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엄마와 함께 강릉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바쁜 현생을 탓하며 쉬는 날이면 가던 곳만 또 가는 ‘복사 붙여넣기’ 일상을 살던 중 떠난 여행이었다.
오랜만에 떠난 휴가 중 반나절은 나를 위한 시간으로, 그간 고대하던 서핑 강습을 듣기로 했다. 작년, 서핑을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 서핑을 처음 한 후부터 서핑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물놀이가 되었다. 강릉 명소 곳곳을 돌아다닌 후, 숙소 근처에 있는 서핑샵에 들러 1일 강습권을 결제했다.
본격적인 서핑 시작 전, 30분 가량 안전교육을 받은 후 백사장으로 이동하여 간단한 스트레칭, 해변에서 장비 다루는 법, 패들링 방법 익히기 등 교육을 받고 바다에 들어갔다. 안전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는데, 거친 파도에 휩쓸려 제대로 물을 먹는 순간, 그제야 물놀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들었다. 서핑이 끝난 후 서핑 안전수칙을 다시 한번 살피고, 상황별 물놀이 안전수칙을 숙지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해봤다.
행정안전부 생활안전 행동요령에 따르면 물에 들어가기 전에는 충분한 준비운동을 하고 구명조끼 착용 후 들어가야 한다. 어린이는 반드시 보호자와 함께 물놀이를 해야 한다. 해수욕장, 하천 등에서는 안전구역을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음주 후 수영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하며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 물놀이를 해야 한다.
파도가 있는 곳에서 수영할 때는 체력 소모가 적게 편안한 기분으로 수영해야 한다. 큰 파도가 덮칠 때는 깊이 잠수할수록 안전하고, 큰 파도에 휩싸였을 때는 버둥대지 말고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숨을 멈추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나 역시 두 번째 물에 빠졌을 때,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더니 중심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됐다.
파도가 크게 넘실거리는 곳은 깊고, 파도가 부서지는 곳이나 하얀 파도가 있는 곳은 일반적으로 얕다. 거센 파도에 밀려 나갔을 때에는 파도에 대항하지 말고 비스듬히 헤엄쳐 육지로 향한다.
만약 주변에서 익수 사고가 발생했다면, 즉시 주위에 소리쳐 알리고 119에 신고한다. 구조하려고 함부로 물속에 뛰어 들지 않아야 한다. 수영에 자신이 있더라도 물놀이 현장에 비치된 구명환, 구명조끼, 구명로프 등 안전장비를 활용하여 안전하게 구조한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할 때에는 인공호흡이나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실시한다.
이밖에도 하천이나 계곡물을 건너는 상황, 보트를 탈 때, 계곡에서 야영지를 선택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 맞는 다양한 상황별 대처요령이 있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https://www.safekorea.go.kr/)에서 상세한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다.
물놀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물놀이 행동요령 외에도, 행정안전부가 만든 ‘물놀이 안전지도’가 있다. 생활안전지도(www.safemap.go.kr)→생활→물놀이 관리지역 지도에서 관심 지역을 선택하면 안전시설이 어디 설치돼 있는지, 예전에 인명피해가 났던 사고 이력 등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으며, 내 위치를 기반으로 한 지도 형태로 인터넷 홈페이지와 휴대전화 앱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다만, 이 안전지도에는 계곡과 하천 등 내수면만 대상으로 하고 해수욕장 등 바다에서 일어나는 물놀이 사고 정보는 없다.
사고는 예기치 못한 순간에 발생한다. 나 역시 파도에 휩쓸리던 순간에서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들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이 세상에 무풍지대(無風地帶)는 없다는 점을 잊지 말자. 안전을 우선시했던 여행이야 말로 오래도록 즐겁게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오인애 okin11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