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추진하는 2025년 '인문정신문화 사회적 확산 사업'은 국민이 일상에서 인문을 접하고 삶의 지혜와 공동체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다.
전국 700여 개 문화시설에서 진행되는 '길 위의 인문학', '지혜학교'는 지역 주민과 시민들에게 익숙한 공간에서 인문을 배우고 생각을 나누는 장을 연다.
여기에 더해 특이한 점은 세대별 인문사업이 촘촘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인문교실', 청년을 위한 '청년인문실험', 중장년을 위한 '청춘문화공간'까지, 생애 주기별로 다른 고민과 필요를 가진 세대들이 각자의 언어로 인문을 만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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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제2회 인문문화축제에서는 이런 인문사업들이 1년 동안 만들어낸 결과물들이 한데 모여 전시되었다.
강연, 워크숍, 출판, 전시, 실험 보고서까지 다양한 형태의 결과물 사이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청년인문실험'이었다.
사회문제에 대한 실천적 해법을 고민하는 청년들의 실험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정책의 취지가 청년들의 언어 속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직접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가운데 환경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 팀 '에코톡'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에코톡과의 일문일답이다.
◆ 자연의 언어를 번역하는 청년들, 에코톡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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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코톡 팀과 팀원들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고, 청년인문실험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에코톡은 영상·사진·글을 기반으로 작업해 온 5명의 예술학교 청년들이 모여 만든 팀입니다. 이혜민(독버섯), 김세영(브라키오), 강현비(토마토), 양윤지(클로버), 김주연(파도) 에디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자 다른 감각과 관찰 방식을 가진 이들이 모여 자연을 새롭게 바라보는 인문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외에도 에코톡의 청년인문실험 진행을 위해 청년들의(김다훈, 김민준, 김연혜, 신정하, 채시우, 편혁장 그리고 김영경 배우님) 도움을 받아 함께 아트비디오 제작까지 도와줬습니다.
청년인문실험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아주 단순한 한 문장에서 시작됐습니다.
"환경을 지키자는 말은 정말 누구를 위한 말일까?"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은 늘 정답처럼 들렸지만, 우리는 그 말이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비롯된 건 아닐지 의심했습니다. 자연을 일방적으로 '지켜야 할 대상'으로만 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질문해 보고자 하는 실험적 시도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청년인문실험이 그 질문을 실행으로 옮길 기회라고 판단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2. 환경을 "지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 공존하는 주체"로 보게 된 이유와, 그런 관점에서 팀을 결성하게 된 취지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보호'라는 말은 누군가에게 힘이 있을 때 가능한 행위입니다. 우리는 자연을 보호하자는 말이 당연하게 느껴졌지만, 자연이 정말 우리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존재인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은 인간보다 오래 이 지구에서 살아온 존재이고, 우리는 오히려 자연에 의지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렇다면 '보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자연을 '동료', '이웃',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이해하는 태도가 아닐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에코톡은 자연의 말을 '대변'하려는 시도 대신, 자연의 존재 방식을 있는 그대로 듣고 관찰하며 기록하는 팀으로 결성되었습니다. 우리는 자연과 인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지키는 관계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관계, 그것이 에코톡의 시작이었습니다. 우리는 자연을 인간 중심적 시선에서 벗어나 바라보고, 자연의 입장에서 인간을 되돌아보는 질문을 던지고자 했습니다.

3. 자연의 하루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인문실험은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지 소개해 주세요.
실험은 주로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공간인 서울의 길가, 공원, 교차로, 작은 화단, 가로수 옆 그림자 등 아주 작은 자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초기에는 광활한 자연을 상상했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자연은 결코 멀리 있지 않고, 우리가 지나치던 사소한 자리에도 늘 존재한다는 사실을요.
우리는 자연의 입장에서 글을 쓰고, 자연의 리듬을 담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며, 독자가 스스로 질문을 떠올릴 수 있는 문장을 인스타그램에 54개의 게시물로 업로드했습니다. 또한 실험의 결론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자연을 관찰하는 사진작가를 주인공으로 한 아트필름을 제작했고, 6개월간의 관찰과 고민을 아카이빙한 지류 매거진도 함께 완성했습니다.

4. 청년인문실험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팀원들이 느낀 가장 인상 깊었던 지점이나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큰 변화는 '자연을 보는 방식'이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자연이 광활하고 특별한 곳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했지만, 실험을 거듭할수록 자연은 길모퉁이의 풀 한 포기, 기온에 따라 색을 바꾸는 하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아주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자연을 관찰하려 애쓰던 시선이 어느 순간 자연을 '기다리고', '듣고', '함께 머무는' 태도로 바뀌었습니다.
팀 내부적으로도 서로의 관찰 방식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조율해 가며, 생각이 충돌하던 순간마저 서로를 이해하는 배움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과정은 자연을 바라보는 일과 인간을 바라보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중요한 깨달음을 준 시간이었습니다.

5. 청년인문실험 사업에 참여해 보니, 지원 내용이나 운영 방식 가운데 특히 도움이 되었다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도움이 되었던 점은 자유도 높은 실험 설계였습니다. 정답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팀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그 과정을 탐구하도록 격려해 주는 구조였기 때문에 창작자로서 큰 힘을 얻었습니다. 또한 중간 보고회와 다른 팀들과의 실험기 공유 및 피드백 과정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던 지점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실험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사유의 확장'으로 이어지도록 도와주었습니다.
6. 반대로, 참여하는 입장에서 아쉽게 느낀 부분이나 앞으로 이런 점은 개선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지점을 말씀해 주세요.
청년인문실험은 실험 취지 자체가 훌륭하지만, 팀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장기적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후속 확산 프로그램이 있다면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전시·상영회·지역 커뮤니티와의 후속 연계 프로그램 등이 함께 운영된다면, 실험의 의미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사회적 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여러 팀이 서로의 작업을 교류할 수 있는 워크숍이나 네트워킹 기회가 더 많았다면, 실험 결과를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7. 마지막으로, 청년인문실험이나 인문정책 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또래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인문실험은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바라보는 경험"을 선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에코톡도 처음엔 막막했지만, 질문을 끝까지 붙잡고 바라보는 과정에서 새로운 세계가 열렸습니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장면에는 다시 들여다볼 여지가 있습니다. 작은 호기심 하나로 시작해도, 그 질문이 결국 자신을 변화시키는 순간을 만나게 될 거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인문실험은 '거창한 주제'가 아니어도 됩니다.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것, 너무 당연해서 보지 못했던 것에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면, 청년인문실험은 좋은 출발점이 될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저희 에코톡처럼, 그 여정이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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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인문실험 에코톡의 이야기는 인문정신문화 확산 사업이 지향하는 바를 청년의 언어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환경을 "지켜야 할 대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바라보는 전환은 거창한 구호보다, 길가의 풀 한 포기와 가로수 옆 그림자에서 시작되는 시선의 변화에서 비롯된다.
인문정신문화 사회적 확산 사업이 세대별 인문 프로그램을 설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각 세대가 자기 삶의 자리에서 마주하는 질문을 인문이라는 도구로 붙잡고, 스스로 실험해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정답을 요구하지 않고, 청년 스스로 실험을 설계하고 기록하며 사유를 확장하도록 지원하는 청년인문실험의 구조는 앞으로 인문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한다.
동시에 청년들이 제안한 후속 확산 프로그램, 네트워킹 강화에 대한 요구는 이 사업이 일회성 공모를 넘어 지역사회와 장기적으로 연결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을 보여준다.
자연의 언어를 번역하는 에코톡의 인문실험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시작된 작은 질문들이 모여 우리 사회의 시선을 조금씩 바꿔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청년인문실험이 그 질문의 첫 문장을 열어주는 인문정책 플랫폼으로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게 된다.
☞ (보도자료) 2025년 '인문정신문화 사회적 확산 사업' 통합공모 시행
☞ (다른 기자의 글) 청년과 노년의 사이,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가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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