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은 익산 미륵사지. 낮에는 고즈넉한 모습으로 천년의 시간을 간직하고 있던 공간이 밤이 되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빛과 영상이 미륵사지 곳곳을 채우자, 어둠 속 국가유산은 거대한 미디어아트 무대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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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는 지난해보다 개최 지역이 확대돼 전국 12개 지역에서 진행된다. 국가유산이 지닌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미디어 파사드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야간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이다.
그 가운데 9월 4일부터 27일까지 익산 미륵사지 일원에서는 '왕도의 시간'을 주제로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펼쳐지고 있다. 직접 현장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수많은 방문객이었다. 가족과 함께 온 시민부터 연인,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부모까지 미륵사지의 밤을 함께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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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하자마자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목탑의 귀환'이었다. 현재는 남아 있지 않은 미륵사의 목탑을 화려한 영상과 빛으로 되살려 백제 시대 미륵사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구성한 장면이었다. 높이 솟아오르는 목탑과 웅장한 영상이 어우러지자, 단순히 화면을 바라본다기보다 과거의 미륵사가 눈앞에 다시 세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두컴컴했던 미륵사지가 빛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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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가 펼쳐지는 동안 관람객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영상을 촬영하고 곳곳에 앉아 빛으로 물든 미륵사지를 바라봤다. 넓은 공간에서 산책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고 가족과 함께 주말 나들이를 즐기듯 여유롭게 머무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쪽에서는 먹거리와 부대 행사를 즐기며 각자의 방식으로 쉼을 즐기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미디어아트를 보기 위해 이렇게 많은 시민이 국가유산을 찾았다는 점이 의미 있게 다가왔다. 국가유산이 단순히 조용히 둘러보는 공간을 넘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머물게 하고,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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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이라고 하면 오래된 건축물이나 유물을 조용히 관람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번 미디어아트는 국가유산을 바라보는 또 다른 방법을 보여줬다. 천년의 시간을 간직한 유산에 빛과 영상, 음악이 더해지면서 과거의 이야기가 오늘의 문화 콘텐츠로 다시 전달되고 있었다. 특히 역사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나 젊은 세대도 미디어아트를 통해 국가유산을 보다 쉽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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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을 지키고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직접 찾아오고 자연스럽게 역사와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익산 미륵사지의 밤은 단순히 화려한 빛을 감상하는 시간이 아니었다. 찬란한 빛 속에서 백제의 시간을 다시 만나고 시민들이 국가유산과 한층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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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우리의 국가유산이 미디어아트와 같은 이색적인 행사와 다양하게 접목돼 '한번 보고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다시 찾아오고 싶은 장소, 오래 머물고 싶은 문화 공간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 (보도자료) 열두 개 지역 국가유산의 시간을 빛으로 잇다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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