준 등에 따라 치료비를 지원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도서관을 나서며 처음의 생소했던 마음이 고마운 마음으로 바뀌었다. 무언가 도움을 드릴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리플렛을 엄마에게 가져다 드렸다. 지난 주 엄마는 할아버지가 사는 지역에 방문해 해당 관내 치매안심센터에 할아버지를 환자로 등록하고 배회 인식표란 것도 무료로 신청했다고 한다.

이번에 겪은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치매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이전과는 제법 달라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오롯이 한 가정의 책임이자 고통이었던 질병을 사회가 포용하고 국가가 지원해줌으로써 함께 ‘극복’해나가야 할 대상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치매안심센터란 치매와 관련된 대부분의 사업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현재 전국 곳곳에 설치돼 운영중이다.
치매안심센터란 치매와 관련된 대부분의 사업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전국 시군구 지자체에 하나씩 연내 개소하는 것을 목표로 설치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치매국가책임제’가 있다. 이제 막 2주년이 지난 치매국가책임제의 시행으로 전국의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가 설치됐으며, 이를 거점 삼아 치매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상담 및 지원이 이뤄지게 됐다. 또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치매극복 선도도서관 지정 등도 그중 하나의 노력이다.

뿐만 아니라 경증치매 어르신에게도 장기요양보험 혜택이 확대되는가 하면, 중증치매 어르신 의료비 본인부담율이 10%로 대폭 감소됐다고 한다.

지난 2017년 9월 18일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7년 9월 18일 보건복지부는 ‘치매국가책임제 대국민 보고대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추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출처=보건복지부)

겪어보니 치매는 무서운 질병이었다. 개인이 짊어지기엔 너무나 무거운, 그렇다고 내려놓을 수도 없는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2017년 9월부터 시작된 치매국가책임제를 통해 치매환자와 가족이 부담감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혹시나 주변에 치매가 의심되거나 치매 진단을 받은 가족이 있다면 주저 말고 일단 지역 내 치매안심센터부터 방문해보도록 하자. 선별검사를 받아보거나 기타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나아가 환자 가족들끼리의 자조모임에도 참여해볼 수 있다.

더 이상 치매는 드러내기 부끄러운 질병이 아니다. 누구나 치매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가 함께 책임지겠다고 밝힌 만큼 이 정책을 잘 활용해 가족에게 닥친 시련을 극복해 나갈 수 있길 바라며, 모든 치매환자 가족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한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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