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사회와 커지는 돌봄 부담
2025년 한국 사회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며, 국민의 돌봄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돌봄통합지원법'과 간병비 급여화 정책 추진 등에 힘쓰고 있다. '돌봄통합지원법'은 노쇠, 장애, 질병, 사고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계속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의료·요양 등 돌봄 지원을 통합·연계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간병비 급여화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던 개인 간병인 비용을 국민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편입시켜, 본인 부담률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의료 필요도가 높은 환자의 간병비 본인 부담률을 30% 내외까지 낮춰, 사적 간병 구조로 인한 간병 파산, 간병 실직, 간병 살인 등의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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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택의료가 보여준 통합 돌봄의 가능성
정책 추진 시 국민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효과와 우려 사항은 무엇일까.
통합돌봄 정책을 통해 거동이 불편한 대상자도 가정에서 전문적이고 개별화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필자의 할머니께서 이용하신 '2025년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은 대상자와 가족 모두에게 높은 만족도를 줬다.
할머니께서는 파킨슨병으로 거동이 어려워 병원 방문 자체가 큰 부담이었다. 특히 외래 진료를 위해 차량으로 이동할 때 승하차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이로 인해 할머니께서는 진료 전날부터 큰 스트레스를 받으셨고, 병원 도착 후 진료실까지 이동하는 과정도 가족 모두에게 상당한 고역이었다. 이에 지속적이고 통합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고자 '2025년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을 이용하게 됐다.
재택의료 서비스는 의료진이 직접 가정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방문 당시 간호사는 혈압과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이전 기록과 대조하며 상태를 세심하게 관리했다. 의사는 파킨슨병으로 인한 거동의 불편함을 살피며 일상 속 어려움을 확인했다. 특히 의사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집 안을 함께 걸으며 이동 시 불편한 점을 직접 확인했고, 근육 위축으로 뻣뻣해진 몸을 완화할 수 있는 스트레칭 방법을 몸소 보여줬다.
재택의료 서비스에는 가족을 향한 배려와 존중도 담겨 있었다. 의료진은 할머니를 돌보는 할아버지가 자신의 건강 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는 점을 짚어주며, 돌봄 제공자의 건강 관리 또한 중요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배우자가 느끼는 걱정과 부담에 귀를 기울이며, 돌봄 과정에서의 주의 사항과 생활 관리 방법을 상세히 설명해 줬다.
환자를 단순히 치료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돌봄 상황을 함께 이해하려는 태도에서 큰 위로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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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경험을 통해 재택의료는 대상자의 생활환경과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개별화된 통합적 서비스임을 체감할 수 있었다. 또한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가족의 고민과 어려움을 충분히 나누지 못했던 기존 외래 진료의 아쉬움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다만, 통합돌봄 서비스가 현장에서 의미 있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틀뿐 아니라 대상자와 가족을 향한 의료진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간병비 급여화가 가져올 변화
한편, 간병비 급여화 정책이 추진되면 가계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의료 필요도가 높은 환자를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치매와 파킨슨병 환자 등이 대상 환자의 예시로 언급된 점은, 이들 가족이 겪는 돌봄의 고충을 정책에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2023년 치매 실태조사'에서 돌봄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중 '경제적 부담'이 가장 높았던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환자군이 급여 대상에 포함된다면, 돌봄 수행에서의 실질적인 고충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 (보도자료) 2023년 치매역학조사 및 실태조사 결과 발표
더불어 질병관리청은 파킨슨병은 조기 인지와 관리의 중요성을 알린 바 있는데, 파킨슨병 환자를 제도 설계 과정에서 고려하는 것은 국가적 간병 부담을 완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보도자료) 늘어나는 파킨슨병, 조기 인지와 관리가 중요합니다
다만, 간병비 급여화 정책이 실제적인 돌봄 안전망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제한적 급여 지급 기준으로 인한 돌봄 사각지대 발생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간병비 급여화 정책은 약 500개 '의료 중심 요양병원'을 선정해, 의료 필요도가 높은 환자를 우선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의학적 돌봄 필요도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실제 돌봄이 필요한 환자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집과 병원 어디에서도 간병을 받지 못하는 '간병 난민'은 가족 돌봄이나 사적 간병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필자의 할머니께서도 건강 악화로 요양병원에 입소하셨으나, 간병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반복해서 퇴소를 권고받으셨다. 가정에서 고령의 배우자가 돌봄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일대일 간병인을 고용하는 비용 또한 가계에 막대한 부담이 된다. 이처럼 간병 문제는 의료적 중증도뿐만 아니라 가족의 돌봄 가능 여부와 경제적 여건, 지역 돌봄 인프라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이러한 여건들이 함께 고려되어 급여 대상의 경계선에 놓인 '간병 난민' 환자와 가계가 정책 시행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 설계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 통합 돌봄과 간병 정책의 정착을 향해
'돌봄통합지원법'이 오는 3월 27일 시행 예정으로, 정부는 3단계(도입-안정-고도화) 추진 전략으로 제도의 정착을 도모하고 있다. 지원 필요도가 높은 대상부터 단계적으로 확대 계획을 밝혔으며, 2030년까지 60종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될 예정이다.
더불어, 보건복지부는 간병비 급여화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고려 사항의 면밀한 점검을 위해 전문가 자문단 회의를 내년 하반기까지 월 1회 이상 정례 개최할 계획을 밝혔다. 현장 간담회도 병행하여 현장 의견도 충분히 수렴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사각지대 없이 환자와 가족의 돌봄 부담을 완화하는 실질적인 정책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 (정책뉴스) 전국 229개 모든 시·군·구에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설치 완료
☞ (정책뉴스) '지역사회 통합돌봄' 27일 전국 시행…의료·요양 등 30종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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