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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복원 현장에서 손맛을 보다~

2022.09.08 정책기자단 김윤경

올가을, 매월 마지막 수요일이 기대되는 이유가 또 생겼다. ‘문화가 있는 날’인 매마수(매월 마지막 수요일)도 물론이지만, 문화재 복원, 수리 현장을 볼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경복궁 계조당 복원현장.
경복궁 계조당 복원 현장.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에서는 11월 30일까지 매월 마지막 수요일마다 문화재 복원과 수리 현장(종묘 정전 보수 현장)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있다. 생생한 현장에서 문화재 기술자가 수리 과정과 문화재 연혁 등을 상세하게 안내해준다. 문화재 복원 현장 일반 공개는 2014년부터 매년 진행돼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이 됐다가 다시 현장에서 진행하게 됐다. 이야말로 놓칠 수 없는 기회 아닌가. 부랴부랴 8월 31일, 첫 회차를 신청했다. 

경복궁 계조당 복원현장. 그 문이 한달에 1번 열린다.
경복궁 계조당 복원 현장. 그 문이 한 달에 1번 열린다.


문화재 복원 현장을 직접 보는 건 처음이었다. 늘 공사 현장을 지날 때면, 가림막 안이 궁금했었다. 특히 문화재 현장이라면, 심장 박동은 더 커진다. 막 하나를 두고 시간을 넘나드니까. 두근거리는 마음을 누르며 경복궁 동편 주차장 쪽으로 들어섰다. 

각자 앞에 안전모가 하나씩 놓여 있었다.
신청자들 앞에 안전모가 하나씩 놓여 있었다.


오늘 온 곳은 경복궁 계조당 복원 현장이었다. 현장 내 사무실에 모인 신청자들 책상 위에 안전모가 하나씩 놓여 있었다.  

현장 담당자로부터 경복궁 계조당에 관한 소개를 듣고,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을 봤다. 계조당은 경복궁 핵심 건물로 세종 때 세워졌다. 대리청정을 한 왕세자 문종이 신하들과 의논하던 집무실이었다. 문종 사후 허물어졌지만, 고종 때 다시 지었다. 그것도 잠시,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경복궁을 박람회 행사장으로 사용하며, 계조당도 함께 헐렸다. 

담장과 키오스크를 통해 계조당에 관해 더 알아볼 수 있다.
담장과 키오스크를 통해 계조당에 관해 더 알아볼 수 있다.


문화재청은 조선왕조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민족 역사성을 회복하고자 1991년부터 경복궁 복원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게 어느새 30년째다. 복원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사료를 고증하고 자료를 확인, 자문을 거쳐 설계해 만든다. 특히 이번 경복궁 계조당은 전통 방식을 따라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주요 자재는 구조를 짜는 목재, 주춧돌을 놓는 석재, 벽을 바르고 기와를 만드는 흙이다. 

영상에서 가장 눈길이 간 흙을 밟아 기와를 만드는 전통방식. <출처=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영상에서 가장 눈길이 간, 흙을 밟아 기와를 만드는 전통 방식.(출처=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영상 속에서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모습이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흙을 직접 발로 밟아 반죽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을 처음 만들었던 당시에도 누군가의 발이 부지런히 움직였으리라. 

돌 하나도 신경 썼다. 채석장마다 질감과 색이 다르기 때문이다. 계조당은 포천에서 예전과 가까운 돌을 찾아냈다.

복원현장에서 안전하게 둘러봤다.
복원 현장을 안전하게 둘러봤다.


현장에서 안전을 기하며 올라가고 있다.
조심스럽게 현장으로 올라가고 있다.


영상을 보고 현장으로 나갔다. 잔뜩 찌푸린 채 비를 뿌리던 하늘은 어느새 개었다. 혹시나 미끄러지지 않도록 담당자는 모두의 안전을 살폈다. 

설명을 들으며 앉아 하단을 보고 까치발을 해가며 기와를 살폈다.
설명을 들으며 하단을 보고 까치발을 해가며 기와를 살폈다.


현재 기와 공사가 한창이었다. 가지런히 기와가 쌓인 지붕을 보자 모두들 스마트폰을 눌러댔다. 기술자의 설명에 따라 일제히 앉아 보다가, 까치발을 들고 올려봤다.

한지를 발라 건조를 천천히 하도록 했다. 또 단청에 양각을 새겼다.
한지를 발라 천천히 건조가 되도록 했다. 또 단청에 양각을 새겼다.


“여기가 좀 다르죠? 이곳 단청은 양각이 새겨 있어요.”

담당자가 가리킨 곳에는 양각이 새겨 있었다. 일반 가옥 단청은 그림만 그려 넣는데, 궁궐은 단청에 양각을 새겨 넣고 그린다. 목재에 양각을 새긴 건, 궁궐 건축의 격을 높이기 위해서란다.   

“여기는 왜 한지를 발라 놨어요?” 고개를 숙이며 유심히 살펴보던 남성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천천히 건조시키려고요.” 담당자는 갑자기 건조돼 수축하는 걸 막기 위해 한지를 발랐다고 설명했다. 신기한 듯 다시 사진을 찍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화재 복원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국민들.
문화재 복원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


현장을 본 후, 돌아와 설문지를 작성하고 질문 시간을 가졌다. 시작 때와 다른 분위기였다. 직접 보니 달랐다. 여기저기서 기대에 찬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수작업과 기계작업은 어떤 차이가 있어요?”

“아시다시피 수작업은 어렵고 시간도 더 걸리죠. 그렇지만 저희는 전통건축 기술을 전수해 손맛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공장제 기와처럼 반듯하지 않지만, 삐뚤삐뚤한 중에도 질서가 있다고나 할까요.”

“하나의 예술작품인 거네요. 수공예처럼.”

현장에 재료들이 쌓여 있다 돌은 가장 비슷한 걸 찾아 포천에서 가져왔다.
현장에 자재들이 쌓여 있다.


계조당 복원사업은 경복궁 궁궐 중 완전히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첫 시도다. 경복궁은 2045년까지 주요 전각들을 복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 규모가 도대체 감이 안 왔다. 경복궁은 얼마나 복원된 걸까.

“현재 경복궁은 약 26% 정도 복원이 진행됐는데요. 사업이 마무리되면 당시의 약 41% 정도가 복원될 예정입니다.” 아하. 앞으로 더 탄생할 장소를 떠올리니 기대감이 물씬 들었다.

계조당이 완공되면 어떻게 활용될까. “내부를 근정전처럼 공개하려고 하고요. 이곳 성격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생각이에요.”

경복궁 계조당이 2023년 3월 돌아온다. <출처=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 계조당이 2023년 3월 돌아온다.(출처=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약 3년 간의 공사가 끝나는 2023년 3월, 계조당이 탄생한다. 그전까지 단 3회, 계조당 완공 전 모습을 볼 기회가 주어진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 오후 3시를 기억하자. 물론 문화재 현장 공개는 다른 궁궐에서도 공개 예정이니, 많이 참여해보면 좋겠다. 더해 옛것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많은 손길에 힘을 실어주자. 

같은 궁궐도 깊이 느껴졌다.
같은 궁궐도 복원 현장을 보고 나자 깊이가 느껴졌다.


‘단청 칠하기 전, 저곳은 어떤 모양이었을까. 저기 기와 속에는 누군가의 온기가 담겨 있겠지.’

정성과 노력을 알게 된 까닭일까. 복원 현장을 나오며 본 궁궐에 깊이가 느껴졌다. 지금껏 궁궐을 보며 생각해본 적 없던 일이었다. 이런 과정을 보고 힘든 노력을 알게 되면, 문화재를 함부로 대할 수 있을까. 

문화재 복원 현장 공개는 한 시간 남짓이다. 그렇지만 보기 전과 후는 완전히 달라졌다. 앞으로 궁궐을 볼 때마다 새로운 사실이 분명 더 보일 듯싶다. 계조당 복원 현장을 들어갈 때, 비를 뿌렸던 검은 구름은 완전히 사라져 더없이 산뜻했다. 

계조당 관람 공지(경복궁 누리집)  http://www.royalpalace.go.kr/content/board/view.asp?seq=853&page=&c1=&c2=
일반 공개 신청 : 경복궁 계조당 02-732-1968, 종묘 정전 070-8864-7088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h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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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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