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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찾아주는 투뿔 등심! '2026 대한민국 농업박람회'

'2026 대한민국 농업박람회' 현장 방문기…다양한 농업을 한자리에
AI 영상 분석을 통한 소고기 등심 마블링·육질 등급 실시간 자동 측정 기술 선보여
꿀벌응애 30초 'AI 진단 장치(BeeSion)'·스마트팜 로봇 착유기 등 첨단 R&D 성과 집약
농촌 빈집정비(철거) 및 빈집재생 지원사업 우수 사례 공유 및 빈집 활용 방안 제시

2026.09.18 정책기자단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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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농업을 바꾸면 우리 식탁은 어떻게 달라질까. 농업 관련 행사장에 갈 때마다 늘 이 점이 궁금했다. 자고 나면 변화하는 AI와 오랜 끈기가 필요한 농업이 만나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를 안고 전시장으로 향했다.

aT센터 입구에 '2026 대한민국 농업박람회' 개최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본인 촬영>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입구에 2026 대한민국 농업박람회 개최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본인 촬영)

지난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주최한 '2026 대한민국 농업박람회'가 열렸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번 박람회는 '농업의 가치, 모두의 내일로 이어지다'라는 슬로건 아래 농업 본연의 가치와 첨단 AI 기술이 결합한 정책적 성과를 한자리에 펼쳐 보였다.

농업의 역사와 안보 가치를 다룬 '1. 이해하다' 전시관 입구.<본인 촬영>
농업의 역사와 안보 가치를 다룬 '1. 이해하다' 전시관 입구 (본인 촬영)
첨단 농업 기술과 R&D 성과를 선보이는 ' 2. 발견하다' 전시관 입구. <본인 촬영>
첨단 농업 기술과 R&D 성과를 선보이는 '2. 발견하다' 전시관 입구 (본인 촬영)

특히 이번 박람회는 네 가지 테마 흐름을 따라가며 농업을 체계적으로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가장 먼저 만나는 '이해하다(농업과 삶)' 전시관은 풍부한 시각 자료로 농업의 역사와 식량 안보의 중요성과 먹거리의 가치를 깊이 있게 전했다. 이어진 '발견하다(농업의 혁신)' 전시관에서는 최첨단 기술과 농업이 융합된 정책 성과를 눈앞에서 직접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었다. 

도시농업과 농촌 관광 등을 소개하는 '3. 연결하다' 전시관 입구. <본인 촬영>
도시농업과 농촌 관광 등을 소개하는 '3. 연결하다' 전시관 입구 (본인 촬영)
농촌의 다양한 내일을 제시하는 '4. 이어가다' 전시관 전경. <본인 촬영>
농촌의 다양한 내일을 제시하는 '4. 이어가다' 전시관 전경 (본인 촬영)

'연결하다(색깔 있는 농업)' 전시관에 들어서자, 도시농업, 화훼, 농촌 관광 등 다채로운 농업 분야가 일상과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마지막 '이어가다(활기찬 농촌)' 전시관은 귀농귀촌 지원 정책부터 빈집 재생 농촌 인구 소멸 대응 방안까지 청년과 지역이 함께 만들어갈 농촌의 활기찬 내일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그중 가장 오래 내 발걸음을 붙잡은 곳은 '발견하다(농업의 혁신)' 테마관이었다.

◆ 소고기·돼지고기·달걀까지, AI 축산물 품질 평가와 첨단 축산 기술

AI 영상 분석 기술로 소고기 등심의 육질 등급을 측정한다.<본인 촬영>
AI 영상 분석 기술로 소고기 등심의 육질 등급을 측정한다. (본인 촬영)

AI의 변화는 농업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부스에서 소고기 단면에 AI 영상 촬영 단말기를 비추면 면적과 마블링 분포 고기 색이 7단계 수치로 측정되며, 1++등급 판정이 화면에 뜬다는 설명을 들었다. 돼지고기는 돼지 몸통 영상 분석을 통해 등지방 두께와 부위별 살코기 양을 순식간에 시각화해 준다고 했다. 달걀 AI 판정 스캐너는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껍데기의 미세한 금(파각) 부위를 붉은색 테두리로 즉시 잡아낸다고 했다.

◆ 30초 만에 꿀벌응애를 찾아내는 똑똑한 진단 장치 'BeeSion'

"꿀벌에도 응애가 있어요?"

AI 기반 꿀벌 응애 진단장치 모형과 스마트 축산 시스템 조감도 전시.<본인 촬영>
AI 기반 꿀벌응애 진단 장치 모형과 스마트 축산 시스템 조감도 전시 (본인 촬영)

베란다에서 깻잎을 키우며 응애 때문에 애를 먹었던 기억이 떠올라 무심코 물었다. 국립농업과학원 기획조정과 정기선 주무관은 "베란다 응애와는 다른 '응애 진드기'예요. 전에는 벌통 틀을 뽑아 눈으로 일일이 확인하다 보니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죠"라고 답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식품부와 국립농업과학원이 AI 꿀벌응애 진단 장치 'BeeSion'을 만들었다. 좋은 카메라로 촬영한 벌통 이미지를 수차례 반복 학습한 AI 기법으로 벌과 응애의 형태를 완벽히 구분해 낸다는 원리다. 검사 시간을 단축할 뿐 아니라 벌통 내 응애 수를 정확히 파악해 치료가 필요한 시점에만 약제를 쓸 수 있게 해준다. 덕분에 고령 농가도 적기에 약제를 사용해 방제 노동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보였다.

◆ 어깨 부담을 60% 줄여주는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와 노지 스마트 농업

"자 이걸 입고 사과를 따는 동작을 해보세요. 어깨가 편안할 거예요."

관람객이 어깨 부담을 줄여주는 무동력 착용형 로봇 '엑스블 숄더'를 체험하고 있다. <본인 촬영>
관람객이 어깨 부담을 줄여주는 무동력 착용형 로봇 '엑스블 숄더'를 체험하고 있다. (본인 촬영)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한 관람객이 팔을 들어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농업인의 신체 부담을 덜어주는 착용형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는 직접 입어보는 것만으로도 그 효과가 충분히 전해졌다. 현대차·기아와 농촌진흥청이 공동 개발해 현장에 보급 중인 이 장비는 무게 700그램의 초경량 무동력 제품으로 조끼처럼 착용하고 팔을 위로 올려 과수원 등 작업을 할 때 유용하다. 농가 고령화와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는 무인 방제 로봇, 제초 로봇, 추종 운반 로봇 등 노지 스마트 농업 기술을 보급해 방제제 농약 사용량을 최대 40% 줄인 정책적 성과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 K-미식벨트, 농촌 워케이션, 농촌투어패스 등도 소개돼

관람객이 키오스크로 맞춤형 농촌 체류·정착 유형을 진단받고 있다.<본인 촬영>
관람객이 키오스크로 맞춤형 농촌 체류·정착 유형을 진단받고 있다. (본인 촬영)

'연결하다'와 '이어가다' 전시관에서는 우리 농촌을 방문하고 체류하게 만드는 혁신적인 관광·인구 정책들이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한 관람객이 "올해 휴가 때 가족들과 어디로 여행 갈지 고민이었는데 K-미식벨트 코스대로 따라가 보면 딱 좋겠다"라고 말하자 동행인이 "K-치킨벨트라니 못 기다릴 거 같아. 이번 주말에 가까운 곳으로 가자"라며 답했다. 

◆ 신품종 콩으로 만든 두부와 '농촌소멸대응 빈집재생사업' 정책에 참여

박람회는 관람객이 정책 형성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통로를 다양하게 열어뒀다. 생각보다 설문 문항이 깊이 있고 세세해 의견을 내기 충분했다.

신품종 콩으로 만든 두부의 맛과 식감을 비교·평가하고 있다. <본인 촬영>
신품종 콩으로 만든 두부의 맛과 식감을 비교·평가하고 있다. (본인 촬영)

먼저 신품종 콩 활용 두부 관능 평가에 참여했다. 정책에 활용한다는 안내에 반가운 마음이 들어 더 열심히 작성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기계 수확이 쉽고, 단백질 함량을 높여 개발한 신품종 콩 2종과 기존에 많이 먹는 품종 1종으로 만든 두부의 관능 평가가 진행됐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세 종류의 두부를 하나씩 맛봤다. 세 개의 차이가 뜻밖에도 극명했다. 식감과 기호도 점수를 평가 패널에 직접 입력해 제출하면서 이 데이터가 향후 신품종 농가 보급 정책의 기초 자료로 쓰인다는 점에서 뜻깊은 보람을 느꼈다.

관람객들이 농촌 빈집정비 및 빈집재생 지원사업 우수 사례를 살펴보며 평가서를 작성하고 있다. <본인 촬영>
관람객들이 농촌 빈집정비 및 빈집재생 지원사업 우수 사례를 살펴보며 평가서를 작성하고 있다. (본인 촬영)

정책에 의견을 보탠 또 다른 곳은 '농촌소멸대응 빈집재생사업'이었다. 정부는 농촌 지역의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빈집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철거 및 자치단체 연계 리모델링을 지원해 쾌적한 주거 환경 조성과 지역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 우수 사례를 둘러보면서 정책 설문 사항을 꼼꼼하게 작성해 빈집이 유용하게 쓰이길 기대했다.

◆ 유통 판로를 연 청년 농부('미스터허브' 박정근 대표)와 지자체 공무원(경남 함양군청 농업정책 담당) 김민호 주무관의 한마디

농업 관계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박람회에서 실시간 소통 판매(라이브 커머스) 강연을 준비해 온 농업인과 지자체 관계자와 짧은 이야기를 나눠봤다.

미스터허브의 박정근 대표.<본인 촬영>
미스터허브의 박정근 대표 (본인 촬영)

Q. 농업 현장에서 모바일 실시간 소통 판매를 직접 도입하게 된 계기와 효과는 무엇입니까?

기존 유통 단계를 거치면 농부에게 돌아오는 수익이 적고 소비자는 재배 과정을 알기 어렵습니다. 실시간 소통 판매와 SNS로 농장 현장을 생중계하며 정직한 재배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니 소비자의 신뢰가 쌓였고 중간 유통 거품 없는 직거래 판로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Q. 청년 농업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농업은 단순히 작물을 키워 출하하는 1차 생산에만 머물러선 안 됩니다. 농부 스스로가 농산물에 이야기를 입히고 브랜드가 돼야 합니다. 모바일 소통 창구를 주저 없이 활용해 자신만의 유통 경쟁력을 확보하셔야 해요. 농업이 다양한 만큼 많은 경험을 쌓는 걸 가장 추천합니다. 농작물 종류나 시설 선택을 잘못하면 추후 바꿀 때 비용이 또 들기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 경험을 미리 해보고 실패 위험을 줄여야 해요.

함양군청 김민호 주무관과 함양 청년 농부 딸기엄마 양파아빠의 김유선 씨. <본인 촬영>
함양군청 김민호 주무관과 함양 청년 농부 '딸기엄마양파아빠'의 김유선 씨 (본인 촬영)

Q. 지자체의 박람회 참여 의의와 청년농 유치에 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함양군은 전체 면적의 77%가 산지인 만큼 농업과 임업의 상생 발전이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이번 행사에 경상남도 지자체 중 유일하게 부스 참가 기회를 얻어 지역 농업을 알리게 됐는데요. 23년 공직 생활 동안 느낀 점은 청년 인구가 돌아오지 않으면 농촌의 미래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지속적으로 청년 창업 농가들의 맞춤형 지원과 판로 개척 정책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관람객이 희망하는 농촌 여행지와 체험 사연을 적고 있다.<본인 촬영>
관람객이 희망하는 농촌 여행지와 체험 사연을 적고 있다. (본인 촬영)
농림축산식품부 공익직불제 홍보관을 둘러보는 관람객들.<본인 촬영>
농식품부 공익직불제 홍보관을 둘러보는 관람객들 (본인 촬영)

오전에 방문한 박람회장을 나서니 어느새 끝날 시간이 다 돼 있었다. 오래 머물렀는데도 더 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 사실 박람회를 찾기 전에는 각종 농산물을 만나는 걸 상상했다. 그러나 막상 둘러보니 그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농업정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화훼 코너에서 풍란을 직접 만들어 보고 곤충 산업과 말 산업 등을 살펴보며 농업이 얼마나 다양하게 얽혀 있는지 새삼 실감했다. 박람회에서 입증된 혁신적 성과들이 전국의 농가와 농촌 현장에 신속히 확산해 지속할 수 있는 우리 농업의 내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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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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