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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성당 대신 집에서 기도 해보니

2020.03.06 정책기자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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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태 천주교 신자다. 가족들도 모두 천주교 신자다. 요즘 코로나19로 미사가 중단 돼 성당 대신 집에서 기도를 한다. 마치 재택근무 하듯이 말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당분간 종교 활동을 금지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2월 28일 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모든 종교가 법회, 예배, 미사를 중단하고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등 범종교적으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천주교 성당이 236년 만에 처음으로 주일 미사를 잠정 중단했다. 사지은 분당요한성당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천주교 성당이 236년 만에 처음으로 주일 미사를 잠정 중단했다. 사진은 분당성요한성당.


내가 다니는 분당성요한성당도 미사를 중단했다. 정부 호소 이전인 2월 24일부터다. 긴급공지를 통해 3월 11일까지 미사와 모든 교육 및 행사, 모임을 중단했다. 전국의 모든 성당이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번주 성당에 가지 않는다. 천주교가 이 땅에 들어온 지 236년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 진행 상황에 따라 미사 중단 시한은 더 늘어날지 모른다. 일부 지역 성당은 이미 3월말까지 연장하고 있다. 다만 성당은 개방한다. 개인적으로 성당에 와서 기도는 가능하다.

요즘 천주교는 사순절(四旬節, Lent) 시기다. 사순절은 2월 26일부터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4월 12일)까지 40일 동안 이어진다.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1년 중 아주 중요한 기간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미사가 중단됐으니 신심(信心)이 깊은 신자들은 난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확산되는 상황에서 미사 중단 결정은 당연한 결정이다.

분당요한성당 등 각 성당에서는 성수 대신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있다.
분당성요한성당 등 각 성당에서는 성수 대신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성당 미사 풍속도 달라지게 만들었다. 어느 성당이나 입구 안쪽에 성수대(聖水臺)가 있다. 신자들은 성당에 들어갈 때 성수대 위에 담긴 성수를 손끝에 찍어 십자성호를 긋는다. 성당에 들어가기 전에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천주교 의식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성수대가 사라졌다. 하다못해 헌금을 넣을 때 쓰던 봉헌지갑도 사라졌다. 대신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다.

분당요한성당에 출입할 때 마스크를 쓰고 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출입할 때 마스크를 쓰고 들어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월 24일 미사가 중단되기 전 성당에 갔을 때 신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물론 나도 쓰고 갔다. 원래 미사에 임할 때는 마스크 등을 벗어야 한다. 하지만 신자들은 물론 신부님도 마스크를 쓰고 미사를 집전했다.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거리는 2m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한 의자에 8~10명씩 앉던 긴 의자에 3~4명씩 앉았다. 감염 우려로 뚝뚝 떨어져 앉은 것이다. 성당이라고 하느님이 코로나19를 막아주진 않는다.

천주교 미사 중에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의식이 있다. 이때 신자들은 서로에게 ‘평화를 빕니다!’라고 인사하며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하기도 한다. 성당에서는 악수, 포옹 등 신체 접촉을 금지했다. 이 또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다.

코로나19로 고해성사 장소도 바뀌었다. 밀폐된 좁은 공간이 아니라 넓은 공간에서 한다.
코로나19로 고해성사 장소도 밀폐된 좁은 공간이 아니라 넓은 공간에서 한다. 사진은 고해성사를 보는 고해소 모습. 


천주교 신자들이 죄를 지었을 때 신부님께 고백하는 것이 고해성사다. 보통 ‘고해소’라고 하는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 한다. 코로나19로 고해성사 장소도 바뀌었다. 밀폐된 좁은 공간이 아니라 넓은 공간에서 한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성사를 본다.

유아와 그의 부모,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은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성당에 오지 말고 집에서 주일 미사를 대신하라고 한다. 천주교 신자들은 주일 미사에 빠지면 큰 죄를 짓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코로나19가 심각한 지금은 죄가 아니다. 이렇게 코로나19가 성당 미사 풍경마저 확 바꾸어 놓았다.

주일 미사가 잠정 중담됨에 따라 신자들은 집에서 기도를 하거나 개별적으로 성당에 와서 기도를 하고 있다.
주일 미사가 잠정 중담됨에 따라 신자들은 집에서 기도를 하거나 개별적으로 성당에 와서 기도를 하고 있다.


성당 미사 중단에 따라 3월 1일 성당에 가지 않았다. 대신 집에서 가족끼리 기도를 했다. 우리 가족은 대구, 경북 지역에서 힘들게 사투하는 의료진들을 위해 기도했다. 특히 지친 몸을 이기지 못해 의자에 앉아서 졸고 있는 의료진이 생각나 이 분들을 위해 기도도 했다. 비록 몸은 함께 하지 못해도 우리나라 전 국민들의 마음이 우리 가족과 같을 것이다.

천주교, 불교, 기독교 등 모든 종교가 종교행사를 잠정 중단한 것은 신앙인들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를 위한 현명한 처사다.
천주교, 불교, 기독교 등 모든 종교가 종교 행사를 잠정 중단한 것은 신앙인들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를 위한 현명한 처사다.


천주교뿐만이 아니다. 불교도 모든 일요일 행사를 중단했다. 조계종에 이어 한국 불교 30개 주요 종단 소속 사찰 1만5000여곳이 당분간 법회는 물론 행사도 중단했다. 교회들도 온라인(유튜브 등)으로 예배를 보고 있다. 등록 교인만 56만명에 달하는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3월 1일과 8일 주말 예배를 비롯한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한다.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는 것은 신자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다. 아니 우리 국민 모두를 위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성당에 가지 않고 집에서 기도를 하니 가족들 간 대화도 많아졌다. 집에서 재택기도를 하니 끝난 후 오랜만에 딸들이 해준 떡볶이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아내가 해준 것보다 맛은 없지만 이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다며 엄지 척을 해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로 미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덕분에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맛본 것이다.

종교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정기간 동안 종교행사를 중단한 것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종교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종교 행사를 중단한 것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종교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종교 행사를 중단한 것에 전적으로 환영하며 동의한다. 이것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종교가 무엇이든지 간에 법회, 예배, 미사를 중단하는 동안 개인적으로 자아 성찰은 물론 가족과 국가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재형
정책기자단|이재형
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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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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