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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면접 체험 보고서… 실제 해보니 어렵지 않아요~

2020.04.09 정책기자 정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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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된 시간이 다가오자 지원자들의 움직임이 바빠진다. 단정하게 차려입기 보다는 편안한 일상복을 입은 청년들이 모니터 앞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긴장했는지 몸을 움직여 보고 입술을 부르르 떠는 모습이 모니터를 통해 그대로 전해진다. 잠시 후에 진행될 화상면접을 기다리는 청년들의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비대면 접촉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미팅은 왠만하면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서 진행되고 강의나 세미나 등은 인터넷 화상채팅을 통해 이뤄진다. 면접도 예외는 아니다. 대면면접 방식이 아닌 화상면접이 이용되고 있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서로의 2차원적 평면 모습을 보면서 면접이 진행되는 것이다.

최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최하고 아르케가 주관하는 J크리에이터(신직업 발굴단) 면접도 화상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소 생소하지만 지원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 다양한 직업들을 살펴보고 기업도 탐방해볼 수 있는 기회여서 화상면접임에도 많은 대학생들이 참여했다. 서툴고 어색한 화상면접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본다.  

잘 들리나요? 잘 보이나요?

크리에이터 지원자 화상면접.
J크리에이터 지원자 화상면접.


면접을 준비하는 실무자는 면접 직전까지 분주하게 움직인다. 지원자들과의 접속이 잘 되는지 사전에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원자들이 위치한 장소가 모두 다르고 사용하는 기기도 다르기 때문에 더 세심하게 살핀다. 화상면접은 면접관이나 인터뷰이 모두가 처음이다. 그래서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는 그들에겐 사뭇 긴장감마저 감돈다. 

면접 시작 1분전, 채팅방 입장을 알리는 메시지가 전달되자 지원자들의 얼굴이 하나둘씩 모니터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접속이 성공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접속과 동시에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오디오다. 아무리 얼굴이 잘 보이더라도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면접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무자는 오디오 환경설정이 잘 되었는지 양쪽 모두를 점검해야 하며 접속이 되었더라도 오디오가 활성화 되었는지를 다시 체크해야 한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서로가 잘 들리고 보인다는 신호가 교환된다. 화상면접을 시작해도 된다는 신호다. 

화상면접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화상면접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화상회의 시스템은 개발 회사마다 다르지만 전체적인 운영 시스템은 대동소이하다. 회의 주체자가 시스템에 접속해 화상회의를 개설하고 개설된 회의실 정보(회의ID 또는 개인링크 이름)를 공유하면 참여자들이 공유된 정보를 링크해 회의실로 입장하는 방식이다. 현재 줌(Zoom)과 구글 행아웃 미트, 웹엑스, 토스트, 알서포트 등의 화상회의 프로그램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화상회의 프로그램에서는 단순히 얼굴만 보고 회의하는 것을 넘어 파워포인트나 그림, 텍스트 자료 등을 띄워놓고 회의도 진행할 수 있다. 그래서 온라인 학습용으로 사용될 때는 더 효과적이다. 채팅 방식도 다양해 주최자가 참가자들과 이야기 하면서 참가자들 간의 대화는 막을 수도 있다. 한 명의 교사가 많은 학생들을 지도할 때 학생들 간의 잡담을 막고 싶으면 이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또한 참가자들이 대답하는 대신 ‘손들기’나 ‘박수’ 등의 의사 표시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밖에 화상회의 전 과정을 녹화해 VOD로 다시 볼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화상회의 프로그램 사례.
화상회의 프로그램 사례.


화상면접, 어색하지만 어렵진 않네요 

이날 화상면접은 일반적인 면접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긴장감이 흐를 수밖에 없는 대면면접장과는 다르게 표정부터가 밝았다. 화상 시스템에 무사히 접속해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는 성취감 때문이었다. 그래서 ‘안녕하세요 잘 보이시나요?’라는 질문이 먼저 오고간 후 면접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어색함은 잠시, IT 시대에 태어나 자연스럽게 스마트한 환경에 익숙한 청년들이라 화상면접에 임하는 자세가 점점 자연스러워진다. 오히려 화상면접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든 면접관들만 머쓱하다. 

화상면접에 참여한 학생들은 대략 60명. 팀을 구성해 지원한 학생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룹별 화상면접이 진행됐다. 한 장소에 모두 모여 면접에 참가한 팀도 있는 반면에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각자 자신의 방에서 면접에 참가한 팀도 있었다.

거리와 장소는 더 이상 문제될 것이 없었다. 온라인 세상은 이미 그 영역에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사뭇 엄숙하고 긴장감이 흐를만한 면접 환경이 화상면접이라는 신기한 체험으로 조금은 어수선하고 가볍게 느껴지긴 했지만 면접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다만 실제 얼굴을 보고 면접을 진행하면 느낄 수 있는 실재감과 미묘한 신경전이 없다는 아쉬움만 남았다. 그리고 인터넷 속도나 컴퓨터 성능 차이로 영상이 자주 멈추거나 질문을 던지면 실시간으로 듣지 못하고 1~2초 후에 소리가 들리는 오디오 딜레이(Audio delay) 현상 등이 발생한 점은 화상면접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줬다.   

비대면 접촉, 부족한 부분 많지만 가능성 보여줘

화상면접 팀 참가자들.
화상면접 팀 참가자들.


예정된 20여분 간의 단체면접이 끝나면 보통 면접관들이 먼저 퇴장 버튼을 누른다. 하지만 퇴장 버튼 누르기를 잊은 팀의 학생들은 자신의 모습이 여전히 면접관들에게 보여진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듯했다. 면접이 끝나 안도의 숨을 내쉬는 학생, 만족스럽지 못했는지 한숨짓는 학생, 함께 참여한 친구들과 장난을 치는 학생들의 모습들이 모니터를 통해 고스란히 전송됐다. 면접관들조차 예상치 못한 광경이었다. 하지만 면접 결과엔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그저 함께 긴장했던 면접관들에게 잠시 웃음을 주었을 뿐이다. 

화상면접을 통한 비대면 접촉은 면접에 참여한 면접관들이나 학생들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만든 억지스러운 일상이었지만 비대면 접촉도 새로운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비록 보완해야 할 점들이 많지만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적응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우리에겐 여전히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정성식 rauvizz@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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