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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40주년, 시간을 거슬러 소년이 온다

2020.05.18 정책기자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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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좋아하는 내게 어느 날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가 찾아왔다. 책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말 그대로 우연히 만나게 된 책이었다. 하지만 그 처절하고 아픈 잔상이 참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특히 4.19부터 5.18까지 이어지는 봄이 되면 더욱 그러했다.

소설이지만 완전한 픽션이 아니기 때문일까. 작가는 자신이 태어난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꼭 한번 글로 담아야 한다는 숙제를 품고 살았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중학생 소년은 실제 인물이었다. 작가는 유족들을 인터뷰하며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참상을 숙연하게 구현해냈다. 시대를 거듭하며 새롭게 밝혀지는 사실을 접할 때마다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는다. 마치 ‘소년이 온다’ 소설을 읽었을 때처럼.

이천민주화기념공원 전시관에 만들어진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모형.
경기도 이천 민주화운동기념공원에 만들어진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모형.


1961년 5.16군사정변으로 등장한 군사정권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망과 함께 붕괴되는 듯했다. 하지만 신군부 세력이 다시금 정권을 잡으려하자 국민들은 민주주의가 후퇴함을 염려하여 적극적인 민주화운동을 시작했다. 그 움직임은 1980년 5월에 전국적으로 절정을 이뤘고 광주에서도 대학생과 시민들의 집회와 시위가 활발히 전개됐다.

이천민주화기념공원 민주묘역.
민주화운동기념공원 민주묘역.


하지만 신군부는 이를 제압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전국적으로 민주화운동에 가담한 인사들이 줄줄이 연행되기 시작했고 계엄군은 광주에서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과 무력충돌을 빚었다. 사망 218명, 행방불명 363명, 상이자 5088명, 기타 1520명, 총 720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5.18민주화운동은 국민이 국민을 해한 그야말로 참극이었다. 그 희생자들 속에 소설의 주인공 ‘동호’가 있었다.

어떤 신념으로 행동하기엔 아직 어린 중학생 소년, 그는 단지 실종된 친구의 누이를 찾기 위해 전남도청 상무관에 모인 시신들을 들추고 다녔다. 그 과정에서 친구가 희생당하는 것을 목격했다. 두려웠지만 그곳에 힘을 보태야 함이 자신의 역할임을 어렴풋 느낀 소년. 형 누나들과 그렇게 도청에서 희생되고 만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오월평화페스티벌’ 중 5월 14일 방송된 음악극 <사랑이여>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오월평화페스티벌’ 중 5월 14일 방송된 음악극 ‘사랑이여’.


지금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꽃처럼 아름다운 젊은 영혼들이 스러져갔다. 민주화운동 중 사망한 성준을 그리는 미연, 음악극 ‘사랑이여’에서 또 다른 어린 동호를 보았다. 장고연주가 김덕수와 앙상블시나위 팀의 애절하지만 힘찬 연주 속에 젊은 날을 오롯이 5.18민주화운동에 바친 젊은이들의 몸짓이 무용극으로 탄생했다.

‘오월평화페스티벌’ 포스터. 온라인에서 5월 18일부터 한 달간 다양한 민주화운동 관련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http://www.518seoulspring.org)
‘오월평화페스티벌’ 포스터. 온라인에서 5월 18일부터 한 달 간 다양한 민주화운동 관련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http://www.518seoulspring.org)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여 서울시와 광주시는 ‘서울의 봄, 광주의 빛’이란 주제로 ‘오월평화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되지 않은 이유로 모든 콘텐츠는 온라인으로 공유된다. 기념식, 무용극, 컨퍼런스, 문학 등 5.18민주화운동 관련 다양한 콘텐츠가 5월 18일부터 약 한 달 간 5·18TV, 네이버LIVE, TBS미디어를 통해 공개된다. 편성표를 비롯한 다양한 의견 공유도 오월평화페스티벌 홈페이지(http://www.518seoulspring.org)에서 가능하다.

오랫동안 가슴을 무겁게 누르기만 했던 역사적 사실이 하나의 축제문화가 된 것이 참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올바르게 역사를 인식하고 기억하기 위해서는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편견 없이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천민주화기념공원 전시실 모습.
이천 민주화운동기념공원 전시실 모습.


수도권에서 가장 크게 조성된 경기도 이천 민주화운동기념공원. 2014년 만들어진 이 민주화운동기념공원을 찾는 발길은 아직 그리 많지 않다. 민주열사들이 잠든 묘역과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전시관, 민주화를 표현한 야외 조각들이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말하려는 모습이다.

숙연하고 정적인 그곳을 걷고 있으면 자꾸만 소설 ‘소년이 온다’ 속 동호가 내게로 온다. 40년의 세월을 건너 소년이 온다. 그들의 희생을, 진정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이야기 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선영
정책기자단|이선영sharon8104@naver.com
사람이 보이는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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