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드론에 부쩍 관심이 생겼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미래 인재를 육성하겠다며 드론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 및 창업 프로그램을 시행하기 시작했고,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군사 및 안전 분야에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고, 농업과 환경 분야는 물론 TV로 마주하는 항공 촬영의 많은 부분이 드론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취미로 드론을 시작하는 국민도 부쩍 늘고 있다.
나도 최근 드론을 주문했다. 생각보다 다양한 브랜드와 종류가 있어 고르는 데 시간이 걸렸다. 마침 연말 세계 각국에서 큰 폭으로 할인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해외 직구를 통해 평소보다 조금 더 저렴하게 드론을 구매했다.
해외에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관세청 개인통관고유부호(이하 통관부호)를 받아야 했다. 통관부호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물건이라면 모두 세관을 거쳐야 하는데, 이때 누가 어떤 것을 주문한 것인지 확인하는데 필요하다고 한다.
관세청 전자통관시스템 유니패스. 개인통관고유부호 발급과 조회가 매우 간편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출처=유니패스) |
과거에는 해외에서 물건을 살 때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했지만, 개인정보 문제로 통관부호가 도입됐고 또 간단한 본인인증만으로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다고 했다. 3분도 안 되는 시간에 통관부호를 발급할 수 있었고 무사히 주문도 마쳤다
해외에서의 배송도 매우 빨랐다. 주문한 지 4일 만에 대한민국 세관에 도착한 드론은 물품 확인과 비용 납부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이 모든 부분도 내가 신경 쓸 것이 하나도 없었다. 지정된 대행업체를 통해 모든 과정이 진행됐고, 나는 정부 알림톡으로 고지된 비용만 정해진 계좌로 납부하면 됐기 때문이다.
드론을 주문한지 1주일 만에 수령할 수 있었다. 이제 나도 드론 조종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
처음엔 단순히 저렴하다는 이유로 복잡한 직구를 왜 하나 싶었는데 통관부호 발급부터 알림톡과 빠른 세금 납부까지 대한민국의 편리한 전자정부를 제대로 느낀 시간이었다. 세관을 통과한 드론이 집까지 오는 데는 3일이 더 걸렸다. 딱 1주일 걸린 셈이다.
드론을 본격적으로 수령하기 이전 인터넷을 통해 이것저것 관련 검색을 진행했다. 정부 정책에 국민적 관심이 더해져 드론 이용자가 매년 급격하게 늘고 그에 맞춰 학원도 많아졌지만, 최대한 비용을 절약하고자 혼자 드론 날리는 법을 배우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드론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던 중 250g 이상의 드론을 날리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지정한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대부분의 드론 무게가 250g을 넘어 취미 드론이라도 반드시 교육을 받아야 했다.
드론을 비롯한 교통안전 교육이 진행되는 교통안전공단 배움터 메인 홈페이지.(출처=교통안전공단 배움터) |
드론 관련 자격증은 1급부터 4급으로 3급 이상은 실기 시험을 치러야 했는데, 나처럼 250g이상 2kg 이하의 드론을 조종하고자 한다면 교육 및 온라인 테스트만으로 4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 수료증 형태로 말이다.
한 시간 내외의 간단한 교육만 수료하면 될 거라는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항공안전과 기상에 대한 정보, 사용자 안전, 항공에 대한 기초 역학 등 총 6시간에 걸친 교육을 이수해야 했다. 일반인이 접하기에 생소한 내용도 많아 절대 쉽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다양한 교육 중 항공안전과 사용자 안전에 대한 내용이 특히 중요하게 느껴졌다. 교육에서는 드론 이용자가 많아지며 사생활 침해, 항공안전 위협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이용자의 철저한 규칙 준수를 강조했다.
드론 교육을 받던 중 만 14세 미만의 어린이라면 드론을 조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드론을 날려보고자 산 이유도 있는데, 그럴 수 없어 너무 아쉽게 느껴졌다. 물론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덜컥 주문부터 한 내 잘못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배움터 드론 관련 교육을 수료한 후 4급 수료증을 발급받았다. |
교육도 모두 끝마치고, 또 드론도 빨리 배송되었으니 이제 날려보는 일만 남았다. 뼛속까지 문과여도 기계를 만지고 조작하는 것을 좋아했기에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 믿었다. 이곳저곳 기체를 만지며 주요 사항을 익히고 혹시 실내 위험한 물건은 치우고 드론을 켰다.
웽~ 하는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생각보다 소리가 컸지만, 이내 적응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하늘 위로 드론을 띄우는데 생각보다 조종이 쉽지 않다. 조금씩 상하좌우로 움직이는데 내 생각처럼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불안해서 기체를 내려놓고자 하는데 웬걸 그냥 바닥으로 고꾸라져 버렸다.
한쪽 벽면에 텅텅거리며 부딪치는 드론을 보며 깜짝 놀라 다가가 전원을 끄고 살펴보니 첫 비행에 뒤쪽 날개가 살짝 휘었다. 사실 눈뜨고 찾아봐야 할 정도로 기체에는 작은 상처였지만, 마치 내 꿈이 부서진 것처럼 허탈했다.
첫 비행 전 기념사진을 찍어봤다. 그리고 이 사진이 멀쩡한 드론의 마지막 사진이다. |
사실 생각보다 어려운 교육 내용, 그리고 만 14세 미만 조종 금지 정책을 보며 장난감을 조정하는데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했다. 드론을 하늘을 나는 장난감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 첫 비행을 해보니 왜 그런지 충분히 이해가 됐다.
상대적으로 성인보다 낮은 판단력과 늦은 반응을 가진 아이들이라면, 또 누구나 드론을 사서 하늘로 날린다면 항공안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이 위험할 수 있겠다고 느껴졌다. 당장 길을 걷다가 하늘에서 뭐가 떨어질지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사람은 확실히 경험의 동물이다. 보기 좋게 큰소리치던 내 모습은 어디 가고, 이제 드론에 두려움을 느낀다. 첫 비행 이후 당분간 좌우 조종은 깔끔하게 포기했다. 일단 드론과 친해지기로 한 것이다.
드론에 대해 이해하고, 상하 조종을 조금씩 연습하는 요즘 드론과 인간이 함께할 미래에 대한 기대도 함께 느낀다. 가볍게 남용된다면 위험한 물체지만, 확실히 유용하면서도 편리하고 또 위험 상황에서 적극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로 다양한 드론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광범위한 분야에 드론을 적용할 계획이다. |
대한민국 정부도 드론의 유용성과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4차 산업 일자리와 연계해 정부 차원의 드론 교육을 시행하고 있고, 다양한 정부 부처에서 활용하도록 관련 예상 편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내 주변 친구들도 드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을 정도로 드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요즘, 충분한 조종법 숙지와 항공안전 및 관련 법규 준수로 안전하고 즐거운 취미생활이 되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정혁 jhlee43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