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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눈을 속이는 슈링크플레이션, 이제 그만!

2023.12.21 정책기자단 이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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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 주말마다 집 근처 마트로 장을 보러 다닙니다. 직접 물건을 살펴보는 재미, 그리고 못 이기는 척 상품에 추가로 붙여주는 덤이 직접 장을 보는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새로운 상품과 신기한 물건들, 장 보는 순간은 즐거움의 연속인데 어느새 나도 모르게 카트에 물건이 하나둘 쌓여 셀프계산대에 바코드를 인식하는 순간 급격하게 늘어나는 금액에 흠칫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2주 전에도 산 상품인데 그새 가격이 왜 이렇게 오른 건지, 2023년 물가 상승률이 상당하다는데 장을 볼 때마다 이를 실감합니다.

물가 상승과 관련된 이야기는 올 한 해 계속되어 왔습니다. 정부와 관련 기관에선 수산대전, 축산유통대전 등의 각종 행사를 진행하거나, 수급조절 정책을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계속했지만, 물가에 대한 부담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생각날 때마다 방문하는 한 식당. 음식의 가격이 조금씩 오르더니 어느새 공기밥의 가격이 2000원이 되었다.
생각날 때마다 방문하는 한 식당. 음식의 가격이 조금씩 오르더니 어느새 공기밥의 가격이 2000원이 되었습니다.

기업 역시 할 말은 많다고 합니다.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 인건비가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서는 물건을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것인데요.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추석을 전후로 가격은 동일한데 기존에 먹던 것보다 개수가 줄었다는, 혹은 예전에는 조금 더 넉넉하게 먹었는데 이상하게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는 소비자의 불만이 인터넷에 확산된 것입니다. 바로 슈링크플레이션 이야기입니다.

집 근처 대형마트의 유제품 매대. 슈링크플레이션을 진행한 품목 중 유제품도 다수 포함되어있다고 합니다.
집 근처 대형마트의 유제품 매대. 슈링크플레이션을 진행한 품목 중 유제품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영국의 경제학자가 처음 고안한 용어인데, 줄어든다는 뜻인 ‘슈링크(Shrink)’와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이야기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의 저항이 크니 가격을 올리는 대신 제품의 크기나 용량, 개수를 줄이는 것을 말합니다.

기업은 슈링크플레이션에 따라 용량을 줄이거나 개수를 줄이더라도 공지할 의무가 없기에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저항은 최소화하며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기에 윤리적인 부분에서 ‘꼼수 인상’과 같은 비판을 받는 것입니다.

그렇게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과 소비자 단체의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자 정부는 관련 기관을 중심으로 실태 파악에 나섰고,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원에서는 최근 1년 사이 실제로 용량이 줄어든 제품이 적지 않다는 것을 파악했다고 합니다.

슈링크플레이션의 대책 중 하나로 제품에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감량을 표기해야합니다. 위 사진에서 증량을 표기한 것 처럼 말이죠.
슈링크플레이션의 대책 중 하나로 제품에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감량을 표기해야 합니다. 위 사진에서 증량을 표기한 것처럼 말이죠.

이후 지난 13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여 관계부처와 함께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국민(소비자)이 부당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몇 가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소비자의 알권리 충족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는데요. 가격을 유지하면서 용량을 줄이거나 원재료 비율을 낮추는 일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에게 반드시 알리도록 조치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판매 회사에 제품 포장지나 홈페이지, 판매처 등을 통해 알릴 의무가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회사에 최대 3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참가격.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접수와 함께 주요 제품들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참가격 홈페이지)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참가격. 슈링크플레이션 신고 접수와 함께 주요 제품들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곳입니다.(출처=참가격 홈페이지)

또 소비자원 등 관련 단체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인 ‘소비자 24’(https://www.consumer.go.kr/consumer/index.do)나 ‘참가격’(https://www.price.go.kr/tprice/portal/main/main.do)과 같은 홈페이지에서도 관련 정보를 더욱 폭넓게 제공하는 한편 단위 가격 표시제를 확대하고 모니터링 대상 품목을 늘리는 조처를 추가로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해당 홈페이지를 통해 슈링크플레이션 사례를 신고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 커뮤니티의 반응과 지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니 정부의 긴급대책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우세했습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국민을 속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막는 것은 옳은 결정이라는 목소리입니다. 다만, 인건비와 재료비의 상승을 간과하고 무조건 압박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의 소비자들이 기업의 슈링크플레이션 사례를 SNS에 인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결국 기업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소비자 권익을 보호한다는 책임 의식이 소비자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정혁
정책기자단|이정혁
jhlee4345@naver.com
정책의 수혜자이자 옵저버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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