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나가 6년을 살면서 1년에 두어 차례 한국을 방문할 때면 꼭 들르던 곳이 있었다. 동대문 제일평화시장이다. 지하층부터 5층까지 의류, 가방, 구두, 액세서리 등의 물건을 파는 곳이다.
1979년 개장해 오랜 시간 동대문의 터줏대감 노릇을 하며 고객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곳이었다. 어릴 적 엄마와 함께 찾았던 기억도 난다. 커서는 친구와 함께 저렴하게 질 좋은 옷을 구매하곤 했다.
제일평화시장의 속옷 단골 매장은 꼭 찾아가야 하는 곳이었다. 1년치 속옷을 구매할 때면 숙제를 다한듯한 후련한 기분까지 들었다. 귀국 후에도 자주 찾았던 제일평화시장은 그렇게 내 삶의 단골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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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타버린 제일평화시장의 출입이 제한되고 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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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평화시장 화재피해상인돕기 특별판매전이 열렸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
그런데 믿을 수 없는 뉴스의 풍경에 입이 벌어졌다. 제일평화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9월 22일 새벽에 발생한 화재 진압은 20시간이 넘도록 이어졌고, 불은 시장 건물 3개 동 가운데 2개 동으로 번졌다.
3층에 있는 여성의류판매점에서 불이 시작돼 3층 점포 200개가 전소됐으며 건물 외벽의 그을림과 4층 매장의 농연 유입, 3층 이하의 층에서는 물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단골손님으로서 제일평화시장의 화재 소식은 내 일처럼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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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2일 화재가 발생했던 제일평화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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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평화시장 건너편 도로가에 마련된 임시 천막의 모습. |
화재가 난 지 한 달이 지났다. 제일평화시장은 어떻게 됐을까? 한 달이 지난 즈음에 제일평화시장을 찾았다. 건물은 연기에 그을려 검은 흔적이 보였고 일체의 출입이 금지돼 있었다. 상인들은 건물 앞의 도로가에 임시 천막을 세우고 그 안에서 물건을 팔고 있었다.
건물 외벽에는 ‘불난 집은 불같이 일어서요. 마음으로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빠르게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뵙겠습니다’라고 써있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모두의 바람을 담은 글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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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상품들이 많이 선보인 특별판매전. |
가을에 어울릴만한 부츠를 고르며 상인에게 물었다.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야외에서 판매를 하고 있는 그들은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다. 도매 물건을 판매해야 하기에 밤늦은 시간에도 영업은 이어졌고 점점 추워지는 날씨 속에서 감기에 걸린 사장님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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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어울림광장에서 ‘제일평화시장 화재피해상인돕기 특별판매전’이 열렸다. |
제일평화시장 주변의 천막들에서 상품들을 구경하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넘어오니 반가운 부스들이 이어졌다.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어울림광장 일대에서 ‘제일평화시장 화재피해상인돕기 특별판매전’이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중구청, 상인회가 함께 기획한 행사로 피해 점포 400여 곳이 참여했다. 화재 발생으로 점포손실과 영업손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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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디자인플라자 어울림광장에서 열린 특별판매전 모습. |
화재 이후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았을까? 그들은 생업의 터전을 잃었고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희망을 놓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 우뚝 서있는 그들의 모습을 응원하고 싶었던 많은 시민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한 상인은 “특별판매전이라 많이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가져왔어요”라고 소개했다. 행사장을 찾은 이옥순 주부는 “불이 났다는 소식에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행사를 하니 착한 소비로 상인들을 돕고 싶어요”라며 분주하게 겨울옷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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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디자인플라자 어울림광장에서 열린 특별판매전 모습. |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들을 돕기 위해 긴급경영안전자금 대출조건 완화와 화재 피해 상인의 조속한 생업 복귀를 위해 지원을 하고 있다. 긴급경영안전자금은 대출기간을 기존 5년(2년 거치 3년 상환)에서 9년(4년 거치 5년 상환)으로 늘렸고, 7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대출한도를 올렸다. 대출금리도 기존의 2.0%에서 1.5%로 낮췄다.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보증재단, 우리은행으로 구성된 현장지원반은 매일 오후 2시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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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디자인플라자 어울림광장에서 열린 특별판매전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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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이번 특별판매전을 찾았다. |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러한 화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화재로부터 안전한 전통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화재알림시설 설치와 노후전선 정비, 화재안전점검 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3일 동안의 특별판매전이 끝나도 제일평화시장 건너편의 도로에서는 계속해서 상인들이 물건을 팔 것이다. 이들에겐 다시 일어설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돈이라는 물질이 되기도 하고 따뜻하게 전해주는 위로도 포함될 것이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따뜻한 겨울옷을 장만하기 위해 제일평화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나의 소비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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