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어딘가로 떠나는 것을 참 좋아한다. 출장이 잦은 편이기도 하지만, 한가할 때도 근교로 여행을 떠나는 등 이곳저곳을 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차로 이동하는 일도 잦은 편이다. 먼 곳은 기차를 이용하거나 차를 빌려 여행하지만, 강원도 춘천 정도의 거리라면 자차를 끌고 이동하곤 한다.
지난 8월, 조금 늦은 여름휴가를 다녀올 때의 일이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꽤 오랜 시간 차선을 물고 달리는 앞차에 점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옆자리에 타 있는 여자 친구를 의식해 괜히 웃으며 "어떻게 할겨! 올겨 말겨~"라고 넘겼지만, 운전 중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차선을 오가는 차량 때문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운전은 사소한 습관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운전 중 지켜야 할 기본적인 수칙을 모르는 운전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안전벨트 착용, 방향지시등 점등, 실선 구간에서의 차선 변경 금지는 운전면허를 준비하는 시점부터 실제 도로에 나선 이후까지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수칙으로 강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전 시 편의를 이유로 기본적인 수칙을 지키지 않는 운전자도 적지 않다. 앞서 이야기한 여행 당시의 경험을 제외하더라도, 매일 출퇴근하는 길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차량을 마주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운전자들 역시 기본적인 수칙을 지키지 않는 차량에 대한 불만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도로 교통을 담당하는 경찰청에 직접 민원을 제기하거나 안전신문고 등을 통해 공익신고를 하는 사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이러한 운전자들의 지속적인 불편 제기를 바탕으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오는 10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개정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의 핵심은 지금까지 위반 시 범칙금만 부과되던 좌석 안전띠 미착용, 안전모 미착용, 자동차 등의 방향 전환 및 진로 변경 시 신호 불이행 행위에 대해 벌점을 신설한 것이다. 쉽게 말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거나 안전모를 쓰지 않은 경우, 또는 이른바 '깜빡이'라고 불리는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으면 범칙금과 함께 벌점도 부과된다는 뜻이다.

경찰청이 시행규칙을 바꾸게 된 계기는 꽤 분명하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많은 국민이 불편함을 호소해 왔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공개한 최근 안전띠 미착용 사례를 보면, 지난 4월 11일 경주시에서 중앙선을 침범한 차량이 반대 차로의 가드레일을 충격한 뒤 하천 공원으로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경찰은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원인 중 하나로 안전띠 미착용을 꼽았다. 2024년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안전띠 착용 시 사망률은 1.9%인 반면, 미착용 시에는 4.4%로 2배 이상 높았다. 오토바이 헬멧 역시 착용 시 사망률은 4.0%였지만, 미착용 시에는 9.9%로 나타나 안전 장구 미착용 시 사고 사망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의 최근 사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1월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갓길 가드레일 충격 사고와 같은 달 영동선 동수원나들목 차 사고, 3월 남해고속도로 진주나들목 부근 사고 역시 모두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했으며, 사망사고로 기록됐다.

방향지시등 미점등은 최근 3년간 공익신고 접수·처리 현황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기록해 왔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의 공익신고 현황에 따르면, 제38조 제1항에 해당하는 방향지시등 미점등은 총 149만 7280건이 접수돼 제5조 신호 또는 지시 위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경찰청이 신설한 벌점 조항은 위반 건당 범칙금 3만 원과 벌점 10점이다. 운전에 큰 관심이 없는 국민이라면 벌점 10점이 큰 영향을 주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벌점은 위반 사항에 따라 10점부터 100점까지 부과될 수 있고, 누적 벌점이 40점 이상이면 1점당 1일의 면허 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조금 극단적인 예를 들면, 한 번의 운전에서 방향지시등 미점등 3회와 안전띠 미착용 1회로 적발될 경우 곧바로 40일의 면허 정지 처분이 내려지는 것이다.
경찰청은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2개월간 진행되는 집중 홍보 및 계도 기간이 종료된 뒤,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약 3개월간 집중 단속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홍보·계도 기간에 맞춰 '착'한 운전 캠페인(슬로건: '착!한 운전'을 합시다!)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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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운전 캠페인은 '안전띠 착! 안전모 착! 방향지시등 착!'에서 따온 표현으로, 운전자들의 자발적인 안전 문화 정착을 위해 시행하는 캠페인이다. 결국 높은 사망률과 운전자들의 불편을 일으켜온 세 가지 항목에 대해 운전자 스스로 올바른 습관을 생활화하고, 이를 통해 교통 사망자 감소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경찰청이 적극적인 홍보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국민적 체감도는 다소 낮은 것으로 보인다.
매일 자차로 출퇴근하는 직장 동료(30대, 용인 거주)는 필자가 이야기한 '착'한 운전 캠페인도, 10월부터 시행되는 벌점 부과 조치도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동료는 "출퇴근길은 물론 주말에 장을 보러 이동할 때도 홍보물을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라며, 10월부터 정식 단속이 시작되면 현장에서 마찰이 꽤 잦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여전히 운전하고 계신 아빠 역시 달라지는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빠는 "지난 우회전 시 보행자 보호 조치와 반칙 운전 관련 내용은 운전하고 다니며 홍보물을 꽤 봤던 기억이 있는데, '착'한 운전 캠페인과 도로교통법 개정 관련 내용은 보지 못했다"라며, 단속이 목적이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남은 기간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정부는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추석 연휴 안전관리대책을 발표하고, 귀성 및 귀경 이동이 집중되는 시기에 대비해 분야별 안전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연휴 전날인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특별교통대책본부'를 운영하며, 도로를 비롯해 철도와 항공, 여객선 등 분야별 교통안전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고속도로와 국도, 민자고속도로 역시 18일까지 특별 안전 점검을 마쳤고, 주요 사고주의 도로구간을 대상으로 도로 전광판을 활용해 경고 문구를 표출하는 등 안전운전을 당부하는 홍보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많은 국민이 오갈 이번 추석 연휴에는 '착'한 운전 캠페인을 떠올리며 생활 속 운전 습관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이륜차와 전동 킥보드 이용 시 안전모 착용, 그리고 운전의 기본인 방향지시등 점등 습관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이번 추석 연휴를 국민 모두 안전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 (보도자료) ?착!한 운전?을 합시다! '안전띠 착! 안전모 착! 방향지시등 착!'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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