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한류였다. 드라마 ‘겨울연가(2002)’로 시작된 한류 바람은 ‘별에서 온 그대(2013)’로 이어졌고, 여주인공 천송이의 화장품은 한류를 타는 주요 산업이 됐다.

립스틱, 비비크림, 마스크팩 등 세계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국의 화장품은 ‘K-뷰티’란 이름으로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대 행사로 펼쳐진 K-뷰티 페스티벌.

지난, 25일과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K-뷰티 산업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축제가 열렸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K-뷰티 페스티벌’이 그것. 

‘아세안의 아름다움, 함께 이루는 꿈’이라는 슬로건 아래, 한류를 통해 문화와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상생과 번영이라는 가치를 확대해 나가고자 마련됐다. 

유망 중소기업 화장품 60여개를 전시, 홍보하는 중소기업존.

제1전시관 1홀에 들어서니 기분이 샤방해졌다. 아세안의 ‘미’가 그곳에 있었다. 화장품을 담은 용기마저 고급져 보이는 뷰티 제품들이 곳곳에서 빛나고 있었다. 우리나라 유망 중소기업 뷰티 제품이 전시되는 중소기업존에는 유망 중소기업 제품 60여개를 전시, 홍보하며 해외진출을 위한 장을 마련하고 있었다. 

아세안 국가와의 다양한 협력관계를 보여주는 한-아세안존에는 필리핀의 노니를 사용한 코스메랩, 미얀마의 땅콩을 이용한 백설침향 등 아세안 현지 원료를 활용한 제품개발 사례 등을 선보였다. 

국내 화장품 기업의 전시관.

피부 상태를 측정하는 미용 기기도 선보였다. 이는 고객의 피부진단 프로그램을 통해 3D 프린팅을 이용한 맞춤형 마스크팩과 연결된다고 했다.

또한 가상현실을 이용한 천연화장품 원료 산지 체험은 물론 동물실험 금지법 발효 이후 새로운 화장품 평가기술로 활용되는 인공 피부를 3D 바이오 프린터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제작하는 기술도 소개하고 있었다. 

때로는 지성 같기도, 가끔은 건성 같기도 한 내 피부 상태를 기계로 측정, 즉석에서 바로 화장품이 제작된다면 어떨까. 내년 3월부터 개인 피부 타입, 취향을 반영해 판매장에서 즉석으로 조제하는 맞춤화장품을 도입 중에 있었다. 

K-뷰티 체험존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있는 사람들.

행사장의 한쪽에는 모델 장윤주가 출연하는 뷰티 방송이 진행됐으며, 익숙한 화장품이 진열된 부스에서는 어떤 원리로 화장품이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도 있었다. 외국 바이어들과 상담을 하는 부스, 그리고 K-뷰티와 헤어 체험존에서는 메이크업을 받거나 헤어 손질을 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11월 26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아세안 국가 정상 영부인들과 뷰티 페스티벌 현장을 찾았다. 각 정상 부인들은 준비된 로션을 바르는 등 관심을 가지고 제품을 직접 체험했다. 한-아세안존에서는 한국에 유학 중인 아세안 유학생들이 자국 정상 부인을 위해 모국어와 한국어로 설명하며 상호교류의 의미를 더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연친화적인 국내 제품의 소개 부스.

한국의 K-뷰티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수출액 62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화장품 수출국가 중 4위로 부상했다. 천송이 립스틱, 송혜교 비비크림 등 한류와 더불어 성장한 K-뷰티는 2010년부터 매해 평균 성장률 21.3%를 기록했으며, 130여개국으로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한-아세안존에 소개되는 제품들.

K-뷰티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던 2017년에는 아세안의 역할이 컸다. 연 6%에 달하는 경제성장률과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는 화장품 구매력과 연결되고 소득수준의 향상은 화장품 쇼핑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성과의 뒤에는 안정성과 우수성을 입증한 한국 화장품의 품질도 영향을 미쳤다.

피부 진단 프로그램을 통해 3D 프린팅을 이용한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는 부스

현재 새로운 형태의 화장품인 큐션팩트가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으며, 1일 1마스크팩 시장 중 아시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이는 자연스레 우리나라의 일자리와 연결됐다. 원료, 부자재 업체, 도소매, 미용 서비스 등 관련 종사자 일자리를 창출했다. K-뷰티가 우리나라 효자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분명해보였다. 

예뻐지고자 하는 마음은 국경, 나이와 무관하다. 그 중심에 K-뷰티가 있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류의 욕망이 K-뷰티를 통해 만족하기를, 화장 후 한껏 꾸민 여자의 충만한 자신감을 우리 ‘K-뷰티’가 심어주길 응원한다. 

정책기자단|박은영
eypark1942@naver.com

때로는 가벼움이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