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자동차 검사를 마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아는 분이 중고차를 양도하겠다는 연락이었다.
그전까지 타던 자동차는 외할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나까지 3대가 함께한 20년 된 차였다.
워낙 튼튼한 차였지만, 검사 결과를 받아보니 연식만큼이나 상태가 썩 좋지만은 않았다.
마음이 조금 가라앉아 있던 차에 마침 차를 주겠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렇게 검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차량을 바꾸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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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
자동차 검사는 얼마 전에 받았기에 한동안은 신경 쓰지 않고 지냈다.
그러던 11월 어느 날, 휴대전화로 자동차 검사 안내 메시지가 도착했다.
순간 당황했다.
자동차 검사를 받은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또 검사받아야 한다는 알림이 왔기 때문이다.
'2년도 안 됐는데 왜 또 검사일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기준을 나 자신에게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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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 보니 답은 의외로 명확했다.
자동차 검사는 '운전자' 아니라 '차량'을 기준으로 관리되는 제도였다.
자동차관리법과 시행규칙에 따라 정기검사 시기와 주기는 차량의 최초 등록일과 차종 등 차량 정보에 따라 정하도록 하고 있다.
소유자가 바뀌었더라도 차량 자체의 검사 주기는 그대로 유지된다.
돌이켜보면 어머니 차량을 양도받았을 때도 같은 원리였지만, 그때는 검사 시점이 2년 뒤였기에 크게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번에는 검사 안내가 예상보다 빨리 와서 그 기준을 명확히 체감하게 된 것이다.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마음은 또 다른 문제였다.
'또 검사라니' 번거롭고, 시간도 들고, 비용도 든다.
그렇다고 마냥 미루거나 건너뛸 수는 없다.
자동차 검사는 의무이고, 미수검 시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해야 할 일은 결국 해야 한다.
예약하려고 화면을 넘기던 중, 이전과는 다른 점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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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서비스 개방을 통해 자동차 검사 예약 서비스를 민간 앱에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올해 초 자동차 검사를 받을 때만 해도 한국교통안전공단(TS) 사이버검사소 누리집에서만 예약할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네이버, 신한마이카, KB스타뱅킹, IBK기업은행, 카카오T 등 민간 앱에서도 자동차 검사 예약이 가능해졌다.
물론 기존처럼 한국교통안전공단 사이버검사소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는 평소 자주 사용하는 네이버 앱을 통해 예약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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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은 전보다 더 간단해졌다.
예약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이어졌고, 결제는 네이버페이로 처리할 수 있었다.
특히 편리했던 점은 예약 이후였다.
검사 날짜와 시간, 장소 정보가 네이버 지도와 연동되어 계속 안내됐고, 당일에는 바로 내비게이션으로 연결해 검사소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공공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일상적인 앱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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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당일 절차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검사소에 시간에 맞춰 도착해 차량을 맡기고, 고객 대기실에서 기다리면 된다.
대기실 화면을 통해 내 차가 어떤 항목을 검사받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한 가지가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차 연식이 오래된 탓에 혹시라도 부적합 판정이 나오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며 지켜봤다면, 이번에는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었다.
다행히도 결과는 전 항목 양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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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자동차 검사를 통해 처음으로 행정의 '편의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차량을 양도받는 과정에서 이전 등록, 세금 납부, 기존 차량 폐차 신고 등 여러 행정 절차를 거쳤다.
솔직히 귀찮았고,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런 절차를 통해 차량 정보와 소유 정보가 정확히 등록되기 때문에, 차량 변경 사실이 반영되고 검사 시점에 맞춰 안내받을 수 있었다.
물론 개인 정보가 행정 시스템에 저장된다는 점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
그렇기에 그만큼의 보호와 관리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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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서비스 개방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자동차 검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환경 보호를 위해 반드시 이행되어야 하는 제도다.
의무인 만큼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검사받게 하는 제도'만큼이나 '검사를 쉽게 예약하고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중요하다.
민간 앱을 통한 자동차 검사 예약 서비스는 불가피한 의무를 조금 더 편리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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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바꾸며 다시 검사 대상이 되고, 공공서비스 이용 방식이 달라진 경험.
이 두 가지는 지난해와는 분명히 다른 점이었다.
의무는 그대로지만, 행정은 조금 더 일상 가까이 다가왔다.
이번 자동차 검사는 번거로움 속에서도 행정이 왜 존재하는지, 또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하게 한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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