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 입구에서부터 분위기가 남달랐는데, 스태프 전원이 갓과 한복을 차려입고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스태프들도 운영을 넘어서 그 자리를 즐기고 있는 게 보여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던 것 같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석을 맞아 '추석에는 한복을 입어요' 캠페인을 진행한다.

그 일환으로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성수동 S팩토리에서 '2025 오늘전통축제'를 열었다.

원래 '21%한복잔치'의 한복 교환 장터에 관심이 가 방문하게 된 것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기대보다 훨씬 크고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사전 등록 없이 현장에서 QR 등록을 마치고 입장할 수 있었다.

입구 쪽에는 큰 안내서와 스티커를 가져갈 수 있는 장소가 마련돼있었다.

3층이나 되는 큰 공간에서 진행하는 행사고, 시간대별로 운영 프로그램이 다르다 보니 그 안내서가 축제를 즐기는 내내 엄청난 도움이 됐었다.

1층은 기획 전시와 팝업 상점, 스페셜티 커피와 전통한과 체험, 한복 교환 장터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한식·공예·한복 관련 업체가 참여한 팝업도 많이 열려 눈이 바쁠 정도였다.

특히 한복을 정말 다양하고 세련되게 재해석한 업체들이 많아서, 앞으로 더 활발해질 한복의 현대화가 기대되기도 했다.

한복 교환 장터에서는 다들 적극적으로 한복을 구경하고, 직접 대보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덕분에 나도 저고리, 치마 등 평소 접해보지 못한 한복들을 맘껏 즐겨보았다.

2층은 한복 대여·착용 공간이 주로 자리했고, 3층은 강연과 공연, 전통차 체험 라운지 등이 운영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전통차 체험이었다.

4가지 종류의 차를 마셨는데, 특히 호박차가 부드러운 단맛이 호박죽 같은 맛이 나서 깜짝 놀랐다.

카페의 고가 음료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맛과 서비스였는데, 이걸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실제로 사진을 찍어서 친구들에게 보여주니 카페로 착각해 어느 카페냐며 궁금해해서 이 축제를 소개해 주기도 했다.

차를 마시고, '모나: 한복도 옷이다' 강연도 들었는데 한복을 단순한 전통 의상으로 보지 않고 현재의 패션이자 문화적 자부심으로 재해석한 점이 흥미로웠고, 강연자의 한복에 대한 사랑과 진심이 느껴졌다.

평일임에도 내국인·외국인 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한복을 빌려 입고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각종 체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가본 모든 축제, 행사장 중 가장 활기차고 알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수는 최근 가장 '힙한 동네'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인데, 그런 성수의 분위기에 맞게, 전통을 고리타분하게 느끼지 않도록 너무나 세련되게 구성돼 있었던 점이 흥미로웠다.

이번 축제를 통해 관람, 체험하는 내내 전통이 이렇게나 힙해질 수 있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문체부의 한복 관련 행사는 이번으로 끝이 아니다.

10월 26일까지 서울도서관 광장과 서울공예박물관 마당에 왕실 한복을 입은 대형 해치 풍선 조형물이 설치돼 포토존으로 운영되고, 10월 12일까지는 '올해의 추석빔' 사진 공모전이 진행되기도 한다.

또한, 방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My Hanbok Day' 공모 이벤트, 8월부터 시작된 '#한복해요' 챌린지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이번 가을, 한복과 함께하는 축제와 공모전에 참여해 전통을 트렌디하게 즐겨보는 건 어떨까?

성수에서 시작된 열기를 이어, 곳곳에서 펼쳐지는 한복 행사에 직접 참여하며 많은 이들이 전통의 멋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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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아 기자 new2207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