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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따준 딸기, 드셔보셨어요?

2026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박람회, 7월 15일부터 3일간 코엑스서 열려
10개 부처가 시행하는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이란
농식품부, '2026년 하반기 주요 업무계획'에 AI 상용화·스타트업 육성 명시

2026.07.24 정책기자단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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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AI가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 내 주변에는 농사와 무관한 일을 하지만 귀농을 고민하는 지인들이 있다. '그들이 농사를 짓는다면 지금과는 다른 방식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그림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 답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기회가 생겼다.

지난 7월 15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 C관에서는 '2026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박람회(AFPRO 2026)'가 열렸다. 이 행사는 농식품 분야 혁신 창업 기업과 투자기관, 대기업, 공공기관이 첨단 기술을 선보이고 투자와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발굴하는 창업 지원 박람회다.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박람회(AFPRO)' 전시장 입구<본인 촬영>.
2026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박람회(AFPRO) 전시장 입구 (본인 촬영)

전시장 분위기는 내 예상과 달랐다. 농업 박람회라면 흔히 떠올리는 흙냄새와 전통적인 농기구 대신 인공지능 센서의 불빛과 정밀하게 움직이는 로봇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전시는 농식품 AI, 푸드테크(첨단 식품 기술), 애그테크(첨단 농업 기술), 그린바이오 네 개 구역으로 구성됐으며 투자, 기술, 네트워킹,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 등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부스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재미있는 통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 농업을 준비하거나 관심 있는 이라면 이곳에서 필요한 정보를 두루 살펴볼 수 있을 듯했다.

◆ 올해 처음 선보인 AX 특별관, AI가 바꿀 농업이 궁금하다

AI 인공지능 전환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AX특별관'<본인 촬영>.
AI 인공지능 전환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AX 특별관' (본인 촬영)

특히 올해는 '피지컬 AI로 확장하는 농식품 기술의 미래'를 메인 주제로 한 AX(인공지능 전환) 특별관이 처음 선보였다. 이곳에는 현장에서 직접 움직이고 스스로 판단해 작업하는 피지컬 AI 기반 스마트 농업 기술과 인공지능 로봇 등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에 선정된 제품들이 소개돼 있었다.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은 인공지능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완성형 제품을 1~2년 내 상용화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별관에 소개된 25개 기업 제품의 설명을 찬찬히 들여다봤다. 소 도축을 위한 대형 절단 로봇과 돼지 내장 처리 로봇, AI 비전 기반 농산물 자동 선별은 물론 적재와 이송까지 이어지는 자동화 공정, 비전 AI로 굽는 시간을 자동 조절하는 오븐을 포함해 유전자 분석 데이터로 부족한 영양소를 진단하고 맞춤형 식단을 추천하는 서비스와 농촌 어르신들을 위한 병원 예약, 날씨 안내 등을 돕는 AI 기기 등이 있었다.

좀 더 알고 싶어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이정인 팀장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이창민 팀장<본인 촬영>.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이창민 팀장 (본인 촬영)

Q. 올해 AX 관을 처음 기획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A. 박람회에서 가장 공을 들인 공간인데요. 현재 농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 공간을 통해 관람객이 AI로 인해 현장이 얼마나 편해지고 정교해지는지 직접 체감하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Q. 'AI 응용 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 사업'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요?

A. 이 사업은 10여 개 정부 부처가 동시에 참여하는 다부처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농식품 분야는 국비 500억 원이 배정돼 공모를 통해 25개 기업을 최종 선정했습니다. 선정 기업은 평균 20억 원의 사업화 자금을 받아 신속하게 제품을 시장에 내놓아야 하고요.

Q. 어떤 분야에 집중하고 있나요?

A. 스마트 농업, 스마트 축산, 푸드테크, 스마트 유통, 농촌 주거 및 생활 환경 개선 다섯 가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정책 방향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정부의 국가 농업 AX 플랫폼 사업의 핵심은 '농민의 삶을 바꾸는 기술'입니다. AX 관의 기술들은 농가와 식품 공장에 빠르게 적용될 것입니다. AI 기술이 이끄는 첨단 하이테크 산업으로의 변화를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AX 특별관을 나와 박람회장을 천천히 둘러봤다. 신기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기술이 많았는데 그중 몇 가지가 눈에 띄었다.

◆ 도축 로봇, 위험한 공정을 대신하다

"소가 저렇게 큰가? 소를 도축하는 기계라고 하는데"

지나가던 관람객의 말에 돌아보자 커다란 로봇이 보였다. 로보스(ROBOS)의 도축 로봇 기술은 축산 현장의 인력난과 3D 위험 공정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다.

거대한 AI 도축·가공 로봇<본인 촬영>.
거대한 AI 도축·가공 로봇 (본인 촬영)

도축 및 육가공은 위험하고 고된 작업이다. 지금까지 가축마다 체형이 달라 숙련공의 손에만 의존해왔다. 그렇지만 소 컷팅(도축·정밀 분할) 및 돼지 내장 처리 기계는 3차원 영상 스캔으로 형태 정보를 수집해 AI 엔진이 절개선을 계산하며 오차 없이 컷팅한다. 파열 위험이 큰 돼지 내장 세척도 AI 비전으로 오염 부위를 찾아 자동 세척한다. 위험한 공정을 로봇이 대신해 인건비를 줄이고 작업자 안전과 위생을 동시에 확보한다니, 우선 크기에 놀라고 이어 그 기능에 놀랐다.

◆ 딸기 수확 로봇, 섬세한 작물도 문제없이

"로봇이 조심스레 딸기를 따는 거 보니까 신기하네"

수직농장에서 딸기 상태를 점검하는 AI 수확 로봇<본인 촬영>.
수직농장에서 딸기 상태를 점검하는 AI 수확 로봇 (본인 촬영)

입구 근처에 마련된 딸기 수확 로봇이 딸기를 따는 과정도 신기했다. 카메라와 부드러운 로봇 손이 달린 로봇이 딸기 꼭지를 정밀하게 잘랐다. 부착된 다분광 카메라로 딸기 표면 색상을 분석해 완벽히 익은 딸기만 골라낸다. 딸기는 과육이 약해 기계화가 어려운 작물이나 센서와 로봇 공학의 결합으로 그 한계를 극복했다.

이 스마트팜(첨단 농장) 애드테크 기업 '퍼밋'은 중소벤처기업부의 2026년 유니콘브릿지에 선정된 바 있다. 퍼밋의 정진용 전무는 "딸기는 수확 시기를 하루만 놓쳐도 가치가 크게 떨어지거든요. 그렇지만 로봇 센서가 붉은 농도를 분석해 먹기 좋은 상태를 정확히 골라냅니다. 소프트 제어 기술 덕분에 사람이 손으로 따는 것보다 상처도 적고요. 농가에서도 손으로 딴 것과 차이가 없다며 신기해합니다. 노동력 부족을 겪는 고령 농가와 중소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딸기를 수확하고 정밀 포장하는 스마트 로봇<본인 촬영>.
딸기를 수확하고 정밀 포장하는 스마트 로봇 (본인 촬영)

조금 걷자, 또 다른 로봇이 보였다. 메타파머스에서 개발한 AI 지능형 농업 로봇 '옴니(Omni)' 시리즈는 딸기뿐 아니라 오이 수확과 수분 작업에도 쓰인다. 이 로봇은 자동 수분(가루받이) 기능과 수확 등을 쉬지 않고 섬세하게 작업한다. 배터리만 있으면 야간에도 작업이 가능해 노동 효율을 극대화했다. 자동 수분을 한다니 궁금했다. 살펴보니 로봇이 딸기꽃 위치를 알아내 미세한 진동으로 꽃가루를 옮겨 열매를 맺게 돕고 있었다.

로봇 담당자에게 오이와 딸기 로봇이 다른지 묻자, 로봇의 작업 도구만 교체해 딸기와 오이의 수확과 수분 작업을 모두 수행한다고 답했다. 어릴 적 딸기를 따던 추억과 함께 로봇의 모습이 고스란히 겹쳤다.

◆ 대화로 완성하는 나만의 맞춤 음료

주미당은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주최한 '2026 GREEN FLAG' 데모데이에서 최우수상(농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곳에서 선보인 생성형 AI 'Senlyt(센릿)'은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상태와 취향을 분석하고, 이에 맞춰 친환경 바이오 추출물을 조합해 준다. 박람회장을 둘러보느라 다소 피곤해진 내 상태를 말했더니, 이내 산뜻한 '나만의 기능성 음료'가 만들어졌다. 한 입 마셔보니 상큼한 향미가 입안에 감돌았다. 기존처럼 기기 화면에서 원하는 옵션을 직접 선택하는 방식은 본 적이 있지만 AI와 채팅을 주고받으며 내 맞춤형 음료를 제조해 주는 과정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아 우리 집에 들여놓고 싶다.' 이런 혼잣말이 맴돌았다. 현장의 열기 속에서 주미당 김동완 대표를 만나 몇 가지 질문을 던져봤다.

맞춤형 향미 추출 AI 'Senlyt(센릿)'을 소개하는 주미당 김동완 대표<본인 촬영>.
맞춤형 향미 추출 AI 'Senlyt(센릿)'을 소개하는 주미당 김동완 대표 (본인 촬영)

Q. 이 AI 기술의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기존 추천 시스템과 달리 대화 속 추상적인 느낌까지 AI가 추론한다는 점입니다. 사람이 미리 데이터로 정의해 두지 않은 영역이라도, 대화 맥락을 분석해 최적의 화학적 성분과 조합을 스스로 계산해 냅니다.

Q. 주로 어떤 분들이 활용하게 되나요?

A. 우수한 지역 특산물은 있지만 연구개발(R&D) 여력이 부족한 지역 소상공인과 영세 식품 사업자, 그리고 B2B 향수 기획자분들입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수개월이 걸리던 신제품 개발 기간을 1분 단위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Q. 최우수상을 수상한 계기와 향후 상용화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A.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가치, 그리고 식품부터 뷰티까지 아우르는 높은 시장 확장성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시제품 단계며, 올해 11~12월 중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청년 창업가들이 그리는 농업의 내일

농업을 잘 모르는 내 눈에 박람회는 무척 흥미로웠다. 그렇다면 예비 농업인의 눈에는 어땠을까. 모름지기 농업 분야를 배우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농협 애그테크 청년창업캠퍼스에 참여 중인 박지혜 씨(왼쪽)와 도승현 씨(오른쪽)<본인 촬영>
농협 애그테크 청년창업 캠퍼스에 참여 중인 박지혜 씨(좌)와 도승현 씨(우) (본인 촬영)

축산학을 전공한 도승현 씨와 박지혜 씨는 강화도에서 서울 코엑스 박람회장을 찾았다. 앵무새 사육을 기반으로 국산 사료 개발에 도전하는 박지혜 씨와 유산양 농장을 준비 중인 도승현 씨는 뜻을 모아 함께 창업에 나섰다. 두 사람을 대표해 도승현 씨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창업 캠퍼스 참여 계기와 준비 중인 사업은 무엇인가요?

도승현 씨: "육가공을 하고 싶어 축산과로 진학했고, 현재는 강화도로 귀농해 내년 유산양 농장 개업을 준비 중입니다. 지혜 씨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앵무새 사료의 국산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제가 축산 전공을 살려 사료 배합비 등 기술적인 협업을 돕고 있습니다. 이번 창업 캠퍼스 컨설팅 덕분에 박람회 현장을 직접 보고 배울 좋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Q. 현장에서 AX 및 애그테크 기술을 둘러본 소감은 어떤가요?

도승현 씨: "농촌 현장에서 가장 절실한 문제는 바로 일손 부족입니다. 저 역시 농장에서 로봇 착유기의 도움을 받아보았기에 자동화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오늘 본 AI 도축·가공 기계처럼 위험하고 힘든 공정이 자동화되면 인건비 절감은 물론 작업 정확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미래 농업에서 첨단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미래 식량 기술 '세포 배양육' 생산 공정 안내<본인 촬영>
미래 식량 기술 '세포 배양육' 생산 공정 안내 (본인 촬영)

망고와 자몽 맛이 나는 방울토마토, 한입에 먹기 좋은 미니 참외, 세포 배양 대체육 등 신기한 먹거리들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농식품 펀드 투자 유치나 신흥시장 진출 전략을 다룬 세미나 역시 예비 창업자들에게 든든한 이정표가 돼주었다. 전통적인 농업이 첨단 AI를 만나 이토록 다채롭게 변모한다는 사실이 무척 뿌듯했고, 농업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이 박람회 현장을 적극 소개해 주고 싶어졌다.

1 비즈니스 매칭이 이루어지는 '1:1 밋업존'ㅜ<본인 촬영>.
비즈니스 매칭이 이루어지는 '1:1 밋업존' (본인 촬영)
공공 농업기술과 민간 협력을 논의하는 미니 토크쇼<본인 촬영>.
공공 농업기술과 민간 협력을 논의하는 미니 토크쇼 (본인 촬영)

농식품부는 지난 7월 16일, AI 상용화와 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핵심 과제로 한 '2026년 하반기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박람회는 이러한 정부의 정책 방향이 현장에서 어떻게 구체화되고 있는지, AI 수확 로봇과 청년 창업가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명확히 증명해 보였다.

태블릿으로 제어하는 스마트 농업 로봇 제어 시스템<본인 촬영>.
태블릿으로 제어하는 스마트 농업 로봇 제어 시스템 (본인 촬영)

무엇보다 AI와 로봇 기술이 농가 일손을 덜고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며,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줘 흐뭇했다. 특히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구조적 위기 앞에 'AX'라는 실질적인 해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뜻깊다. 생성형 AI 기반의 푸드테크와 친환경 바이오 트렌드를 버팀목 삼아 우리 AX 농업이 지역 삶의 질을 높이고 나아가 세계 시장으로 힘차게 뻗어나가길 기대해 본다.

☞ (영상) 2026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박람회(AFPRO)

김윤경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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