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의 서쪽, 평소라면 지나다니는 차조차 드문 도로에 몇몇 차들이 한 곳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좁은 샛길을 돌아나가니 잘 닦인 포장도로 뒤로 새 역사가 눈에 들어왔다. 아직은 외딴 섬과 같이 느껴지지만, 시간이 흐르면 많은 사람이 오갈 중심지인 서화성역이 있었다.
지난 11월 2일, 경기도 서남지역을 잇는 또 하나의 철도가 개통됐다. 서해선이라는 명칭으로 개통된 노선은 경기도 화성의 서화성역부터 충남 홍성의 홍성역까지를 잇는 연장 90km의 노선으로, 그동안 차량을 이용하거나 수도권 전철 등을 이용해 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이동해야했던 거리를 기차로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에 개통된 서해선(도시철도 서해선과 다름)과 평택선(평택~안중) 2단계 구간을 통해 충청남도와 경기 서남지역을 잇는 또 하나의 철도망이 완성되었다.
처음 방문한 서화성역 자체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을 보지는 못했다. 역이 생겼지만, 주변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주차장은 협소했고, 역 주변으로 임시 주차장을 만들어 이용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되어 있었다. 참고로 임시 주차장은 별도의 요금을 받지 않아 서화성에서 평택을 오가는 이용객을 배려하고 있었다.
철도공사는 서화성역의 위치를 고려해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중이다. 수도권 지하철 수인분당선, 4호선, 서해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인 초치역에서 서화성역까지를 왕복하는 25인승 버스가 서해선이 개통된 11월 2일부터 오는 26년 3월 31일까지 무료로 운영될 예정이다. 버스는 서해선 철도를 이용하는 고객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역은 철도역치고는 그렇게 크진 않지만, 새로 지어서 깔끔하고 쾌적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11월 2일 서해선 개통을 알리는 안내문이 곳곳에 있어 새로운 철도 시대를 축하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현재 개통된 서화성~홍성 구간은 4량 편성인 ITX-마음 열차가 하루 편도 4회 운행 중인데, 기존 철도노선에서 운용중인 마음 열차와 큰 차이점은 없었다. 4량 편성인 마음 열차임에도 열차 탑승은 가장 앞쪽인 1호차 1번 칸으로만 해야해서 직원들이 곳곳에서 탑승 안내를 돕고 있기도 했다.
이날 열차를 이용한 탑승객으로부터 서해선 개통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안산시에 거주한다는 최수일(40대, 판매업)씨는 기존 차량이나 광역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던 것에 비해 훨씬 빠르고 편리해졌다고 이야기했다. 최씨는 “서해선을 이용하면 한 시간도 걸리지 않고 평택과 충남 홍성까지 이동할 수 있다”라며 추후 남은 구간이 모두 개통되면 이용객이 많아질테니 지금처럼 편하게 열차를 타기도 힘들 거라고 웃어보였다.
서해선이 개통된 기념으로 시간을 들여 찾았다는 철도마니아 이주영(30대)씨는 이번 서해선 개통에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그는 “원래 KTX-이음열차 기준으로 설계된 역으로 스크린도어가 만들어져 열차 탑승도 앞쪽으로만 해야 하는 상황이고, 운영 횟수 역시 너무 제한적이다”라면서도 “추후 남은 구간이 모두 개통되면 또 하나의 교통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함께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공사에 문의한 결과 해당 구간이 일부 개통 중이고, 이용객 자체가 많지 않아 ITX-마음 열차로 제한 운행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추후 이용객의 추이를 지켜보며 나머지 노선이 개통되어 여객 수요가 회복된다면 그에 따라 운영 방식 역시 변하게 될 것이라고 미래 서해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후 서해선은 수도권 전철과 철도를 더해 일산부터 서울, 김포와 부천, 안산, 화성을 거쳐 천안아산과 충남 홍선까지 이어져 서해 철도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될 예정이다. 아직은 조용한 서해선 주변 역시 송산 그린시티로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질 예정이며, 최근 모 그룹에서 발표한 화성 국제테마파크(2029년 목표)가 오픈하면 이용객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개통한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서해선과 평택선(평택~안중), 아직은 아쉽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지역 사회와 이용객 모두 호평할 날이 곧 찾아오지 않을까? 대한민국 철도는 앞으로도 2025년 인천·수원발 KTX, 수도권 광역철도 연장 등 굵직한 이벤트를 예고하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한국 철도를 응원해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정혁 jhlee43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