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릴 때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내가 어릴 적 말썽을 피울 때마다 아버님이 던지던 농담이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진짜인 줄 알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했다. 나중에 커서야 거짓말인 줄 알았지만 말이다.
다리 밑은 거지가 사는 곳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그런데 요즘의 다리 밑은 다르다. 철도, 지하철, 자동차가 다니는 고가 하부 활용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별 쓸모없던 것으로 여겨졌던 공간이 발상의 전환으로 인기 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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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온천역 철도 고가 아래는 매월 4, 9일로 끝나는 날 풍물시장으로 활용돼 지역 주민은 물론 수도권에서 전철을 타고 갈 정도로 사랑받는 공간이 됐다. |
먼저 아산시의 철도 고가 하부 활용 예를 보자. 아산하면 온양온천이 생각난다. 온양온천은 조선시대 세종, 세조 등 왕들이 온천욕을 하러 왔던 곳이다. 옛날에는 온양온천으로 신혼여행 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요즘 온양온천역은 온천보다 5일장으로 더 유명하다. 온양온천역 고가 다리 밑에서 여는 4일, 9일장에 수도권에서 전철을 타고 풍물시장 구경을 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역사 아래 유휴지 공간을 풍물장터로 활용해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온양온천역처럼 어느 지역이나 고가 하부가 있다. 이런 고가 밑은 음습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우범지역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냥 두긴 아까운 공간이다. 지하철 4호선 고잔역에도 고가 철도 하부가 있다. 잘못 관리하면 흉물스러운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차원에서 지자체와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이 머리를 맞대고 많은 고민을 했다.
고잔역 철길 아래 공간이 임대료 부담이 없는 청년창업공간으로 재탄생했다. |
오랜 고민 끝에 마침내 색다른 공간이 탄생했다. 도시재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청년창업, 문화플랫폼 역할까지 갖춘 스테이션-G를 만든 것이다. 국내 최초 고가 철도 하부 창업플랫폼이다. 이 공간은 청년들에게 스타트업 꿈을 담게 만든 곳이다. 스테이션-G를 가보니 알록달록한 무지개색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연면적 441m²(134평)에 이동식 모듈러 5개동이 설치됐다. 이곳에 창업공간 14개실이 마련됐다.
창업공간은 크게 3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스타트업존은 예비 창업자와 초기 스타트업들을 위한 공간이다. 이들이 입주해서 상호 협력하며 창업을 준비, 추진할 수 있는 2~3인실 창업공간과 지역 주민, 예비 창업자 등 누구나 이용 가능한 개방형 창업공간 1개실(10명 수용 가능)로 구성했다.
콜라보레이션존은 지역 내 창업 저변 확산을 위한 교류, 협업공간이다. 3~4인실 창업공간과 회의실 2곳, 창업지원 원스톱센터 등이 자리했다. 커뮤니티존은 북카페, 키즈존은 물론 메이커스페이스로 구성했다. 입주 기업과 지역 주민의 소통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한다.
스테이션-G에는 현재 13개사가 입주해 있다. 사무공간 제공(2년), 성장단계별 창업교육, 비즈니스 사업화지원, 마케팅 및 글로벌 네트워킹 등 청년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초기 자본금이 없는 청년들이 입주해 창업을 하기에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다. 철도 고가 하부가 이렇게 변신하다니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스테이션-G 옆에 스테이션-A도 있다. 열차를 개조한 카페는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감성을 느끼기에 좋다. 그래서 젊은층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
스테이션-G 옆에 스테이션-A도 있다. 폐철로와 폐기된 열차를 이용해 재탄생한 문화예술플랫폼 공간이다. 공방 창업 인큐베이팅을 통해 청년 예술인들의 창업 역량을 키워주는 것은 물론 시민들에게 공방 체험, 카페 등 문화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공방에 가보니 캔들·석고방향제, 한지 토탈 공예, 리본 공예, 스테인드글라스 등 4개소가 들어와 있다. 열차 안은 좁지만 아늑한 공간이다. 공방에서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고 직접 체험도 할 수 있다.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열차 카페도 있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여행을 하며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 난다. 열차를 개조한 카페는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감성을 느끼기에 좋다. 그래서 젊은층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스테이션-A에 입주해 스테인드글라스 공방을 창업한 고은정 씨. |
스테이션-A에 입주한 고은정 씨는 “지난 7월부터 스테인드글라스 공방으로 입주했습니다. 초반에는 홍보가 덜 되어 사람들이 별로 오지 않았는데요, 코스모스와 구절초를 가꾸고 점차 입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월세와 관리비 부담이 전혀 없어서 창업 베이스캠프로 삼기에 딱 좋은 공간이죠. 이곳에서 내년 6월까지 공방을 할 수 있는데요. 창업 발판을 마련해 나가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규제 샌드박스처럼 법적 제약을 해소해서 탄생한 고잔역 스테이션-G. |
철도 고가 하부가 청년창업을 위한 귀중한 공간으로 쓰이는 것은 도시재생의 또 다른 발상이다. 이런 모델이 전국적으로 벤치마킹돼 확대되길 바란다. |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고잔역 뿐만 아니라 춘천에 ‘근화동396’ 사업을 추진한다. 여기에 컨테이너 30개동으로 창업동 등을 만들어 11월에 개소할 예정이다. 또한 충청남도 역시 2020년 천안아산역에 ‘C-Station’을 추진한다. 모두 창업공간, 공유주방, 스타트업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고잔역 스테이션-G는 도시재생과 청년창업, 문화플랫폼 등 1석3조의 효과를 거둔 국내 최초의 철도 고가 하부 활용 성공 모델이다. |
정부는 낡은 구도심을 정비하는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펴고 있다. 여기서 ‘재생(再生)’이란 말은 사전적 의미로 ‘죽게 되었다가 다시 살아남’, ‘낡거나 못 쓰게 된 물건을 가공해 다시 쓰게함’이란 뜻이다. 지금까지 도시재생 하면 구도심을 살리는 정책으로만 생각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도 교량은 지역 단절과 인근 지역 슬럼화, 공간의 효율적 운영 차원에서 지자체에서 많은 애로사항을 가진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도시재생과 청년창업, 문화플랫폼 등 1석3조의 효과를 거둔 공간으로 변신할 수 있음을 고잔역 스테이션-G가 보여주었다.
이는 도시재생의 새로운 방식이다. 앞으로 이런 성공 방식이 다른 지자체로 확산돼 낙후된 철도 고가 하부가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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