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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세요?"…'서울국제작가축제'에서 던진 질문

9월은 문학 축제의 달 '서울국제작가축제' 아라아트센터에서 개최(9.11.~16.)
'대한민국 문학축제'는 전국 문학관과 예술센터, 도서관 등에서 열려…20일까지

2026.09.15 정책기자단 한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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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11일(금)부터 9월 20일(일)까지는 '2026 대한민국 문학축제'가 열리고 있다. 

문학축제의 일환으로 전국 문학관들이 해당 지역의 K-문학 유산을 활용해 만든 전시와 체험, 강연을 즐기는 '전국 문학관 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우수한 문학도서를 선정해 총 346종의 도서를 전국 도서관 등에 보급하고, 문학나눔 도서 선정 작가들과의 북토크 자리를 마련한 '2026 문학나눔 작가 행사'도 있다. 

9월 16일(수)부터 9월 20일(일)까지 지정된 '문학주간 2026'도 있고, 9월 11일(금)부터 9월 16일(수)까지 진행되는 '서울국제작가축제(SIWF)'도 있다.

9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대한민국 문학축제'. (본인촬영)
9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2026 대한민국 문학축제' (본인 촬영)

'2026 대한민국 문학축제'의 다양한 행사를 살펴보다가 '서울국제작가축제' 현장에 다녀오기로 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이 어떻게 교류되고 있는지 궁금했고, 그 교류의 흐름이 어떠한지를 가장 생생한 순간으로 포착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서울국제작가축제 메인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다. (본인촬영)
'서울국제작가축제' 메인 포스터가 전시돼 있다. (본인 촬영)

'서울국제작가축제'는 지난 2006년부터 개최해 온 글로벌 문학 축제다. 그 역사가 꽤 긴 편이다. 

2025년까지 '서울국제작가축제'를 거쳐 간 작가들은 총 405명으로, 국내 작가를 포함해 61개국에서 왔었다고 하니 그 규모도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작가와 독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만날 수 있도록 대담과 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국제작가축제에 대한 소개. (본인촬영)
'서울국제작가축제'에 대한 소개 (본인 촬영)

올해 '서울국제작가축제'의 주제는 '누구세요?'다. 

처음 누군가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묻는 기본적인 질문이지만, 이 질문을 통해 인간과 공동체의 정체성을 되묻고자 위와 같은 주제를 선정했다고 한다. 

문학 작품을 읽다 보면 작품 속 인물의 행동을 살피며 생각하다가 '대체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빈번하게 꺼내게 된다. 그런 점에서 문학과 떼어놓을 수 없는 질문이 '누구세요?'라는 생각도 든다. 

축제 측은 AI와 인간의 존재, 공존의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시대에 사람다움의 가치와 문학의 역할을 모색하고자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울국제작가축제의 프로그램 진행 시간표. (본인촬영)
'서울국제작가축제'의 프로그램 진행 시간표 (본인 촬영)

필자는 지난 12일에 있었던 김효은 그림책 작가와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그림책 작가의 대담 프로그램, '어린이입니다'를 사전 예약했다. "누구세요?"라는 질문에 대해 "어떤 사람입니다"의 형태로 대답하는 대신, 유일하게 "어린이입니다"라고 대답하는 프로그램명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어 '서울국제작가축제(siwf.or.kr)' 누리집을 통해 원하는 행사를 선택한 후 예약해 방문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이 마감됐다고 해도 현장에서도 접수할 수 있으니 이 점을 참고하면 좋겠다. 기획 전시는 사전 예약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9월 11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열리는 현장 1층에는 축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 보거나, 구매할 수 있는 '반짝 서점'이 있었다. 

전시 현장 1층의 대표도서 진열대에 누군가가 짧은 서평을 남기고 갔다. (본인촬영)
전시 현장 1층의 대표 도서 진열대에 누군가가 짧은 서평을 남기고 갔다. (본인 촬영)

작가와의 대담 프로그램 시작 시간보다 이르게 도착했는데도 이미 많은 관람객으로 현장은 열띤 분위기였다. 

관람객들이 전시 공간의 '반짝서점'에서 책을 구매하고 있다. (본인촬영)
관람객들이 전시 공간의 반짝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고 있다. (본인 촬영)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작가의 '페퍼와 나' 동화책을 구매했다고 밝힌 한 관람객은 "평소에 그림책을 읽고 모으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고, 개인적으로는 알레마냐 작가의 책들을 좋아한다"라며 구매 이유를 말해주었다.

오늘의 대담을 진행하는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작가의 '어린이'와 '페퍼와 나'. (본인촬영)
오늘의 대담을 진행하는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작가의 저서 중 '어린이'와 '페퍼와 나' (본인 촬영)

"다만 이탈리아 작가이니 작가의 북토크나 사인회를 갈 수 있는 기회가 극히 드물었다. '서울국제작가축제'에서 작가와의 대담이 열린다는 소식에 바로 사전 예약을 하고 방문했다. 평소 좋아하던 작가의 생각이나 작품 창작 의도를 생생하게 들어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하는 모든 작가들의 대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본인촬영)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하는 모든 작가의 대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본인 촬영)

전시장에는 마음에 닿은 문장을 곱씹으며 차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문장 찻집'이 있었다. 

'문장찻집'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본인촬영)
'문장 찻집'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본인 촬영)

벽면에는 자신의 얼굴을 자유롭게 그릴 수 있는 '우리는 누구였을까?' 코너가 마련돼 있어 '누구'라는 질문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 관람객이 벽면에 자신의 얼굴을 그리고 있다. (본인촬영)
한 관람객이 벽면에 자신의 얼굴을 그리고 있다. (본인 촬영)

전시장을 둘러본 뒤 대담 프로그램에 참석하러 갔다. 

오늘의 주제였던 '어린이'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대담 주제인 '어린이입니다.' (본인촬영)
대담 주제에 맞게 이야기가 진행됐다. (본인 촬영)

대담 속에서 '어린이'는 우리 사회에서 미숙하고 여린 존재로 여겨지는 대상이지만, 그렇기에 유연하고 유능한 존재라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대담 자리의 첫 줄부터 끝 줄까지 방청객들로 꽉 찼다. (본인촬영)
대담 자리의 첫 줄부터 끝줄까지 방청객들로 꽉 찼다. (본인 촬영)

'어린이'는 작은 존재들과 연대할 줄 알며, 서툴다는 것에 개의치 않고 서로의 상실을 위로하는 존재, '어른'은 상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폭력에 맞서는 창의적인 가능성을 지녔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림책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도 들을 수 있었다. 

김효은 작가와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작가가 질문에 대해 답을 하고 있다. (본인촬영)
김효은 작가와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작가가 질문에 대해 답을 하고 있다. (본인 촬영)

김효은 작가의 그림책인 '내가 있어요' 창작 의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작가는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이에게 창문을 하나씩 열 듯 천천히 세상을 소개하고 싶었다. 아이에게 세상을 보여주는 것은 필자에게도 닳고 닳게 느껴졌던 풍경을 다시 새롭게 보는 기회가 됐다. 새롭게 세상을 접하는 아이는 시적이고 철학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그러한 경험에서 '내가 있어요'를 쓰게 됐다."라고 밝히며 "옆과 아래의 개념을 통해 아주 작은 어린이들에게 수직과 수평으로 펼쳐지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작가의 다른 그림책인 '할 수 있어요'의 창작 의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작가는 "어린이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구조의 작품을 쓰고자 했다. 어린이는 매일 조금씩 성취하는 눈부신 존재이다. 그리고 이러한 어린이들의 성취는 어른에게도 할 수 있다는 응원과 격려를 해준다고 생각한다. 성취를 거듭하는 어린이들의 뒤에는 든든한 울타리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어른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려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김효은 작가가 작업했던 '더미북'을 보여주며 창작 의도를 밝히고 있다. (본인촬영)
김효은 작가가 작업했던 '더미북'을 보여주며 창작 의도를 밝히고 있다. (본인 촬영)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작가의 '페퍼와 나: 나의 작은 딱지 이야기'의 창작 의도와 주인공의 역할에 대해서 작가의 사유를 들을 수 있었다. 

"작품의 소재인 '무릎 딱지'가 아이들에게 어떤 작용을 하길 바랐는지 궁금하다. '페퍼'의 역할을 규정해 준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해서 작가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좋아하지 않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아이들이 배워나가야 하는 개념 중 하나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놀다가 넘어져 무릎에 찰과상을 입은 경험이 있고, 그 경험을 통해 내가 자라면서 잊었던 감각 하나가 떠올랐다. 그 감각을 다시 깨운 것이 이 작품을 쓴 계기가 됐다. 주인공은 상처가 낫는 과정에서 생긴 딱지에 생명을 부여하고 이름을 붙여 대화를 나눈다. 우리가 살면서 싫어하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표현하고자 그러한 장면을 사용했다. 다시 말해,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나'를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다."라고 답했다.

두 작가의 대담을 들으며 실재하는 어린이와 어른의 내면에 존재하는 어린이를 위해 그림책을 쓰고 그린다는 공통점이 선명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넘어 치유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는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이러한 메시지를 문학을 통해 선명하게 전달받을 수 있게 하는 데는 번역의 힘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장 곳곳에 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대표작품 속 문장이 전시되어 있다. (본인촬영)
전시장 곳곳에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대표 작품 속 문장이 전시돼 있다. (본인 촬영)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지난 6월에 한국문학 번역과 해외 진출 지원을 꾸준히 확대하고 개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출판사의 한국문학 번역 및 출판 지원에 대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늘리고 있으며, 문학사적 가치를 가진 한국고전과 근현대 작품 가운데 번역과 출판이 되지 않은 작품들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한국고전과 근현대 걸작 기획 번역' 사업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문학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예술을 해외로 확산할 수 있도록 전문 번역 인력을 양성할 번역대학원대학을 2027년 9월에 개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서울국제작가축제' 현장에 다녀오고 문체부의 한국문학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살펴보니, 한국문학이 가진 메시지가 세계를 향해 앞으로도 널리 울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2026 대한민국 문학축제'는 9월 20일까지 전국 각지의 문학관과 예술센터, 도서관 등에서 참여할 수 있다. 작가와 독자가 작품을 통해 소통하고, 문학과 한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향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보도자료) 작가와 독자, '2026 대한민국 문학축제'로 만나다

한지민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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