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할머니를 모시고 강원도 영월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할머니를 모시고 가는 여행인 만큼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정말 많았는데, 할머니의 편의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관광지를 찾는 것이 특히 힘들었던 것 같다. 관광지와 주차장 간의 거리가 멀지는 않은지, 관광지 내에 쉼터가 잘 조성돼 있는지, 피치 못할 상황에 대비하여 휠체어 대여가 가능한지 등의 조건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려니 시간도 많이 들고 비교도 어려웠다.
계속해서 관광지를 찾아보던 중,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 누리집(https://access.visitkorea.or.kr/)을 통해 ‘열린관광지’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열린관광지란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가족 등 ‘모든 관광객’이 이동의 불편 및 관광활동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관광지를 뜻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5년부터 대한민국 각 지역마다 열린관광지를 선정해 접근성 개선과 편의시설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누리집의 ‘무장애 관광정보’ 메뉴를 통해 관광을 희망하는 지역의 관광지·명소, 음식점, 숙박 등의 정보들을 둘러볼 수 있었다. 할머니를 모시고 영월로 여행을 갈 계획이었기에 지역을 강원도 영월로 설정하고, 무장애 관광 옵션 중 ‘고령자’를 선택하여 관광지·명소를 검색해보았다.
총 세 개의 관광지가 나왔는데, 모두 주차장과 관광지와의 거리가 가까웠고, 길이 평탄해 걷기에 좋았으며, 휠체어 대여 또한 가능한 곳이었다. 각 관광지를 클릭하면 무장애 편의정보와 더불어 관광지에 대한 간단한 해설과 주소, 전화, 운영시간과 휴무일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단 몇 번의 클릭만으로 여행에 딱 맞는 관광지들과 그 세부 정보까지 알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편리하게 느껴졌다.
실제로 이번 여행에서 강원도 영월의 탄광문화촌에 방문했는데, 누리집에 나와있는 무장애 편의정보와 일치하는 환경이 조성돼 있었다. 할머니께서는 큰 무리 없이 해당 관광지를 둘러보셨다. 열린관광이 추구하는 모두를 위한 무장애 관광이 무엇인지 진정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됐던 것 같다.

열린관광지 사업의 확대 사업으로는 ‘무장애 관광 연계성 강화 사업(구 무장애 관광도시)’이 있다. 장애인 등 관광 취약계층이 끊김 없이 관광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관광지와 시설, 정보 등 특정 권역 내 관광 제반 요소의 접근성과 연계성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이번 2월 29일까지 공모 중이다. 2022년에는 강릉시가 제1호 ‘무장애 관광도시’에 선정된 바 있다.

작년 가을, 강원도 강릉 현덕사에서는 무장애 관광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무장애 템플스테이’가 진행되기도 했다. 평소 현덕사에서 진행하던 템플스테이와 동일하게 진행됐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했다.
현덕사 현종 스님은 “염주 만들기를 진행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장애인 참여자분들께는 염주 한 알을 실에 꿰는 것조차 큰 과제였는데, 결국 성공해내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참여에 어려움이 있을 수는 있어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아도 108배를 할 수 있고, 향냄새를 맡을 수 있다. 강릉시가 제1호 무장애 관광도시로 선정된 만큼, 장애인들에 대한 크고 작은 차별들도 해소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 가족 등의 관광 취약계층은 우리나라 인구의 29%를 차지한다고 한다. 나아가 2025년 이후 초고령 사회 진입으로 장애뿐 아니라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무장애 관광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어 이에 대비하기 위한 관광 환경과 서비스의 개선, 사회적 인식의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와 지자체에서 무장애 관광 발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국민 개개인도 무장애 관광의 의미를 알고 함께 실천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무장애 관광이 올바르고 즐거운 문화로서 정착할 나날을 바라며 앞으로도 관심을 기울여보고자 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동혜연 dhy74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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