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나오셨습니다!"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이런 말이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커피'가 '나오셨다'만 떼어놓고 보면, '왜 커피를 높여서 말하지?'라는 의문이 든다. 그런데 이제 보니 나만 이상하게 느낀 것이 아니었나 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에서 2025년 12월 24일부터 30일까지 전국 14세 이상 - 79세 이하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개선이 필요한 공공언어 국민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 30개의 어려운 어휘, 잘못된 표현에 대해 '쉬운 우리말로 바꿔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평균 61.8%로 과반수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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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이 제품은 품절이십니다', '말씀이 계시겠습니다'와 같은 과도한 높임 표현, '되' / '돼' 등 어법 오류, '-충', '장애가 있다'와 같은 혐오 표현, '염두해 두다' / '염두에 두다' 와 같은 어법 사용 오류 등의 항목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이 중 앞서 내가 들었던 '커피 나오셨습니다'와 같은 과도한 높임 표현은 전체 응답자의 90% 이상이 '바꿔 써야 한다'고 응답했다. 전체 항목 중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셈이다.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은 이렇게 조사한 항목을 바탕으로 '개선이 필요한 공공언어 30선'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대국민 인식 개선 운동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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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쉬운 우리말 다짐 이어가기 운동'을 통해 바른 우리말 사용의 중요성을 알릴 것이며, 국민이 일상 속의 잘못된 언어 사례를 직접 제보할 수 있도록 '국립국어원(www.korean.go.kr)' 누리집에 '공공언어, 방송언어 개선 국민 제보' 게시판을 적극적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이때 제보된 내용은 심의를 거쳐 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국립국어원 누리집에서 발표한 '개선이 필요한 공공언어 30선'에는 평소 자주 잘못 쓰이는 표현이 다수 눈에 띄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문구 중 '저희 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장을 자주 만날 수 있는데, 여기서 '저희 나라'는 우리나라 사람을 낮추어 말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우리나라'라는 표현으로 바꿔야 한다.
그런가 하면, 최근 올바른 표현이 확산되고 있는 어휘도 보였다. 바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다.
장애가 없는 사람을 '정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을 '장애인'으로 잘못 명명하는 일이 잦았는데, '정상인'이라고 할 경우 장애가 있는 사람은 '비정상인'이 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비장애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야 한다.
'혈당 스파이크', '리터러시' 같은 외래어 표현도 수록돼 있었다.
나도 요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단어인데, 대화를 나눌 때 부모님께서 종종 "혈당 스파이크가 무슨 뜻이야?"라는 의문을 표하시곤 해서 더 기억에 남는다. 혈당은 아는 단어인데, '스파이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짐작하기 힘들다고 하셨다. 이때 단어를 '혈당 급상승', '문해력'처럼 쉬운 우리말로 번역하니 그제야 어떤 맥락인지 한 번에 이해하셨다.
유행어와 신조어가 넘쳐나면서 이게 한국어인지 외국어인지 알아듣기도 힘든 말들이 자주 들려오곤 한다.
짧고 자극적인 영상 콘텐츠나 미디어 매체가 유행하면서 유독 어법 오류, 차별 표현 등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누리소통망(SNS)이나 웹 서핑을 하면서 말도 안 되는 우리말 사용으로 눈을 의심한 적도 많고, 동네에 지나다니는 학생들이 서로 수다를 떠는 것만 언뜻 들어도 외래어, 또는 혐오 표현 등을 과하게 남용하고 있어 내심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렇다면, 일상생활 속에서 바른 우리말을 찾아볼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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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와 국어문화원연합회에서 운영하는 '쉬운 우리말을 쓰자(www.plainkorean.kr)' 누리집에서 순화된 우리말, 바른 우리말 표현을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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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에 우리말로 다듬은 새말입니다' 항목과 '자주 남용되는 외국어 용어'를 소개하면서 나도 모르게 사용하고 있었던 외래어가 원래 우리말로는 어떤 표현인지 알 수 있게 정리해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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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스로 바른 표현을 잘 사용한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막상 누리집에서 '글로벌', '인프라', '모니터링', '프로젝트' 등 당연하게 써왔던 말들이 남용된 외국어 용어 목록에 들어있는 것을 보고 내심 '아차' 싶은 마음이 들었다. 생각보다 외래어가 아주 사소한 부분에까지 침투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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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주 쓰는 외래어 표현에는 '아카이브'와 '레퍼런스' 같은 단어가 있는데 검색해서 찾아보니 아카이브는 '자료 보관소'라는 단어로 순화할 수 있으며, 해당 외래어의 국민 평균 이해도가 고작 21.5%밖에 안 된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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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이 정보를 보여주자, 자신도 모르게 우리말보다 외래어를 더 많이 쓰고 있었던 것 같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특히 인터넷과 비대면이 크게 활성화된 요즘, 평소에 잘 쓰던 단어도 외래어로 자꾸 축약하려는 듯하다며 언어 습관을 되돌아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상에서 쉽게 남용하는 외국어나 쉬운 우리말로 바꾸고 싶은 외국어가 있다면 '쉬운 우리말을 쓰자' 누리집의 '나라면 말이야'에서 신청할 수 있으니, 평소 우리말 표현에 관심이 있다면 다듬은 말을 제안해 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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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집에 방문해 제안 현황을 살펴보니, 무려 8만 8733건에 이르는 다듬은 말 제안이 올라와 있었다. 생각보다도 더 많은 사람이 한글을 지켜나가고, 알아듣기 힘든 외래어를 직관적으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로 바꾸는 데 참여하고 있었다.
마침, 2026년은 한글날 제정 100주년이 되는 해다.
5월 15일은 '세종대왕 나신 날'이기도 하다.
한글날 제정 100주년과 세종대왕 나신 날을 기념해 한 번쯤 자신의 언어 습관을 점검해 보고, 내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외래어, 잘못된 문법, 혐오 표현 등을 '바른 우리말'로 고쳐 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평소에 쓰던 언어가 정말 바른 언어인지 한 번 더 되돌아볼 시간이다. 세심한 성찰이 아름다운 우리말을 지켜나가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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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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