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워진 겨울에 친구가 연락을 줬다. 서울역에서 열리는 전시회의 티켓이 생겼다며 같이 보러 가자고 했다.
"좋네"라고 말한 후 서울역으로 가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나와 친구는 모두 경기 북부에 살고 있어서 서울역으로 가려면 버스를 타거나 경의중앙선, 혹은 3호선 지하철을 타고, 다시 4호선 지하철로. 그렇게 두 번 정도 갈아타야 했다.
경의중앙선은 배차 간격이 넓고, 이 날씨에 지하철을 갈아타자니 번거로웠다.
더 편하게 갈 만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마침 GTX-A가 떠올랐다. 개통된 지 한 달 정도 된, 최신 교통수단이다.

서울역으로 인턴 출퇴근을 하는 또 다른 친구도, 서울역을 거쳐 명동 나들이를 다녀오시는 어머니의 친구분들도 GTX를 자주 이용한다고 들었기에 얼마나 빠른지 궁금했다.
"그러면 이번 기회에 타보고 좀 편하게 가볼까?" 친구의 제안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집 근처에 GTX-A가 지나는 대곡역이 있어 금방 타볼 수 있었다.

GTX는 오전 5시 30분부터 편도 112회 운행한다.

서울역 행 GTX-A의 경우, 파주 운정중앙역, 고양 킨텍스역, 고양 대곡역, 서울 연신내역, 그리고 서울역을 지나간다.
2026년에 수서부터 동탄을 지나는 구간과 연결되고, 창릉역과 연결되고, 28년도에 삼성역이 개통되면 정차하는 역은 11개가 된다고 한다.

중요한 건 요금이겠다.
이용 기본요금은 3200원인데, 이용한 지 10km를 초과할 때부터 5km마다 추가 요금 250원이 붙는다.
대곡역에서 서울역까지는 3700원이 나간다.
내가 보통 타고 다니는 서울 지하철 3호선, 4호선이나 경의중앙선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요금이 비싸다.
그렇지만 나는 GTX-A를 한 번 타보고 나서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jpg)
시간 절약 면에서 이점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경기 북부인 고양시에서 서울역까지는 대략 1시간 30분이 걸린다.
경기 광역버스는 이제 입석이 안 되기 때문에 좌석이 남은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때도 있고, 경의중앙선의 배차 간격은 운이 좋지 않으면 승강장에서 1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길다.
그런 점을 떠올려보면 시간 절약은 물론, 생활권까지 확 넓혀준 GTX-A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경기도에 살면서 학교는 서울에 있다 보니 대부분의 친구들이 서울에 있다.
약속 장소도 주로 서울로 정해지고, 나의 낮 동안의 생활권도 서울 쪽에 더 가깝다.
그렇지만 교통수단의 제약이 존재한다는 점은 늘 애로사항이었다.
시험 기간이 되어 학교 도서관에서 오래 공부하고 싶어도 밤이 깊어지면 집에 너무 늦게 들어가게 될까 봐 서둘러 일어나고, 친구들과 한창 신나게 학과 행사를 즐기다가도 짐을 싸야 할 때가 종종 있었다.
그래도 이제는 GTX-A가 있어서 대중교통 이용 시간이 확 단축되다 보니 집에 늦게 들어갈 걱정이 줄었다.
그럼 이제 조금 더 자세히 그날을 되짚어보겠다.

GTX-A를 타러 승강장으로 가는 길, 친구와 지하를 향해 끝없이 내려가며 "여기까지 내려간다고?"라는 말을 연발했다.
승강장이 지하 깊은 곳에 있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보통 지하철이 지하 20m에서 달린다면 GTX-A는 지하 40m에서 달린다.

왜 이렇게 깊을까?
더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서이다.
다른 시설물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빠르게 달리면서도 소음이나 진동도 적게 느껴진다는 특징이 있다.

GTX-A는 기존의 전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운행되는 교통수단이다.
보통 수도권 전철의 실질 속도는 시속 30~50km 내외이며, 최고 속도가 시속 80~90km인데, GTX-A의 실질 속도는 시속 100km 정도이고 최고 속도는 시속 170km를 훌쩍 넘는다.
액정표시장치가 객차마다 10개씩 있어서 현재 열차가 어디를 달리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지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대곡역에 도착한 GTX-A의 출입문은 일반적인 지하철의 출입문과 달랐다.
겉모습만 보기에는 전체적인 디자인도 KTX에 더 가까웠다.
그때 당시에는 조금 특이하다 생각하고 탑승했는데 알고 보니 속도를 더 빠르게 내기 위해 고속열차처럼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디자인으로 설계된 것이라고 한다.
GTX-A는 객차마다 동력기관이 있는 동력분산식 열차이기도 한데, 열차 곳곳에 동력원이 있어서 가속이나 감속 능력이 뛰어난 편이라고 한다.
KTX처럼 단문형 출입문을 선택한 이유는 고속으로 운행할 때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함이라고 한다.
단문형이라 좁을 줄 알았는데, 문 너비 자체는 지하철 출입문의 너비만큼 넓고, 평면 승하차가 가능해서 타고 내리기에 편했다.

좌석이 많이 남아 있어 앉을 수 있었다.
다른 지하철들에 비해 조금 더 쾌적한 느낌이 들어 유심히 살펴보니 좌석마다 팔걸이가 붙어 있어 지하철 탑승 시 필연적일 수밖에 없던 신체접촉이 일어나지 않았다.
찾아보니 기존 지하철처럼 '롱시트' 타입은 그대로 유지되었지만, 좌석 폭이 3cm 더 넓어서 성인 남성이 탑승했을 때도 어깨를 굳이 굽히지 않고 탈 수 있다고 한다.

열차가 거의 흔들리지 않아 어느 정도의 속도로 가고 있는 건지 궁금해질 즈음, 창밖을 바라보니 철도 곳곳에 설치된 조명이 순식간에 흘러 지나가고 있었다.
이렇게 빠른데 흔들림이 없다니,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나는 후각이 예민한 편이라 사람이 많이 탑승한 대중교통을 타면 쉽게 멀미를 한다.
특히, 출퇴근길이 겹치는 시간대에 등하교를 하고 있어 사람들 사이에 끼어 지하철을 이용하곤 했는데, 예민한 후각에 각종 체취나 향수 냄새가 섞여 들어오면 학교에 도착하기도 전에 금방 지쳐버렸다.
그런데 GTX-A는 객차마다 공기청정기가 빠짐없이 설치되어 있다.
이런저런 냄새가 섞여도 금방 쾌적해진다.
더 이상 멀미하지 않을 수 있는 열차라니, 내게는 신세계나 다름없었다.

전시회를 보고 명동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서울역으로 갔다.

이번에는 운정중앙역행 열차에 탔다.
오후 4시 5분 열차였다.
친구는 "피곤하다고 깜빡 눈을 붙였다가 종점에 가 있는 건 아니냐"라며 농담을 건넸다.

사실 농담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연신내역을 4시 10분에 지났고, 그다음 역인 대곡역에 4시 17분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정확히 12분 만에 서울의 중심부에서 고양시에 도착했다.
이런 열차라면 매일 타도 힘들지 않을 것 같았다.

신세계나 다름없는 GTX-A를 울산에서 서울 나들이를 온 이모 가족에게도 소개해주고 싶었다.
겨울방학이 되면 우리 이모는 사촌 동생들을 데리고 서울 나들이를 오신다.
지방에서 편하게 올 수 있는 방법은 KTX라, 서울역을 꼭 거쳐 온다고 한다.
이번 겨울방학의 나들이 코스를 추천해주라는 부탁을 받아 코스를 구상하던 중에 2025년도부터 새롭게 바뀌는 K-패스 혜택을 보게 되었다.
내가 작년에 K-패스를 쓰면서 교통비 환급 혜택을 매우 많이 받았기 때문에 가족들에게도 K-패스는 발급받아 놓으라고 말해둔 상태였다.

이번에 바뀌는 K-패스 혜택은 2명 이상의 자녀가 있는 부모들에게 있어 희소식일 듯하다.
2명 이상의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30%의 별도 환급률은, 3명 이상의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50%의 별도 환급률을 새롭게 적용해 주기 때문이다.
사촌 동생이 2명이기 때문에 이모는 30%의 환급률을 새롭게 적용 받을 수 있다.
청년들만 큰 혜택을 받는 정책이 아니니 온 가족 모두 이번 기회에 K-패스도 함께 발급받아 보면 어떨까 싶다.
서울 나들이를 오면 머물 곳이 가깝지 않다며 짧게 구경하고 돌아가는 이모 가족들인데, GTX-A가 연결되어 고양시까지 매우 빠르게 올 수 있어 하룻밤 머물고 갈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오랜만에 가족들의 얼굴을 길게 보니 나 역시도 즐거웠다.
GTX-A가 개통되지 않았더라면 느끼지 못했을 소소한 행복이었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미래에 GTX-A의 노선이 더 길어지면 이제 더 빠르게 어디든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의 생활권은 더 넓어지고, 누릴 수 있는 편리함도 더 커질 것이다.
기술의 발전이 더 빠르게 이루어질 어느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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