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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로 만든 김치? 정말 신기해요" K-한식의 모든 것

'2025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서 맛본 '한식, 한식의 맛'
멕시코 외신기자의 눈에 비친 한식 "이제는 못 먹으면 안 될 정도"

2025.03.28 정책기자단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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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식의 정체성을 장(된장, 간장, 고추장)과 김치, 나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처럼 나물을 다양하게 먹는 곳은 없잖아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sia's 50 Best Restaurants)'의 연계행사인 '한식, 한국의 맛'.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sia's 50 Best Restaurants)'의 연례행사인 '한식, 한국의 맛'.

지난 3월 23~25일 서울에서는 '2025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sia's 50 Best Restaurants)'이 개최됐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sia's 50 Best Restaurants)'은 아시아의 최고 레스토랑 50곳을 선정하는 국제 행사다.

어느덧 13회에 접어든 행사는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대한민국 서울에서 열렸다.

두 차례 개최되는 만큼 미식 업계에서 한국에 대한 위상이 높아진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우리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라 한식에 거는 기대와 세계인들의 관심이 더 크지 않을까.

한식마켓 한상 차림.
한식마켓 한 상 차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2025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sia's 50 Best Restaurants)'의 목적으로 한식의 정체성과 가치를 강조하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한, 행사 개최를 통해 세계적 미식 관광지로 한국을 알리고 국내 외식산업 발전을 위한 기회를 제공했다.

'한식, 한국의 맛'이 열린 중구 '한국의 집'.
'한식, 한국의 맛'이 열린 중구 '한국의 집'.

최종 발표를 앞둔 3월 25일 서울 중구에 자리한 '한국의 집'에서는 행사 연계프로그램인 '한국, 한국의 맛'이 열렸다.

인기 요리사들의 토크쇼와 그들의 다채로운 한식(핑거푸드)을 선사하는 '한식 토크'와 '한식 마켓을 운영했다.

대국민 프로젝트를 통해 온 국민들 포함 기자 인플루언스 등 다양한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대국민 프로젝트를 통해 온 국민 포함 기자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한국의 집 강연장에는 국내외 관계자와 미디어 등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사전에 대국민 프로그램으로 국민 60명을 선착순 모집, 한식에 관한 국민의 높은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다.

얼마나 많은 국민이 참여할까 궁금해 신청일을 다이어리에 표시해 뒀고 시간에 맞춰 가까스로 신청 접수돼 나도 모르게 '만세~'라는 감탄사를 내질렀다.

◆ 한식의 변화와 경쟁력을 말하다, 두 요리사의 '한식 이야기'

입장 후 좌석을 찾아 두 인기 요리사의 한식 이야기를 들었다.

첫 번째 토크쇼를 맡은 손종원 요리사는 두 곳의 미슐랭 1스타 식당을 운영하며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에 출연하는 등 맹활약을 펼치는 인기 요리사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손종원 셰프.
이야기를 들려주는 손종원 요리사.

"한식을 정의한다면 무엇일까요? 신선로나 구절판? 김밥? 양념치킨? 전 아직도 이 질문을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손종원 요리사는 요리로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고 싶어 한식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한식의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면서도 전통을 이해하지 않으면 한식이 나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질의 응답 시간도 가졌다.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잖아요. 더욱이 육지에도 신선한 재료가 참 많고요."

그는 한식의 정체성으로 장, 김치, 나물을 꼽았다. 또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고 음식이 가진 힘을 전달하는 것을 미식이라고 정의했다.

더욱이 해외에서 배우고 온 젊은 요리사들이 전통을 바탕으로 발전한 기술을 선보이면 한식에 새로운 변화가 오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향후 주목 받을 우리 음식에 대한 관객의 질문에 들기름과 참기름을 언급했다.

조서형 셰프가 한식에 관해 들려줬다.
조서형 요리사가 한식에 관해 들려줬다.

"지역 전통시장을 가보세요. 계절의 변화를 가장 빨리 체감하는 곳이거든요."

두 번째로 등장한 조서형 요리사는 흑백요리사 장사 천재 조사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식을 좀 더 색다르게 먹는 법과 제철 재료의 새로운 조합과 계절의 맛을 즐기는 법을 들려줬다.

현재 운영하는 식당 역시 요리라기보단 제철 재료로 매일 다른 메뉴로 가장 맛있게 먹도록 만들고 있다고 한다.

"볼락이라는 생선이 있잖아요. 같은 볼락이라도 서해, 동해, 남해 볼락이 모두 다르게 생겼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그는 지역마다 같은 재료라도 모양이 다르고 음식이라도 소스나 조합이 다르다고 말했다.

"요리하면서 작은 꿈이라면요, 제가 만든 음식으로 그 계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해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 하는 표정 하나로 일을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 아이디어와 전통이 함께한 한식 마켓

'한국의 집' 야외 궁정에서 펼쳐진 한식마켓.
'한국의 집' 야외 궁정에서 펼쳐진 한식 마켓.

토크쇼가 끝나자, 한국의 집 야외 중정에서 국내 요리들이 선보이는 한식 기반의 핑거푸드를 맛보는 한식 마켓이 진행됐다.

각종 우리 재료와 요리법으로 만든 다양한 음식이 준비돼 기대를 주기 충분했다.

다채로운 김치가 선보였다.
다채로운 김치가 선보였다.

20년 넘게 한국 김치를 연구해 온 박광희 요리사의 김치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배추는 물론, 당귀, 고들빼기, 달래, 고수 등으로 만든 김치들과 산초, 더덕 등을 이용한 장아찌는 좀처럼 볼 수 없어 신기해 보였다.

청양고추와 표고버섯이 들어간 음료 매콤토마토를 따르고 있다.
청양고추와 표고버섯이 들어간 음료 '매콤 토마토'를 따르고 있다.

이번 행사를 위해 만들었다는 음료, '새콤 방아'와 '매콤 토마토'의 알싸한 맛이 느껴졌다.

배와 방아잎을 활용하거나 블러디 메리를 변형해 청양고추와 표고버섯으로 맛을 냈단다.

경북산 찹쌀 100%로 만든 원주와 국내산 바질로 만든 너드 바질 스파클링도 특별한 풍미를 주었다.

녹두와 백태로 맛과 향을 살린 찬면.
녹두와 백태로 맛과 향을 살린 찬면.
한국적인 닭. 불고기소스, 고사리나물, 표고버섯 대파무침 등이 잘 어울렸다.
한국적인 닭. 불고기소스, 고사리나물, 표고버섯 대파 무침 등이 잘 어울렸다.
개인적으로 입 안이 한국 봄바다로 가득찬 음식, 왼쪽은 샐러드 김밥.
개인적으로 입안이 한국 봄 바다로 가득 찬 음식, 왼쪽은 샐러드 김밥.

찬면이라고 적힌 면은 녹두와 백태를 이용했으며 국물은 고깃국물과 동치미로 맛을 더했다.

통영식 나물 고추장 대신 해산물의 감칠맛을 살린 두부 비빔장으로 통영의 맛을 알렸다.

또 거제도 해녀가 채취한 물 멍게와 울릉도 햇미역, 완도 톳, 여수 키조개 관자, 울진 단 새우등이 들어 있는 작은 그릇은 한국의 봄 바다를 옮겨 온 듯 시원했다.

봄철 나물과 울릉도 천호 나물을 활용한 봄 버전 곰탕, 장작불에서 1시간 넘게 구운 닭에 불고기 소스와 고사리나물 등을 넣은 닭, 샐러드 재료를 넣은 김밥 등도 한국적인 요소가 담겨 색다른 맛을 선사했다.

양평의 토종 쌀과 제주의 우유로 만든 프랑스 디저트 히오레는 참깨와 진달래 꽃잎을 장식한 머랭을 올려 한식과 양식의 조화를 충분히 끌어냈다.

셰프가 나물을 담고 있다.
요리사가 나물을 담고 있다.

"저기 봤어? 장작불로 닭을 굽고 있어"

"하나씩 찬찬히 먹어봐. 나는 이 제철 해산물이 너무 맛있네."

"프랑스 디저트라는데 쌀이 들어가서 그런지 내 입맛에 딱 맞아."

한식을 먹으며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식을 먹으며 모두 즐겁게 지냈다.

핑거푸드를 받아 준비된 야외 테이블에서 맛보던 사람들에게서 웃음과 즐거움이 묻어 나왔다.

늘 음식은 모두를 행복하게 하지만, 한식 재료가 많아서 일까.

방안에서 가족들과 옹기종기 모여 먹던 어릴 적 풍경이 문득 스쳐 갔다.

비단 가족, 한국인만이랴.

어느 누가 함께라도 즐겁지 않으랴.

◆ "고수김치가 신기해요" 외신기자의 눈에 비친 한식

외신 기자 Ruy Valdes가 (EFE Spain Agency)가 한식에 관해 이야기했다.
외신 기자 Ruy Valdes가 (EFE Spain Agency)가 한식에 관해 이야기했다.

한식은 외국인 입맛에는 어떻게 느껴질까.

또 평소와는 좀 다른 한식은 어땠을까.

멕시코에서 온 Ruy Valdes (EFE Spain Agency) 씨에게 물었다.

그는 7년 전 처음 한국에 왔으며 EFE Spain 소속 외신기자다.

Q.평소 한식을 좋아하는지.

A. 저는 한식을 무척 좋아해요. 한국에서 생활하며 매일 먹다 보니 이제는 못 먹으면 안 될 정도예요.

Q.좋아하는 한식이 있다면?

A. 워낙 다양한 한식을 좋아해서…. 음(그는 여기서 선택하느라 생각에 좀 잠겼다). 예를 들어 청국장, 갓김치, 홍어삼합이 정말 맛있어요.

Q. 한국에 오기 전과 후 한식에 변화가 있다면?

A. 7년 전, 한국에 올 때 멕시코에서 한식당을 거의 못 봤어요. 그런데 지금은 멕시코에서 한식당이 많아 가끔 멕시코에 가게 되면 한식당에 꼭 들러요.

Q. 오늘 행사 음식 중에서 특별히 인상에 남는 게 있다면?

A. 전 김치가 특별한 거 같아요. 특히 고수김치. 한국서 먹기 힘든 김치라는 것도 알고 있어서 더 신기했고요

◆ 행사를 담당한 한식진흥원 송준혁 과장 인터뷰

한식진흥원 송준형 과장이 행사 취지를 들려줬다.
한식진흥원 송준형 과장이 행사 취지를 들려줬다.

Q. 이번 행사의 취지는?

A. 농림축산식품부 산하기관인 한식진흥원은 2년 연속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국제 미식 행사와 연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대중에게 좀 더 깊이 있는 한식을 알리고 싶었어요. 점점 세계적으로 한식의 위상이 체감되듯 많은 분이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계시잖아요. 그런 생각으로 유명한 두 요리사를 통해 한식에 관해 듣고 유명한 요리사들과 한식 마켓을 운영했습니다. 

Q. 앞으로 국민들에게 당부하는 말이 있다면

A. 행사를 통해 많은 분이 더 한식을 사랑하고 농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하는 일에 더욱더 관심을 기울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날 행사에는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과 이규민 한식진흥원장도 참여했다.

송 장관은 젊은 요리사들의 아이디어가 인상 깊었다며 한식 인프라 조성과 홍보 강화 등 국내 외식업계 기회 확대를 위해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식마켓에 온 유명 셰프들이 소개를 하고 있다.
한식 마켓에 온 유명 요리사들이 소개하고 있다.

한편,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2025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이 한국에서 2년 연속 열리는 점을 반기며 행사를 통해 한국의 훌륭한 요리사와 식재료가 널리 알려지고 한국의 외식산업이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해 각 분야 민간 전문가들과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과제를 발굴, 2027년까지 전 세계 한식 산업 규모를 300조 원으로 키우고, 해외 한식당을 1만 5000곳으로 늘리는 등 '한식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다양한 한식을 시식할 수 있었던 한식마켓.
다양한 한식을 시식할 수 있었던 한식 마켓.

문체부 역시 지난 2월 말 방한 시장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잠재력이 높은 신흥 시장을 공략해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이 필수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문체부는 미국 시카고에서 한식에 대한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한국 관광을 홍보하며 한식 미슐랭 식당 한인 2세 요리사 베벌리 김(Beverly Kim)과 함께 한식과 한국 관광을 홍보했다.

당시 1인 당 250달러($)에 달하는 입장권이 매진되는 등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

토종쌀로 만든 히오레와 홍시 크렘과 함께 한 바닐라 마블 케이크.
토종 쌀로 만든 히오레와 홍시 크렘과 함께 한 바닐라 마블 케이크.
한식마켓에서 시식할 한식이 선보이고 있다.
한식 마켓에서 시식할 한식이 선보이고 있다.

이번 '한식, 한식의 맛'에 참가해 평소 한식에 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다시 되돌아보게 됐다.

전 세계 미식 관광이 인기를 더해가는 요즘, 한식을 머리로 이해하고 맛으로 확인하는 좋은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늘 한식을 먹고 만들고 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궁무진하게 변화하는 한식을 직접 보니 더더욱 기대가 크다.

더욱 깊이 있는 다양하고 맛있는 한식을 전 세계 더 많은 사람에게 맛 보여주고 싶다.        

김윤경
정책기자단|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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