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안내장 하나를 받았습니다. 어린이 충치예방사업인데요. 재작년 아이에게 충치가 발견돼 고생했던 터라 유독 관심이 생겼습니다. 평소 양치질을 잘 시킨다고 하지만 성에 차지 않아 어떻게 하면 아이가 스스로 양치질을 잘할까 고민도 있었습니다. 이참에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충치예방사업을 통해 현재 아이의 치아 상태도 확인하고, 양치 습관 개선을 위해서라도 방문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지역 보건소에서는 다양한 보건사업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그중 구강보건센터도 있습니다. 구강 진료 및 예방 활동을 위주로 다양한 연령층의 맞춤형 보건진료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학교에서 온 안내장에서는 어린이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구강질환인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 초등학생 1~4학년까지 영구치에 무료 홈메우기를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하는 어린이 충치예방사업은 2010년부터 보험이 적용돼 치과에서 약간의 본인 부담으로 시술을 받을 수 있으나 보건소에서는 무료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보건소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사실 아이들의 치아는 언제 어느 때 안 좋아 질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충치예방사업을 하고 있을 때 보건소에 방문하고 싶었습니다.
아이의 하교 시간에 맞춰 미리 보건소 구강보건센터에서 예약을 하고 방문했습니다. 아니는 아프지 않을 거라는 선의의 거짓말을 믿고 보건소로 동행했습니다. 잔뜩 겁먹은 아이는 조금은 떨려 했지만, 구강보건센터 입구에 마련된 귀여운 치아 조형물에 긴장을 풀었습니다. “6세 구치는 나의 보물”이라는 문구와 함께 왕관 모양에 구멍을 뚫어놓아 인증사진을 찍도록 마련해 놨습니다. 건강한 치아 형태를 보여주는 입 모양의 조형물에서 관심을 갖고 만지작거렸습니다. 미리 예약을 했던 터라 기다림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건소 구강보건센터 내부는 일반 치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실제 진료 시에는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있었습니다. 의료진은 어린이 환자를 많이 만나 봤는지,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인사와 대화로 아이의 긴장감을 풀어 줬습니다.
아이의 치아를 고루 살펴본 의사는 평소 양치질을 잘하느냐고 아이에게 물어봤습니다. 아이가 자신 없게 대답하자, 양치질의 중요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습니다.(역시 엄마의 잔소리보다 의사 선생님의 한마디가 크죠.) 보건소 진료에 앞서 양치질을 잘하고 오라고 했는데, 치아 사이에 끼어 있는 음식물을 보여주며 칫솔로 구석구석 잘 닦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곤 오늘 받는 치료에 대해서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상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치아에 음식물이 잘 끼면 치아에 충치가 생길 수 있거든. 그래서 선생님이 음식물이 끼는 치아를 잘 막아주려고 해. 그리고 우리 친구 매니큐어 알지? 치아에도 매니큐어를 바를 수 있는데. 그것을 불소도포라고 해. 불소를 칠해서 이가 잘 썩지 않게 만들려고 해.”
의사 선생님의 다정한 설명에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심을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치아 홈메우기는 두 군데 진행했고, 불소도포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치과 의자에 앉아야 한다는 두려움만 있을 뿐, 전혀 아프지 않은 치료라 아이는 진료 후 무척 다행스럽고 기뻐했습니다. 그리곤 무슨 다짐이라도 하듯, 앞으론 양치질을 잘하겠다며 굳은 결심을 하기도 했습니다. 부모입장에서는 부디 그 결심이 부디 오래가길 바랄 뿐입니다.
어릴 때부터 좋은 구강관리 습관은 중요한데요, 보건복지부는 어린이 충치예방사업뿐만 아니라 현재 ‘아동치과주치의 건강보험 시범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아동이 주치의로 등록된 치과에서 6개월에 1회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구강검진 결과에 따라 구강건강관리교육, 예방서비스를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받는 아동건강관리제도인데요. 현재 9개 지역 초등학교 1·4학년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하니, 점차 확대되지 않을까 기대기대됩니다.
좋은 구강관리습관에 따라 50대~70대가 되었을 때 본인의 치아 개수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지역 보건소와 함께 꾸준한 관리와 관심, 예방이 중요할 듯 싶습니다. 보건소를 다녀온 후, 양치질에 심혈을 기울이는 아이를 보니 다녀오길 참 잘한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영미 pym111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