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탄소중립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등 2개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이중 탄소중립위원회가 제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석탄발전을 2050년까지 중단하고, 온실가스 국내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 제로’를 목표로 했다. 또한, 이번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국민 인식과 생활양식 변화를 전제로 하기도 했다.
현재, 플라스틱 등의 오남용으로 인해 제로 웨이스트가 주목받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다양한 정책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 및 과포장을 막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1월부터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비닐이나 플라스틱 포장재로 다시 감싸 포장하는 것을 금지하는 ‘재포장 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요거트와 같은 유제품의 과포장이 사라졌다. |
해당 정책은 +1, 2+1 등의 ‘N+1’ 형태, 증정·사은품 제공 등 할인 행사를 위한 기획상품에 과대포장을 막고자 추진됐다. 원래는 2020년 7월부터 적용되려 했으나, 논의를 거쳐 올해 1월에 대기업에서 만든 2개 이하 묶음포장 제품에 적용했다. 이후 6개월이 지난 7월 1일부터는 3개 묶음 재포장, 중소기업에서 생산한 제품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확대 시행 100일이 지난 지금, 실제 대형마트는 어떨까? 직접 대형마트와 집 앞 마트를 살펴봤다. 먼저 과자는 여러 개를 하나의 비닐에 담았던 모습 대신 테이프 등으로 묶어, 포장을 최소화하면서 판매하고 있었다. 유제품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우유는 1+1 포장과 함께 치즈를 증정품으로 제공하는 등 대표적인 과대포장 사례로 꼽혔었다. 세제와 샴푸, 린스와 같은 생활용품 또한 유제품처럼 대표적인 과대포장, 재포장 사례였는데, 재포장을 한 사례는 보이지 않았다.
과포장의 대표 사례로 거론됐던 우유. 묶음포장을 최소화했다. |
가전제품 매장의 대표적인 과포장 사례는 USB와 마우스 등 소형 가전제품. 특히 USB의 경우 5cm 남짓한 크기에 10cm 가까운 플라스틱 포장으로 덮였었다. 이로 인해 가위나 칼로 플라스틱을 자르다 베기도 했고, 마우스 선을 잘라버려 사용하지 못하게 된 적도 있었다. 지금은 USB와 마우스 모두 포장을 최소화했다. 플라스틱 대신 비닐 등을 사용해 크기를 줄였고, 마우스도 마우스 부분만 플라스틱 포장으로 덮어 사용량을 최대한 억제했다.
마우스의 플라스틱 포장. 필요한 부분만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
과포장 금지 정책은 적용 당시 찬반 논쟁으로 정책이 유예되기도 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생활폐기물의 35%를 차지하는 포장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제품 유통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재포장되는 양을 줄여야 한다며 해당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하나의 정책이 플라스틱 사용을 최대한 억제한 셈이다.
USB도 전체 포장 대신 USB 부분만 플라스틱으로 포장했다. |
최근에는 제로 웨이스트의 사례도 눈에 띈다. 제로 웨이스트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캠페인으로 개개인이 일상생활에서 쓰레기 발생을 줄인 사례와 자신만의 쓰레기 줄이는 방법 등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환경부의 재포장 금지 정책이 ‘정책적인 의미’를 담았다면, 제로 웨이스트는 ‘생활적인 측면’을 담은 셈이다. 제로 웨이스트는 코로나19 이후 대두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실천에서 본격화됐는데, 플라스틱 칫솔 대신 대나무 칫솔, 개인 용기에 음식을 포장하거나 장을 보는 행위 등을 뜻한다.
서울시가 운영 중인 제로 웨이스트 숍. 제로 웨이스트는 생활적인 측면을 부각한다. |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플라스틱 폐기물의 발생량은 하루 평균 848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비닐 폐기물의 발생량은 하루 평균 951t으로 11.1% 증가했다. 우리가 매일 쓰는 마스크도 플라스틱이고, 음식을 담는 포장 용기도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 용기를 들기 위해 비닐봉지를 사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재포장, 과대포장을 법적으로 금지한 점은 참 반갑다. 앞으로의 우리 생활을 위해, 환경 걱정을 최대한 덜 수 있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진입을 위해서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