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구를 보는 순간,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기후변화 상황지도'에서 보여주는 지구를 보면 그런 기분에 휩싸입니다. 기후변화 상황판에서는 미래 평균기온과 미래 강수량까지 색색이 그래프로 보여주며 달라진 기후변화를 실감케 합니다. 사실 적잖이 놀랐습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민국에서 이 정도의 지도 기반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그곳이 전 세계든 우리 동네든, 한눈에 모든 기후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도요.
기상청은 그동안 시범서비스였던 '기후변화 상황지도(climate.go.kr/atlas)'를 지난달 23일부터 본격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상황지도는 과거부터 미래 무려 2100년까지 우리 동네의 기온, 강수량, 바람 등 기후 요소에 대한 변화 추세와 미래 전망을 국민 누구나 쉽게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 기반의 서비스입니다.
기후변화 상황지도는 기후변화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없는 정책결정자나 일반 국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 시나리오 정보를 제공해 우리 사회가 기후재난으로부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에 기여하는 서비스입니다. 특히 이번부터 온실가스, 오존 등 지구대기 감시정보가 추가되어 국민이 원하는 지역의 다양한 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정보를 한곳에서 종합적으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
이 놀라운 광경을 혼자 볼 수 없죠. 딸아이를 불렀습니다. 저보다 오래 지구를 누릴 자녀이기에 더 필요한 정보였습니다. 기후변화 상황지도의 구석구석을 클릭해 보며 설명해 주었습니다. 작년 여름에 무척 더웠는데 실제 그래프, 우리가 사는 지역의 기후, 그리고 30년, 50년 뒤에 기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하며 일일이 알려 줬습니다.
기후변화로 북극곰이 아프다는 이야기만 알고 있는 자녀는 미래의 지구 모습 모습에 짐짓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때마침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탄생챌린지 '기후행동 1.5℃ 겨울방학 스쿨챌린지'를 권유했습니다.
기후행동 1.5℃란 현재 지구기온이 1℃정도 올랐는데 이로 인해 자연재해, 해수면의 상승, 생태계 파괴 등 이미 많은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데, 기후변화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기온상승을 1.5℃ 이내로 막자는 약속입니다.
기후행동 1.5℃ 앱은 많은 사람들이 탄소중립 생활 실천을 할 수 있도록 환경부와 기관, 기업, 민간단체가 함께 만들었습니다. 특히 겨울방학 스쿨챌린지는 기후행동 1.5℃를 통해 탄소중립 생활을 적극 실천한 학생과 학교를 선정하는 공모전입니다. 매 학기와 방학마다 새로운 시즌으로 운영되는데요. 자녀 이름으로 가입해 이번 겨울방학 스쿨챌린지에 동참했습니다.
주2회 탄소를 줄이는 활동을 자유롭게 실천해 보고, 겨울철 적정 실내 온도를 고려하고 2℃ 낮추고, 음식은 먹을 만큼만 담아 먹고 음식물 남기지 않고, 안 쓰는 전자제품 코드 뽑고,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여행 계획 세우기 등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실천 사항이 적잖게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긴 겨울방학, 자녀에게 미션을 주기로 한 것입니다. 기후변화 상황지도도 봤으니, 지구의 온도를 낮추려는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이 무엇보다 필요했습니다.
가장 먼저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를 직접 해보길 권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 발전소장'이라는 별명을 지어줘 불필요한 전기가 새고 있을 때 즉시 직접 차단시킬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주었습니다. '발전소장'이라는 별명이 마음에 들었는지 자녀는 수시로 각 방의 스위치를 끄고 다녔습니다.
또한 탄소중립 게임도 즐겼습니다. 분리수거 하는 게임은 저 역시도 재미있었습니다. 탄소중립 퀴즈와 작은 정원 비바리움, 쓰레기 줍기 게임 등 즐길 거리도 다양했습니다. 단, 게임은 하루에 3번만 참여할 수 있어 더하고 싶어도 할 수 없습니다. 매일 방문 인증을 해야겠죠. 방학 내내 실천 일기 및 여러 가지 미션을 잘 수행하면 우수 학생 28명을 선발해 상품도 증정하고 있으니 동기부여는 확실히 생길 것 같습니다.
자녀를 키우는 데 있어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좋은 습관' 물려주기입니다. 겨울방학 스쿨챌린지 덕분에 좋은 습관이 생길 것 같고, 이는 곧 기후변화 상황지도에도 미미하지만 좋은 변화를 가져다 주겠죠?! 1월과 2월, 우리 가족은 지구를 생각하는 겨울방학을 보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해보시면 어떨까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영미 pym1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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