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기 전 살았던 동네 집 근처에 청계천 산책로가 있다. 가끔 운동 삼아서 청계천을 걷다 보면 군데군데 청계천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나온다. 다리를 볼 때마다 ‘저 다리를 건너면 뭐가 나올까?’ 궁금했다. 그중에 유독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다리가 있었다. 그 다리를 건너니 용답역사가 나왔다. 전철역이 있어서 이용자가 많았던 게다.
용답역사 앞에 큰길이 있다. 큰길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상가가 이어져 있다. 상가 뒤편으로는 주택이 밀집되어 있다. 서울 시내에서 흔하게 보는 아파트를 찾아보기 어려운 동네였다. 이곳이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을 통해 확 바뀌었다.
용답상가시장에 고객센터가 문을 열었다. |
용답상가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이 고객센터다. 보통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에 가면 고객센터가 있다. 고객의 편의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전통시장이나 오래된 상가시장에는 별도의 고객센터가 없었다.
시설현대화 사업으로 용답상가시장에도 고객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른바 용답상가시장 고객센터다. 작년에 건물을 매입해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를 시행했다.
1층에 있는 고객센터는 방문객을 위한 쉼터 역할을 한다. |
고객센터는 지상 5층 규모로 건물 1~2층에 고객센터, 상인회 사무실, 다목적실 등을 비롯한 편의시설이 있고, 5층 교육실은 상인들의 교육과 행사를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3~4층에는 전통시장 연계형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용답도시재생지원센터를 이전하여 주민 접근성도 높였다.
1층 공간은 이곳을 지나가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고객센터 내부를 둘러보니 벽면의 책장에 책이 꽂혀 있고, 중앙에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시장을 둘러보다 휴식을 취할 겸 이곳을 이용할 수 있다.
1층에 남녀화장실이 있어서 누구든 쉽게 이용할 수 있다. |
특히 남녀화장실이 있어서 상가시장을 드나드는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점이 돋보였다.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게끔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그동안 전통시장이나 상가를 이용할 때면 화장실을 찾기 어려웠는데 깨끗한 화장실 덕에 편의성이 높아질 것 같다.
상인회 사무실에 시장 곳곳을 비춰주는 CCTV 모니터가 있다. |
고객센터 2층 상인회 사무실에는 CCTV 모니터가 있었다. 시장을 구역별로 나눠서 실시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막다른 골목 곳곳을 비춰주는 CCTV가 설치되어 있어서 상인도 고객도 시장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가게 측면에도 둥근 간판이 설치되어 있다. |
시장 곳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예전엔 상점가 정면에만 간판이 달려있었다. 멀리 측면에서 보면 어떤 가게인지 알 수 없었다. 지금은 가게를 측면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둥근 모양의 간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 또한 고객을 위한 편의다.
용답상가시장 중앙에 디지털 게시판이 설치되어 있다. |
시장 중앙에 키오스크가 있었다. 디지털로 제공되는 게시판이다. 메뉴에서 전통시장을 누르니 이곳 용답동상가시장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가 표시된다. 용답동상가시장에 어떤 가게들이 있는지, 또 내가 찾고자 하는 가게의 위치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를 이용해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대로변 입구에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대로변과 가까워 시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곧장 차를 주차하고 시장을 둘러볼 수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예전처럼 고객들의 방문이 많지 않다. 상인회 사무실에서는 상점가의 판매 경로를 확장하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배달앱과 연동한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시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위해 별도의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
중기부의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전통시장 및 상점가의 고객편의시설 건립과 노후시설의 개선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조에 의한 전통시장·상점가·상권 활성화 구역 중 임대인과 임차인 간 상생 협약이 체결된 곳을 지원 대상으로 한다.
용답동상가시장은 오래된 전통 상가시장이지만 시설을 현대화하면서 경관이 달라지고 있다. 그래서 방문객들이 여유롭게 시장을 활보하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이 정도라면 전통시장도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