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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자행되는 '불법노래방' 독버섯

우정, 친목 다지는 건전노래방 문화 지켜야

200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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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나 사회든지 도덕적으로 부패하기 시작하면 곧 망하게 된다. 역으로 사회나 국가가 망하려는 조짐은 도덕적 타락으로 가늠할 수 있다. 로마가 그랬고, 고려시대 말의 타락한 사회가 그러했다. 우리 사회의 타락한 모습을 개인의 자유로 돌리며 간과해버리기에는 이미 그 끝 점으로 치달아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건 아닌지 모르겠다.

시대별로 타락의 온상이 되는 곳이 존재했다. 고려시대의 사원이 그랬고, 로마 멸망의 한 원인이 된 공중목욕탕이 그러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시대의 타락의 온상이 되는 곳은 어디일까. 노래방이 아닐까싶다. 어느 때부터인지 노래방은 노래만 부르는 곳이 아닌 소규모 윤락업소로 전락하고 말았다.
영화 <행복한 장의사>중 노래방에서의 장면.

남자들은 노래방 도우미라는 여자들을 찾고 가출한 청소년 혹은 쉽게 돈을 벌고자 하는 주부들이 그들의 요구에 응하고, 노래방 업주는 그 둘을 연결해주는 장소를 제공하는, 일종의 '상부상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들은 모두 그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고 있다. 단순히 그 도우미들이 '노래만'을 하고 시간당 몇 만원의 돈을 받는 게 아니라는 걸 말이다.

2차라는 이름 하에 이루어지는 윤락행위도 맘만 먹으면 쉽게 이룰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노래방을 찾는 것 또한 쉽다는 것도. 군산 경찰서의 경찰관들이 가출 청소년들과 집단 성관계를 가져 파문을 일으킨 시발점은 바로 노래방이다.

유흥업소 주인들과 폭력배, 경찰간의 유착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타락한 경찰관들을 손가락질하는 사람들 또한 아무런 죄의식 없이 노래방에 드나들며, 도우미의 노래만을 들으려고 그 곳을 찾지는 않는다. 불경기라고 하지만 이런 불법 노래방만은 호황을 누리고 있어 그 숫자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말은 믿고 싶지 않은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요즘 극장에서 상영되는 한국영화 중에 <아라한 장풍대작전>이란 것이 있다. 주인공 경찰관이 유흥업소를 단속하러 갔다가 조폭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쫓겨나는 장면에서 누구나 속에 있는 울분이 목까지 치밀어옴을 느끼게 된다. 주인공이 수련을 통해 무예를 익힌 후 다시 시비를 걸어오는 조폭들을 단숨에 때려눕히는 장면에서는 후련함과 동시에 묘한 카타르시스마저 느낀다.

불경기에도 불법 노래방은 성행

주인공 경찰관의 선배 경찰관이 '다 그런 거야'라며 돌아설 때 비굴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나라면 저렇게 안 했을 텐데'라며 큰 소리 칠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될 것이다. 또 우리 시대의 정의와 세상과의 타협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자신을 보며, 용기 없음을 부끄러워한다.

경찰뿐 아니라 우리 자신이 썩고 썩은 줄도 모르고 세상살이가 힘들다고들 푸념한다. 아라한의 그 선배 경찰관이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고 내 모습이며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얼굴이다. 우리 사회는 너무도 많은 퇴폐문화를 용인해주고 있다. 무슨 사건이 한 번 터지면 '집중 단속'이란 이름 하에 대대적인 사정을 펼치다가 또 시간이 지나면 알면서도 한 쪽 눈을 감는다.

'다 그런 거지 뭐'라며 지나치기에는 불법 노래방의 폐해가 너무도 크다. 주부와 청소년들이 타락하고 남편, 아버지들이 타락하면 가정이 붕괴되고 사회가 건강함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그게 지나치면 사회가 흔들리고 나라가 약해진다. 경제가 어렵다는 핑계로 봐줄게 따로 있다. 불법 노래방 업주들의 주머니 사정보다 한 나라의 도덕적 건전함이 더 우선이다.

건전하게 쓰지 못하고 건전하게 벌지 못한 돈이 나라 경제를 살릴 리도 만무하지만, 그렇다고 해봤자 모래위에 지은 누각일 뿐이다. 불법이니 소득신고가 제대로 될 리가 없고 세금이 제대로 걷힐 리도 없다. 그저 음성적인 돈의 흐름만 혼탁해질 뿐이다. 도덕적 타락은 도덕적 타락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나라를 말아먹을 수도 있는 검은 힘이 된다.

노래방, 이 시점에서 모두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노래 한 곡당 얼마를 주고 가수가 된 것처럼 목이 터져라 외쳐대며 스트레스를 풀고 친구 간에 가족간에 동료간에 친목을 다지던 그 곳은 몇 년 사이에 기형적인 모습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뭐든 '답게' 해야 아름답다. 노래방은 '노래방답게' '노래만 부르는' 당연한 그 진리를 그리워하는 이 시절이 어서 빨리 지나갔으면 한다.

국정넷포터 한경희 lupinus@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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