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축자산 답사의 대표지, 제주에 전국의 총괄건축가와 공공건축가들이 모였다.
건축자산이란 ‘한옥등건축자산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건축물, 공간환경, 기반 시설로서 건축자산 기초조사를 통해 사회적·경제적·경관적 가치판단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전·활용이 정책이 주요 목적이다.
제1차 건축 자산 진흥 기본계획(2016~2020년)은 건축 자산의 진흥 정책 추진의 기본 방향, 비전 및 목표, 6대 실천과제 및 세부사업 등의 전략을 제시하였다. 제2차 건축 자산 진흥 기본계획(2021~2025년)은 건축 자산과 한옥 진흥 정책의 추진 현황과 문제점, 건축 자산과 한옥의 주요 정책 이슈, 한옥 진흥을 위한 중장기 추진 방향 등을 다루었다.
29일에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 제주특별자치도, 그리고 국토교통부가 협력하여 제주의 우수 건축자산을 탐방하면서 건축 업무 실무자 간의 교류가 이뤄졌다.
이 행사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국토부, 제주도가 개최한 제2차 전국 지자체 총괄건축가와 공공건축가 콜로키움의 후속으로 이어져 더 많은 건축 관계자가 함께 할 수 있었다.
현장 방문지는 유동룡미술관, 핀크스 포도호텔, 방주교회였다. 세 곳은 모두 유명한 건축가 이타미 준(한국이름 유동룡)으로 연결되는 곳이다.
유동룡미술관에서는 유동룡의 딸이자 건축사인 유이화 이타미준건축문화재단 이사장이 직접 미술관 작품들을 소개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특별자치도 한림읍에 자리한 유동룡미술관은 유이화 건축사가 설계하고 건축한 ‘이타미 준 세계의 완성체’이다. 전체 면적 700㎡, 지상 2층 규모의 공간에 1970년부터 2011년까지 유동룡이 남긴 건축 작품과 회화·서예·조각 등의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그의 수집품과 저서도 소개한다. 이곳은 본질에 집중하고 고유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젊은 창작자들과 교류하는 공간이다.
본질에 집중하고 근원을 탐구했던 예술가이자, 자연에 순응하는 야성의 건축을 추구했고 손의 감각이 살아있는 순수한 조형을 추구했던 건축가 이타미 준은 한국과 일본의 경계에서 활동했다. 유동룡 작가는 치열하게 자신만의 독창성을 추구했고, 나아가 물질과 자연의 본질에 집중하며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했다.
“건축은 자연과 나 사이의 새로운 세계를 매개하는 무엇”이라 했던 유동룡의 말처럼 유동룡미술관은 개인의 창의성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게 하는 매개체가 되고자 한다고 전한다.
전시관은 1층에 ‘먹의 공간 (라이브러리)’, ‘이타미 준 클래스’, ‘바람의 노래 (티 라운지)’, ‘이타미준 에디션 (뮤지엄 스토어)’으로 이루어졌다.
이곳은 이타미 준의 저서와 작품집을 모아 놓은 아카이브와 그에게 받은 영감을 사유하는 공간이 있는데, 자연의 온기와 인간의 삶을 품은 바람이 이타미 준의 건축 주제였던 것처럼 자연에 바탕을 두고 본질에 집중하며 생활을 어루만지는 이들이 함께 꾸려가는 전시장 밖 작품이다.
제주의 오름과 초가집을 모티브로 한 핀크스 포도호텔은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 위치하였다. 포도호텔이라는 이름은 하늘에서 내려 보면 ‘한 송이의 포도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타미 준의 예술철학이 깃든 공간에서 경이로운 한라산을 바라보며 진정한 휴식을 느낄 수 있는 호텔이다. 이곳은 2013년에는 아름다운 제7대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핀크스 포도호텔 근처에 있는 방주교회는 이티미준의 설계로 2009년 3월 19일에 지어졌다. 물 위에 떠 있는 형태로 물과 빛, 그리고 아름다운 나무, 메탈 소재인 금속으로 이루어진 성전 건축물이다. 2010년 제33회 한국건축가협회의 건축물 대상을 수상하였다.
핀크스 포도호텔과 방주교회는 아름다운 건축물로 유명하여 도민과 관광객의 방문이 매해 증가하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건축자산 진흥정책 담당자인 국토교통부 건축문화경관과 김보민 사무관은 “건축은 인간 문명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번 건축자산 답사에서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건축을 찾아볼 수 있었다. 자연소재를 건축재료로 썼고, 주변 능선과 조화를 이룬 건축물이 인상적이었다. 건축이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위한 자산(asset)이 되는 경험을 더 많은 분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답사는 섬 전체가 하나의 자연 건축물인 아름다운 제주에서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는 건축의 혁신을 논하는 자리였다. 자연에 바탕을 두고 본질을 추구한 세계적인 건축가 유동룡(예명 : 이타미 준)의 건축물과 유이화 건축사의 해설을 직접 접할 수 있어 그 의미를 더하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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