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와 서울시가 개최한 ‘제2회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이 9월 15일 KBS 아트홀에서 열렸다. 올해 2회째를 맞는 이산가족의 날(9월 15일, 음력 8월 13일) 기념식은 “다시 만날 그날까지 함께 가겠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기억’, ‘위로’, ‘공감’, ‘동행’이라는 주제로, 이산가족 1세대부터 3세대까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기념식은 먼저 사전행사로 합동추모식 후에 본행사로 ‘그리움의 역사, 소원의 동행’ 주제영상 상영, 인사말·환영사·축사, 유공자 포상, 영상편지 공모전 시상, 기념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사를 대독했다. 기념사에서는 “이산가족 찾기를 신청하신 13만여 명 가운데 매년 3천여 명이 헤어진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돌아가십니다. 가족을 애타게 그리며 상봉의 그날을 기다리는 이산가족이 이제 4만 명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라며 “정부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산가족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인도적 교류조차 거부하는 상황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먼저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국내외 이산가족 실태조사, 유전자 검사, 영상 편지 제작, 이산가족 초청 위로 행사를 통해 이산가족의 교류 기반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가족을 만나지 못한 이산가족들의 슬픔을 짐작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오랜 세월의 아픔을 안고 살아오신 남북의 이산가족 여러분, 그리고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와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여러분의 아픔을 보듬어 드리고, 자유와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저도 누님 두 분이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으로 2010년 이산가족 상봉 참석자 중 최고령인 어머니를 모시고 마침내 큰 누님을 상봉할 수 있었다”면서 “2박3일이 순간으로 지나고 북으로 떠나는 버스를 눈물로 배웅한, 생이별의 고통을 절절하게 실감했다”고 말했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함께 가겠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이산가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문제 해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한 공모전에서 우수작품으로 선정 된 이산가족 3세대 손녀가 외할머니를 위해 제작한 영상편지가 상영되었고, 가수 설운도 씨와 이북7도 부녀연합합창단이 이산가족의 염원을 담아 공연을 펼쳤다.
전국 각 지역 이산가족들도 ‘이산가족의 날’을 함께 기념할 수 있도록 기념식은 생중계로 중계됐다. 6개지역 △수도권(서울⋅인천) △대전 충청권(대전) △영남권(부산) △호남권(목포) △강원권(춘천)에서도 제2회 이산가족의 날 지역 초청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산가족 윤대영(91) 씨는 “1·4후퇴 때 혼자만 남쪽으로 와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오면서도 고향, 황해도 연백군에 계시는 부모 형제를 잊어 본 적이 없다”며 “가족을 가슴에 묻고 살아오면서 하루빨리 통일 되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로운 대한민국 품에서 남 부럽지 않게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한이 맺힌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또 “작년 행사는 몰라서 불참 했는데 올해는 초청장이 와서 이 뜻 깊은 행사에 참석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내년에도 꼭 참석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념식 행사장이 열린 로비에는 1983년 KBS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 관련 사진 자료들이 전시 돼 그날의 뜨거웠던 기억을 생생히 불러일으켰다. 이산가족의 날이 우리 사회에 이산가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또한 이산가족의 염원이 실현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