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아니라 청소년의 도박문제? 청소년의 학교폭력이나 디지털 성범죄 같은 문제는 그 심각성을 평소에 인지하고 있었지만, 도박 문제는 잘 생각해 보지 못한 분야였다. 그러던 중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하 예방치유원)에서 불법도박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주간(5월 18~24일)’으로 정하고 선포식 및 간담회 등 행사를 개최한다고 하여 그 현장을 찾았다. 행사는 5월 18일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선포식과 간담회, 기념식, 부대행사로 구분돼 열렸다.
![부대행사에는 아이들이 적극 참여했따.](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5/18/1(6).png)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총 19개 부스에서 부대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필수 스탬프 2개를 받으면 푸드트럭 쿠폰을 주고 추가로 달성하면 혜택이 더해지는 ‘스탬프 투어’를 운영, 청소년의 각 부스 체험 참여를 유도했다.
청소년 보호 및 사행산업 기관, 도박문제 예방·근절과 관련된 기관에서 저마다의 특성을 살린 부스를 운영해 흥미로웠다. 나 역시 체험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청소년들은 매우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5/18/2(54).jpg)
아로마 컬러테라피, 코뚜레 장식 등 만들기 체험, 승마 기구·자전거 가상 체험 같은 활동형 체험, 건강 체력 측정·중독 기질 알아보기·디지털 미디어 이용 습관 알아보기 등 전 부스에 참여자들이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유익함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안겨다 주는 점이 좋았다.
11시가 되자 행사 메인 무대에서 예방주간 선포식 행사로, 사감위 오균 위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18개 기관 관계자들이 모두 무대에 서서 예방주간 선포 및 단체 기념 촬영식이 진행됐다.
![도박문제 예방주간 선포식을 위해 많은 유관기관 대표자들이 무대에 올라섰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5/18/4(46).jpg)
이후 무대 위 기관 참여자들은 함께 500여m 떨어진 올림픽파크텔 회의장으로 이동해 간담회를 가졌다. 개인적으로 청소년 도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단체 대표자 혹은 실무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이 간담회가 이번 행사의 핵심이라고 생각했기에 간담회 담당자의 협조를 구해 배석된 테이블 뒤편의 좌석에 착석해 참관했다. 오균 위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본격적인 발표가 시작됐다.
![이날의 발표자는 총 세 명이었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5/18/5(40).jpg)
첫 번째로 예방치유원 대전충남센터 이승희 센터장이 ‘청소년 도박문제 현황과 상담 현장에서 바라본 청소년 도박문제’라는 소주제로 발표를 했다. 위 지역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선별한 검사 결과에 의하면 ‘위험 수준’과 ‘문제 수준’을 합친 비율이 무려 10%가 넘었다고 한다. 청소년 도박중독이 10명 중 1명이나 된다고 하니 다소 충격적으로 느껴졌던 발표였고,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 정책을 거시적 안목에서 그리고 마라톤을 뛰고 있다는 마음으로 장기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이 센터장의 말에 크게 공감이 갔다.
이어 위클래스 상담교사이자 청소년 도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선에서 노력하는 한성중학교 임일준 선생님이 발표를 했다. 임 선생님은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을 위해 학교 선생님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지만, 심폐소생술 등 다른 의무교육과 비교했을 때 내실 있는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실적으로 청소년 도박문제가 벌어졌을 때 예방치유원 등 대응 기관에 직접 찾아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전문 상담사가 직접 학교로 찾아와 상담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승희 센터장은 올해부터 일부 지역센터에서 학교로 찾아가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금은 미미하나 앞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발표자들은 공통적으로 기관 간 협업을 강조했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5/18/6(32).jpg)
이날 발표 중 청소년 도박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확연히 인지하게 해 준 것은 바로 두 번째, 병적 도박 질환 처방을 받은 고3 학부모의 발표였다. 도박 빚으로 인한 친구들 사이의 협박과 고립, 업자들의 협박, 도박중독 치료의 어려움, 다시 도박을 하게 되는 악순환 등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얘기들을 들려줬다. 청소년 도박문제로 인한 여파 및 그 고통은 상상 이상이었다.
청소년이 오픈뱅킹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 시 부모의 동의 및 조회를 받는 절차를 마련하고, 도박 치료를 원활히 받을 수 있도록 전문 병원과의 연계성을 높이고 도박중독 청소년 대응 기능이 있는 위탁형 대안학교를 선정하는 등 청소년 도박 치유 프로그램을 다양화할 것을 제안했다.
위 학부모 대표 발표자 덕분에 청소년 도박문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고, 청소년 도박문제 근절과 예방 및 치유를 위해 관심을 가지리라 다짐도 하게 되었다.
![간담회 참여 기관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을 위해 힘써주셨으면 좋겠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5/18/7(20).jpg)
세 분의 발표 후 자유 의견 나눔에서는 ‘문제’보다는 ‘예방’에 초점을 맞춰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장’을 만들자는 제안, 금연 예방 ‘노담’ 캠페인처럼 온 국민이 인식할 수 있는 캠페인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의견 등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시간 관계상 참여자 모두의 의견을 듣지는 못하고 기념촬영으로 간담회는 끝났다. 다양한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고, 협업을 통해 청소년 도박문제를 실효성 있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들었던 간담회였다.
![이날은 날씨가 참 좋았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5/18/8(15).jpg)
이후 다시 평화의공원 행사장으로 돌아왔더니 메인 행사 무대에서 기념행사로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었다. 다소 더운 날씨에도 관객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여전히, 아니 더 많은 사람들이 또한 부대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행사장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한 바퀴를 둘러보았는데 행사에 참여한 청소년들, 적어도 이날 도박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작성에 참여한 학생들은 도박의 유혹에 안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다짐이 반드시 지켜지길 바란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5/18/9(13).jpg)
‘한술 밥에 배부르랴’는 말이 있지만, 제1회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주간은 조금은 허기진 배를 채운 행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담회에서 나온 좋은 의견들을 많은 유관기관들이 협업을 통해 실효성 있게 실행해 나가고, 행사의 정례회 및 확대를 통해 청소년과 학부모에게 도박문제의 경각심을 널리 알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회적 이슈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말이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5/18/10.jpg)
무엇보다도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과 아이들이 도박문제로 고통받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진심으로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